저 같은 분들 많으실거 같은데

스프라임 2016.03.03 00:25:11

안녕하세요 먼저 저는 28살 배우지망생입니다.

 

어렸을때부터 꿈이 배우였는데

이런핑계 저런핑계 대면서 미루고 묻어놓고 담아두기만 하면서 재작년까지 회사 다녔습니다.

 

회사 다니면서 남들 몰래 퇴근 후에 연기학원에 다녔어요

그러다가 학원에서 알게된 지인 소개로 

극단이라기보다는 동아리에 가까운 

작은 소규모 극단에 들어가게되었습니다.

 

주말공연에 참여하고 평일 밤 연습,무대준비에 참여하는거 말고는

다른것 없었지만 단지 연기를 할수있다는것 자체가 너무 기뻤습니다

그러다 연기에 대한 욕심이랄지 꿈에대한 욕심이랄지 

그걸로 만족할 수가 없더라구요 난 더 큰 꿈을 꾸는데 

난 더 다양하고 많은 연기를 하고싶은데 라는 생각이들어

 

남들이 보면 혹 주위에서 알면 철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회사 그만두고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올라와서 일단 돈만 쓰고 있을 순 없으니까 일을하자는 생각에 택배기사로 일을 했어요

연기학원이랑 일을 병행하다 보니까 일하느라 작품출연은 커녕 오디션도 못보러 다니고

그렇다고 일을 그만두면 학원비나 생계에 문제가 생기고

일을 하러 왔는지 연기를 하러 왔는지 구분이 안되더군요 

또 과감히 일그만뒀습니다

그리고 일하면서 조금씩 저축해뒀던 돈이랑 전에 다닌 회사 그만둘때 받았던 퇴직금으로

학원비 대고 월세 생활비 충당하며 열심히 연기 공부했습니다.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아니 열심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주3회 수업에 수업 없는날도 매일 학원에 가서 

연습하고 있는 친구들 입시반 성인반 안가리고 조언구하고 묻고 부족한부분 연습하고 호흡 맞추고

아침에 일어나면 학원가서 밤까지 학원있다가 집에오면 바로 자고

학원 선생님들도 학원에 지박령이라고 까지 놀릴정도였어요.

정말 대본 낡아서 휴지조각처럼 될때까지 연습하고 공부했습니다.

바보같이 공부만 했습니다. 그게 답인줄 알았습니다. 스스로에게 만족을 못해서인지

조금더 조금만 더 준비하고 오디션을 봐야지라는 바보 같은 생각에 말이죠 

 

그리고 해가 바뀌고 설도 지났는데

전 지난한해동안 뭘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혼자서 열심히했다고 자위하는것 말고는 정말 아무것도 한것이 없습니다.

최근들어서야 배우모집란 글올라오는 작품들 감독님들께 오디션지원 메일 보내서

간간히 몇작품 찍었습니다. 근데.. 그뿐입니다. 물론 함께 작업하신 스탭분들 동료 배우님들 선배님들을

통해 또 더 배우고 저를 성장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근데 전 이제 더이상 학원비도 생활비도 다음달 월세조차도 충분하지가 않아요 

전 또 일을 하러 가야할까요?

그러다 또 악순환이 반복되는건 아닌지...

이제 더이상 어린나이는 아닌데

꿈을보고 달려온 길에 현실적인 문제가 닥치니 어떻게 해야 될지 잘모르겠네요

열정만 있으면 될줄 알았고 열심히만 하면 될줄 알았는데 그건 저 혼자만의 생각이었고

누구나 다 열심히 하고 있는데 그것도 모르고 내가 제일 열심히인줄 알고

앞에 길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고 달리다보니 길을 잃었네요. 

제 앞길을 어떻게 할지 다른분들께 묻는것도 어떻게 보면 웃기지만

 

분명 저같은 생각을 하고 저같은 전철을 밟고 계신분 또 밟으셨던 분들이 많이 계실거 같아서

그분들은 저같은 상황에서 어떤 생각을 하셨는지 아니면 다른 좋은 방법이 있는데

바보같이 저만 생각을 못하는지 여쭙고싶네요..

 

개인적으로 쪽지주셔도 되고 저같은 고민하고 있는 다른분들도 볼수있게 댓글 달아주셔도 되고

많은 조언들 좀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