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이루는 밤.

junelee74 2001.11.09 01:04:10
다들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는 모양이다.

부산영화제에 일하러 내려간 후배한테
끊길줄 모르는 전화가 온 이후,
번역때문에 날밤새는 선배언니와 전화를 끊고나니
어느덧 새벽 1시다.

하루를 늦게 시작했다곤 하지만
우리 영화 영문 자막 테잎을 만들고나니
막상 나도 자정을 넘겨버렸다.

모두들 잠 못 들고있나보다.

어릴땐
서른이 가까와지면
뭔가 더 완결되고 성숙된 폼으로
뭐든 가능하고 뭐든 익숙하고
뭐든지...지금보단 더 편안하게 살수 있을거라 믿었는데

나도 그렇고
내 주변의 서른 인근 사람들도 그렇고
죽을때까지 결코 완결할 수 없는게 인생살이인지.
결국 이렇게 부유하는 삶을 선택한것도 나이고, 그들인지...

어릴땐, 서른이면
최소한 부모한테 큰소리 땅땅 친것 만큼은
폼나게, 가오 있게 살아갈줄 알았더니
다 도루묵 꽝인게,
계속 부모 등에 업혀있어야 하는게,

참, 이런 삶을 선택한것도
'나'라고
이런 '나'를 대견해 해야 하는건지
단매로 다스려야 하는건지

현실은
늘 푸르려는 전망을
항시 불투명하게 흐려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