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8월 18일

image220 2001.08.27 02:02:54
새벽에 몰래 집에 들어와 서른여덟의 택시운전하는 남자가
혼자 사는 방의 소품이 될 만한 것들을 닥치는대로 쓸어담
다가 삼년전의 편지를 발견하였다. 내게도 그런 날들이 있
었다. 꽉 쥐고 놓치지 않으려고 해도 사라지는 것들이 있
다. 물줄기 아래 놓인 양동이. 물은 내게 담겼다가 넘치고
마르고 흩어진다. 나는 그대로다 싶어도 그 시절의 기억은
저 멀리 달아나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