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vincent 2001.12.28 13:59:20


앙리 바르뷔스의 <지옥> 중에서ㅡㅡㅡㅡㅡ

  소유하지 못한 것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불행하다! 그들이 옳기는 하지만, 그러나 너무나 옳고, 그 때문에 그들은 부자연스러워진 것이다. 단순한 사람들, 약한 사람들, 가난한 사람들, 이들은 모두 자기들을 위한 것이 아니면 그 곁을 아무 생각 없이 지나가버린다. 그들 모든 남자 여자들은 아무 고통 없이 모두를 스쳐갈 뿐인 것이다. (그리고 또 저급한 인간들은 사소한 것들만을 조금씩 조금씩 욕심내고 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그리고 나는!
  소유하지 못한 것을 갖고자 하는 것은 그건 도둑질이다! 지구가 정확하게 자기의 방향에 따라 돌 듯이 인간도 한 쪽 방향으로 가고, 돈다는 것을 확신하기 위해서는 깊은 진실 때문에 몸부림치는 사람 몇몇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였다.
  그러나 슬프게도, 이 가공스러운 단순함을 알았을 뿐만 아니라, 나도 그 톱니바퀴에 끼어들었던 것이다. 그것에 전염되었다. 내 욕망도 점점 커지고 확장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온갖 삶을 다 살고자 원했고 모든 마음에 압력을 가하고자 했다. 그러나 이제 나의 것이 아닌 것은 내게서 물러가는 것 같고 나는 혼자이며 버려진 것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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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는 울음을 그쳤다. 고개를 들었다. 이번엔 그가 묻지도 않는데 그녀가 말했다.
  "저는 인간이 혼자이기 때문에 우는거에요.
인간은 자신으로부터 벗어날 수는 없는거에요. 아무 것도 고백할 수 없단 말예요. 혼자라구요. 그리고 나면, 모든 것은 지나가고 모든 것은 변하고, 모든 것은 다 달아나요. 그리고 모든 것이 달아나는 그 순간부터 인간은 혼자에요. 다른 때보다 그걸 더욱 잘 느끼는 때가 있어요. 그런데도, 제가 울지 않을 수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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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하려 할수록 달아나는 것도 많아진다.
욕망에서 벗어난다한들 혼자가 아닐까.
혼자가 아니려고 발버둥칠수록 혼자임이 확연해진다.
그러니....
인간은 어차피 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