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50% 이상이 연예인이 꿈...(펌)

teldream 2010.03.23 06:53:38

조선일보 보다가 재밌는 기사다 싶어 봤다가 가슴이 아펐다는....

머 애들도 문제지만 우리배우들 현실이 보여서...

여기 꿈많은 어린 학생들도 좀 보시고...

열심히 활동하시는 분들, 일 찾고 계시는 분들, 준비하시는 분들 ... 힘든직업 즐겁게 선택하신만큼 좋은 일만 있으시면 좋겠습니다.

 

[조선데스크] 온 사회에 도진 연예인병(病)

 

 

1983년 어린이 잡지 '새소년'이 재(再)창간을 기념해 전국의 국민학생 6595명을 대상으로 '장래희망'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다. 과학자(23.3%)가 압도적 1위를 차지했고, 교사(14.1%)·법관(11.5%)·의사(11%)·예술가(7.8%)가 뒤를 이었다. "어떻게 사는 게 행복한 삶이냐?"는 질문에 과반수인 63% 응답자들은 "보람있게 사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들이 대학에 진학할 때 서울대 물리학과는 전국 최고의 수재만 갈 수 있는 학과로 각광받았다.

그리고 20여년이 흘렀다. 어린이 포털 사이트 '다음 키즈짱(kids.daum.net)'이 얼마 전 1만478명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미래 나의 직업'을 묻는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41.6%인 4364명이 가수(歌手)를 택했다. 탤런트는 892명(8.5%). 50.1%가 연예인을 선택한 것이다. 과거 어린이들의 장래 희망 단골 1위였던 과학자는 단 110명의 선택을 받아 19위에 오르는 데 그쳤다.

초등학생만의 얘기가 아니다. 지금 한국의 젊은이들은 '연예인 되기' 광풍(狂風)에 사로잡혀 있다. 지난해 열린 SBS '톱탤런트' 선발대회에는 14명 뽑는데 4157명이 지원했다. 남녀 각각 397대1, 222대1의 경쟁률. 일본 아이돌 그룹 멤버로 활동할 기회를 주는 '대(對)동경소녀' 오디션에도 1명 선발에 사흘간 전국에서 2500여명이 몰렸다. 8세부터 34세까지 연령대도 다양했다. 2PM·원더걸스의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 공개 오디션에는 2만3000여명이 지원, 6000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몇몇 대학의 연예인 관련 학과는 이미 '수백대 1'의 경쟁률을 넘어섰다. 기획사에 소속된 1000여명의 연습생은 학교 수업은 제쳐 둔 채, 온 종일 춤·노래 연습과 성형수술에 열중하고 있다. 여대생들이 장래희망 1순위로 꼽는 아나운서 시험 경쟁률도 1000대 1을 넘곤 한다. 최근 몇 년 새 일부 아나운서는 연예인 같은 언행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연예인은 일종의 벤처 업종 혹은 한탕주의 직업이다. 성공하면 부와 명예를 거머쥘 수도 있지만 실패할 경우 생계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깊은 나락에 떨어진다. 한국방송영화공연예술인 노동조합이 지난해 연기자 노조원 403명을 조사해봤더니, 40%의 연기자가 1년간 단 한 번도 영화나 드라마에 출연하지 못했다. 이 조합 문재갑 정책위의장은 "조합원 중 70% 이상이 한 달에 100만원도 못 번다"고 말했다. 더 심각한 건 연예인의 성패(成敗)를 가르는 결정적 요소가 행운(幸運)이라는 점이다. 예측할 수 없는 대중(大衆)의 입맛에 미래를 걸어야 하는 운명이다.

그럼에도 너도나도 연예인을 소망하는 건, 우리 사회에서 꾸준히 노력해 차근차근 성취하는 방식으로는 그 가치를 인정받기 힘들다는 불신이 팽배한 결과로 보인다. 한 연예인 전문 변호사는 "세계 어디에도 초등학생 절반 이상이 연예인을 소망하는 나라는 없다"며 "나라 미래가 걱정"이라고 했다. 누군가는 연예인을 꿈꿔야 한다. 하지만 다른 누군가는 과학의 아름다움에도 빠져야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정치적·군사적 포부도 품어야 하고, 다시 또 다른 누군가는 순수 예술의 열정에 몸을 던져야 한다. 아무리 쏠림 현상이 심한 우리 사회라지만 연예인병(病)이 온 나라에 도진 결과가 무엇일지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