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감동의 깊이

dksrldbd 2008.09.15 17:3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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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의 흐름이나 구성, 배우들의 연기, 뭐하나 빠질게 없는 교과서 같은 느낌의 영화였다.
오래된 영화는 역시 화려하진 않지만 잔잔하면서 깊은 맛이 있는게 매력이다.
나에겐 조커로 기억되던 잭 니콜슨은 이젠 아마도 '맥 머피'로 기억 될 것 같다.

맥 머피는 '강재'-파이란 의 인생을 그대로 미국에 가서 살고 있는 인물이다.
그러고보니 어떻게 보면 파이란의 흐름과도 비슷한 느낌이 있다.
초반의 맥 머피의 행동이나 분위기로 봐선 심각한 기분은 전혀 없다.
단지 가벼운 에피소드들로만 엮겨진 영화일 거라는 느낌이다.
맥 머피가 차츰 정신병자들과 가까워지며 같이 어울려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참 기분좋은 영화다 라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역시 시나리오의 교과서 답게도 후반부에 가면서 영화는 인물들의 심리적 갈등과 여러 사회적 제약들과의
충돌을 드러낸다.
언제까지나 즐겁고 행복하기만할 것 같은 영화의 흐름에서 서서히 병원 이라는 사회적 구속의 힘이 본색을 들어내며
보는 이로 하여금 차츰 불안해 지도록 만든다.
결국 일이 터진다.
어째 불안하던 병원에서의 마지막 파티 후, 보는 이들이 상상하던 그 이상의 비극이 벌어진다.


뻐꾸기는 원래 둥지를 만들지 않는다고 한다.
뻐꾸기들은 아마도 정신병원의 구속을 안식처로 느끼고 살아가는 어리석은 환자들일 것이다.
있지도 않은 안식처를 안식처라 믿는 그들의 위로 자유인 맥 머피가 날아간다.
그들은 맥 머피를 올려다 보며 무엇을 느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