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엄마의 엄마.

sadsong 2001.12.06 15:05:01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우리 엄마는,
시장에서 산 2만원짜리 엉터리 등산화에 아이처럼 즐거워하고,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우리 할머니는,
자꾸만 등이 굽어가는 여든 넘은 우리 할머니는,
주무시다 그냥 돌아가실것만 같다는 우리 할머니는,
언제나.... 짜장면을 사주시겠다며 날보고 웃으시고.

아무것도 말하지 못하고 숨길 수 밖에 없는 나는,
소리죽여 태운 검은 속으로
매번 다짐을 하지만....

신비로운 눈물샘으로부터 급조된
상처를 닦아내것이 전부인 지금, 오늘,
남은 2001년은  25일.


sadsong / 4444 / ㅈㄷ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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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도 화창한 날, 갑자기 필요했던 두루마리 휴지 두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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