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손님 2000.05.01 08:41:59
여기 공지사항 비슷한 글 중 한자 집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을것
같아 씁니다.
노조도 생기고, 배우들에게 가는 돈 조금 덜 주고 스텝들에게 조금 더 주자는 얘기.
너무나 옳고 좋은 얘기라서 아무도 반박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만약에 만에 하나 그렇게 되는날이 온다면
스텝들이 영화하면서 그래도 남들 만큼은 돈을 받고 있더라고
그럭저럭 생활하는데는 큰 불편이 없다고 ,, 그렇게 된다면

생각해 봅시다.
지금 대한민국 방송국 PD들, 광고쟁이들, 일반 외주 프로덕션사들..등등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의 90프로 이상이 영화를 하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영화는 일반 직장과 병행하면서 할수 있는 그런 작업이 아니죠.

영화를 할려면 영화만 해야 합니다.
광고도 좀 하고 뮤직비디오도 좀 하고 방송드라마도 다큐도 좀 만들고,,그러면서 영화하는 사람 없습니다. 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안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왜 안되냐고 묻는사람은 그럼 그렇게 하세요
영화판에서 영원히 도태되고 말테니...

영화만 해야죠.
평온한 일상 생활을 택하든지, 영화를 택하든지...마치 말도 안되는 말처럼 들리겠지만

많진 않지만 일정한 수입이 생겨 결혼 생활도 좀 안정되게 하고
일주일 나가 일하고 하루 쉬고 ...참 좋죠.. 그러면서 영화할수 있다면

물론 영화판이 먹고 살만한 풍토로 바뀌기 위해선 스텝들 노조정도가 생긴다고
될수 있는 일도 아닙니다. 그건 좀 조심스러운 얘기죠.
김영삼이 떨어지고 김대중이 대통령이 되었을때 느꼈던 변화, 그것의 100배 정도의 변화가 필요할지 모릅니다.

어찌됐든 그런 풍토가 만들어졌다고 해보죠
한국에서 영상관계분야에 일하는 모든, 단언하건데 모든 인력들이 영화계로 몰려들겁니다 모르긴 몰라도 지금 인력의 100배는 인원이 늘어날겁니다.

거기에서 영화인으로 살아남을려면 얼마만한 노력이 필요할까요
혹시 학력위주의 인력구조가 되지는 않을까요 ?

지금도 그렇지 않다고 할수 없지요.
대학 졸업장, 그것도 좋은 대학졸업장, 그 좋은 대학의 좋은 성적표를 다시 요구하게 되지는 않을까요 ?

그래서 영화사에 들어가기 위해 연출부에 촬영부에 의상 소품부에 들어가기 위해
편집, 녹음, 믹싱, 현상, 분야에 취업하기 위해 다시 상식시험을 준비하고
영어공부를 해야하고, 그렇게 되지는 않을까요 ?

고등학교 전문대학 나와서는 영화판 발도 못들이게 되는것 아닐까요?
그렇지 않을꺼라고 자신있게 말할수 있습니까 ?

이런 말은 물론 농담 반 진담반으로 그냥 해보는 소리이긴 합니다만,
지금의 모습 그대로 그 엄청난 인력이 몰려올때 살아남을 자신이 있습니까 ?

혹시 나 영화합네 하고 너무 안일하게 살고 있진 않습니까 ?

한국영화가 한국경제에 얼마만한 보탬이 되고있는지는 모릅니다.
미국의 가장 큰 수입원중 하나가 영화라고 하지요.

영화를 보는 시각 자체가 우리하고는 틀린겁니다.
무엇이 우선일까요 ...

돈을 더 받고 일한다면 미국만큼 좋은 영화를 만들어낼수 있을까요 ?
아니면 미국만큼 좋은 영화가 나오기 시작할때 그래서 한국경제에 큰 몫을 하게 되었을때 스텝들의 처우개선이 아루어져야 할까요 ?

전 그저 우리가 지금 너무 안일하게 살고 있는건 아닌지 묻고 싶었습니다.

대만에는 영화산업 자체가 없다는걸 알고 계십니까 ?

영화사가 모여있는 거리가 있고, 영화에 투자하는 회사들이 있고
그런게 아니란 거죠... 우리보다 더 힘들게
영화하는 사람들 끼리 모여서, 주변에 뜻있는 사람들 모아모아
그렇게 영화를 만든다고 합니다.
예전 인디컴에서 만든 영화100년사 인가 ? 거기서 그러더군요

대만은 영화산업 자체가 없다고, 브라질에선 일년에 영화 3편이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한국영화를 대만의 그것에 비교할수 있습니까 ?
너무 수준차가 나지요

우리에겐 "중앙역"같은 영화가 없습니다.

영화계 구조적인 모순때문만일까요 ?
아니면 인력의 차이일까요.? 그도 저도 아니면 아니면 무엇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