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세 여성입니다. 배드씬 촬영중의 부당한 대우..

yoshiki522 2010.05.17 04:08:45

어쩌면 이 글을 쓰는 것은 일종의 고해성사 라고 해도 될 듯 싶네요..-_-;;

몇일 동안 고민하고 고민하다가 결국 이 글을 올리게 되었어요.

제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솔직히 이런 내용을 게시판에 올리는것 조차 부끄럽고 수치스럽지만 더이상 저같은 피해를 보는

배우가 없었으면 하는 바램에서 글을 올려요. 그냥 읽어만 주시고 이런 일이 없도록 각별히 신경써주셨으면

하네요. (그리고 제가 누군지에 대한 궁금증도 없었으면 합니다)

 

3주전 저는 한 도시에서 촬영을 하게 되었어요.

시나리오의 내용은 원조교제를 하는 한 고등학생이 겪는 이야기입니다.

비록 제가 25세이고 25세면 여자나이로 고등학생 역할로는 부적격 하다는게 보편적 인식이잖아요.

근데 결국엔 캐스팅 되어서 촬영을 진행하게 되었어요.

 

사실 시나리오 상에 단편영화치고는 너무 파격적인 배드씬 장면들이 많아서 출연하는데 고심을 겪기도 했어요.

다만 작품 자체가 괜찮고 완성도 있다고 판단했기에 결국 많은 부분들을 단념하고 배드씬을 비롯해서 과감한 노출을

하기로 맘 먹었지요.

 

근데 문제는 이 스텝들의 태도예요.

적어도 배드씬은 한테이크 끝날때마다 주변 스텝들이 긴 잠바라던지, 아니면..말하기도 참 그렇네요.

암튼 옷같은거를 챙겨줘서 몸을 가리는 시간을 주잖아요. 근데 이 스텝들은 그러기는 커녕 다른거 챙기기 바쁜거예요

솔직히 제가 얼마나 민망하겠어요. 근데 이런 사소한 거 하나 챙겨주지 못할망정 뭐가 그리 바쁜지 배우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거예요..ㅜㅜ

 

또 한가지, 배드씬 촬영이 끝나면 적어도 배우가 옷 갈아입을 곳은 챙겨줘야 되는거잖아요. 근데 그럴 장소도 하나

만들어 놓지 않고 장비 같은 것들만 잔뜻 가져다 놓으니 제가 촬영이 끝나고도 알몸에다 옷하나 달랑 걸치고 있는

시간이 자꾸 길어지더군요..제 기분이 어떨지 이해가 가시나요??

 

마지막으로, 스텝들 하나같이 왜 다 남자만 있고 왜들 그렇게 변태같은지 몰라요..

아무리 스텝들과 친해지고 이야기를 많이 해서 편해졌다고 해도 짖궂은 농담은 좀 자제해야 되는거 아닌가요??

예를 들면 뒤풀이 자리에서 " XX씨, 속옷은 다 입으셨죠??ㅋㅋ" 막 이런 농담 말예요..

제가 농담으로 받아치길망정이지, 얼마나 기분이 상했는지 알아요?? 

 

그래요, 저는 배우도 아니고 평범한 직장 생활하면서 못 다 이룬 꿈에 대한 미련이 있어서 이렇게 하는건데,

게다가 용기 있는 결정이였구요..웬만한 단편영화엔 배드씬도 없는걸로 알아요..근데 이렇게 선뜻 캐스팅에

응한 것도 어려운일이잖아요..그런데 이런 대우를 받게 된 점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글을 끝내면서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요..그 작품에 대한 애착이 있었고 그 영화에 출연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후회도

없구요.  그러나 두번다시 이런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생각했기에 이런 글을 올려요..

그럼 ... 이만 글을 줄일께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