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월

JEDI 2001.11.03 22:19:54
개여울


김소월


당신은 무슨일로
그리합니까?
홀로히 개여울에 주저앉아서


파릇한 풀포기가
돋아 나오고
잔물은 봄바람에 헤적일 때에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시던
그러한 약속이 있었겠지요.


날마다 개여울에
나와 앉아서
하염없이 무엇을 생각합니다.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심은
굳이 잊지 말라는 부탁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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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정미조라는 가수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가수생활접고 어엿한 미술대학 교수님인 그 양반이 부른노래중에 바로위의 시를 노랫말로한 같은 제목의 노래가 있습니다.

글을 쓴다는게... 이 정도는 되야... '글 쓴다'는 말을 할수있는거 아닌지...
한국말을 어쩌면 이리로 아름답게 할수있는지...
노래를 듣다가...
요즘 나오는 '천박하기 짝이없는 유행가 나부랭이'들의 가사가 짜증이나고 화나 치밀어 올라서 올려봅니다.

'난 오늘밤 당신의 여자..우리 이밤을 맘껏 즐겨요..'라는 가사가 이상한건지... 김소월을 운운하는 내가 이상한건지.. 그에 대한 확신은 없지만서두...

부록으로 하나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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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


그립다
말을할까
하니 그리워


그냥 갈까
그래도
다시 더 한번...


저 산에도 까마귀, 들에 까마귀,
서산에는 해 진다고
지저귑니다.


앞 강물, 뒷 강물,
흐르는 물은
어서 따라 오라고 따라 가자고
흘러도 연달아 흐릅디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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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친다 미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