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 일기 시리즈 - 코라뮤 35

최강인절미 2021.02.13 06:26:05

 

https://youtu.be/coDZODJHcco

 

https://youtu.be/avwcPVaFIqA


(2월 16일 화요일 오후 5시! 매력적인 고음 보이스의 가수 레다님의 영상 스트리밍이 있습니다!)

 

전자음악의 시대, 물리법칙과 경쟁하는 음악가들

엠마스톤과 라이언 고슬링이 출연한 2016년 영화 라라랜드에서 존레전드와 라이언 고슬링이 콘서트를 하며 Start a fire 를 부르는 장면을 보시면 그냥 피아노도 아니고 전자피아노도 아닌 신기한 전자보드를 이용해 음악을 연주한 장면이 나옵니다. 그 악기는 Seaboard 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악기로 2013년 음악기기 벤처회사 롤리(Roli)에서 개발하였습니다. 

건반 하나에 음 하나가 대응하는 식으로 연주하는 피아노가 아니라 누르는 위치, 누르는 정도와 방향에 따라 미세한 음의 변화를 모두 반영하여 외부로 소리를 내보내는 악기로 기존의 툭툭 끊어지는 전자악기 소리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전자음을 내는 악기입니다. 

이외에도 전자 피아노, 기타, 드럼, 색소폰, 바이올린 등 아날로그 악기를 대신하는 디지털 악기들이 기술발달에 따라 그 수가 늘어나고, 그 기능이 좋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로 인해 기존에는 소음으로 인해 연습을 못하던 공간에서(집과 같은 곳) 연주를 할 수 있게 되고, 여러 명이 필요하던 합주가 아니라 혼자서도 여러 악기를 연주하여 곡을 완성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오늘의 제목에서는 물리법칙, 그러니까 전자악기, 전자음악과 경쟁하는 음악가들이라는 말을 하였습니다. 기술발달로 악기가 좋아지고 편해지고 늘어나는데 이런 악기들을 사용하는 음악가들이 왜 전자 악기와 경쟁하게 되는걸까요?

음악은 시간 예술로 정확한 박자와 음(해당 음에 맞는 진동, 톤 등)을 낼 때 노래를 만든 사람, 하는 사람, 듣는 사람 모두가 좋다고 생각하고 느낍니다. 그러나 인간인 이상 언제나 완벽할 수 없고 약간의 실수 또는 변주를 하면서 음악을 연주합니다. 그런데 기계가 등장하고 나서는 정확성을 무기로 기계가, 전자음악이 인간에게 도전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정확한 박자와 음이라는 무기로 전자음악은 사람의 연주와 음악의 영역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정확하게 연주하지 못하는 사람의 음악은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가? 

신기한 점은 음악은 정확할 수도 부정확할 수도 있고 시간과 공간에 따라 달라지지만 변하지 않는 한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음악을 듣는 것은 언제나 사람이라는 점이지요. 사람이 듣기에 좋고 감미로우며 감동을 주는 음악이어야 사랑을 받는다는 점은 언제 어디서나 똑같은 핵심입니다. 전자음악이라 하더라도 사람이 듣기에 좋은 전자음악을 만들고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정확성을 추구하는 기술과 기계의 음악이 추구해야할 목표이기도 합니다. 

좀 모순되기도 합니다. 정확하게만 연주하면되는 전자음악이 도리어 정확한 음과 박자 사이의 부정확하거나 미묘하게 다른 음과 박자를 연주해야한다는 것이 말입니다. 그러나 사람이 듣기 좋은 음악을 하기 위해서 전자 음악은 정확한 음과 박자의 사이사이에 있는 부정확한, 미묘한 음과 박자를 일부러 "정확하게" 해야합니다. 

바로 여기에서 사람과 전자음악의 경쟁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음악가들은 이제 정확한 음과 박자를 내는 것만이 아니라 사람이 듣기에 좋은 미묘한 변화를 주는 전자음악처럼 사람이 듣기 좋도록 음과 박자에 미묘한 차이를 잘 만들어야합니다. 

음악가들에게는 가혹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정성적으로 평가받고 음악의 대가가 박하게 책정되어있는 상황에서 어려운 상황에 더해 전자음악이라는 경쟁자까지 등장했으니까요. 그러나 이것은 또 하나의 기회이기도 합니다. 전자음악을 활용한 음악이라는 새로운 영역이 생긴 것이기에 음악의 영역을 넓히고 기존 영역이 아닌 새 영역에서 경쟁력을 갖을 수 있지요.

그래도 새로운 경쟁자를 맞이하게된 음악가분들을 응원합니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