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1인 프로덕션의 비애.. (답답함 주의)

camerano6 2020.11.12 11:35:33

+ 네줄 요약

1. 회사 다니다 퇴사 1인 프로덕션 창업

2. 주거래처 코로나 영향으로 망함

3. 낮은 견적의 일감들로 저퀄리티만 양성.. (심지어 치열한데다 단발성도 따기 어려움)

4. 포폴이 쌓이지 않아 더 큰물로 어떻게하면 나아갈수있는지 고민중

 

안녕하세요. 밤새 고민하다 현타가 와 넉두리해봅니다..

약 1년 반전..

회사 잘- 다니다가, 지인의 대행사쪽에서 다이렉트로 주간 콘텐츠 대행 오퍼가옵니다.

뭐 얼추 잠줄이면 되겠다싶어 회사에 말하고 투잡시작.

점점 일이 태산처럼 커져 감당이 안되더군요. 선택할 시기가 왔더랬습니다.

생각을 짧게 했죠. 아무것도 안했는데 그 대행사에서 일이 계속 들어오고,

중간에서 기획 및 커뮤니케이션 비용만 남겨도 회사 월급을 넘기고 있었으니..

퇴사.

사업자 내고 1인 프로덕션으로 시작.

처음 6개월은 일도 몰리고.. 좋았습니다.

결혼과 아이라는 경사도 있었고요.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그 대행사가 코로나로 나자빠집니다.

바로 일은 90퍼센트 줄었고, 이것저것 돈나갈건 많아집니다. (묶여있던 대금도 떼임ㅎㅎ)

뭐 그래.. 다 힘든 시기니까,

그래도 열심히 해보자. 됐었잖아? 하면서 이 기회에 포폴이라도 쌓자 싶어 이것저것 손댑니다.

숨X, 크X, 프리랜서 마켓 플랫폼도 등록해 광고도 태워보고

여기저기 지인들과 자리만들면서 이야기 나누고

페이 없이 사비쓰며 지인 뮤비도 만들어보고,

청년지업사업도 좀 지원해보고,

나라장터 기웃거리면서 뭐 없나도 보고,

대학생 이후로 들어가보지도 않던 씽X 들어가서 공모전까지 봤네요 ㅎ

하.지.만

포폴만들고자 시작했던 공모전, 지인뮤비 등등의 일들은 사비 털어가며 하니

예산 부족으로 퀄리티 뽑기 쉽지 않고,

플랫폼이니 지인 소개니.. 눈은 하늘에 견적은 지구 맨틀쯤에..

그러다보니 계속 소모적으로 그저그런 퀄리티 영상이 나오고

(아주아주 얕은 친분있던 랩퍼 뮤비 견적 20만원 책정받아 눈물머금고 그래 놀지말자 부지런하자!!! 했는데 진짜 할수있는게 1도 없더라고요.. 장비 렌탈하면 끝)

그러니까 더 큰 프로젝트에 도전할수있는 포폴이 쌓여야하는데 동력을 잃고..

나라장터는 대부분 지원 조건자체가 3년이내 공공기관과 2천만원 범주의 사업을 진행해본 경험이 있어야해서 탈락.

마켓 플랫폼은 퀄리티 욕심내면 견적이 타견적보다 높게 설정되어 탈락...

실력이 애매한가보다싶어 솔직히 다른분들한테 견적서니 포폴이니 받아봤습니다.

물론 대다수가 능력자분들이시고 합당한 견적을 가지고 계시지만..

말도 안되는 퀄리티로 박리다매 장사하시는 분도 있고, 이 사람이 이가격에 이걸 어떻게 땄지..?

싶은분들도 꽤 많았습니다. (특히 플랫폼 쪽,, 공공기관 쪽,,)

심지어 플랫폼쪽 박리다매는 치열하던데.. ㅎ

방향을 잃어갑니다.

배가 좌초되어 바다에 나무판자를 붙잡고 표류하는 기분입니다.

왜 안될까. 영업이 부족한가. 그렇다면 어디서부터 어떻게 영업 해야할까.

실력이 모자란가. 그럼 어떤 포트폴리오를 더 잘 만들어야 더 큰물로 나아갈수있을까. 무얼할까.

인맥일까? 그럼 나도 동호회 모임이라도 나가야할까.

이 견적과 퀄리티 사이의 딜레마에서 내 스탠스를 무엇으로 가져가야하는가

잠안자고 고민해도 답이 안나옵니다.

이렇게 소규모 예산들만 하다가. 결국 이 쪼그만 나무판자도 부서져 수장될까 두렵네요.

여러모로 프로덕션을 운영하는데에, 영상에 대해 소질도 운도 없음을 인정하고 물러서야할까요.

프로덕션 선배님들,

인생 선배님들 다들 어떻게 오늘날까지 오셨나요?

댓글로 조언 한마디씩 남겨주시면

정말 진심으로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