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보고싶었을까

sadsong 2008.07.14 23:27:18
추억.jpg

얼마나 무서웠을까
얼마나 아팠을까
얼마나 보고싶었을까

그 누구도 아닌 보통사람 평범한 주부 우리의 어머니 우리의 아내는
꿈에서라도 상상조차 해보지 못했겠지

그 먼 어느 옛날도 아닌 2008년
그 먼 어느 나라도 아닌 한국땅 한가로운 바닷가에서
그 무엇도 아닌 자신에게 향한 총구를 피해 달리게 되리란 것을
총을 겨눈 채 다가오는 낯선 군인들로부터 넋을 잃고서 뛰고 또 뛰어 도망치게 되리란 것을

그리고 믿어지지 않는 그 모습이
자신의 삶의 마지막 모습이 되리란 것을.


고양이를 보고도 무서워했다던 우리의 어머니 우리의 아내는
그 날 그 곳
머릿속이 하얗게 비어버렸을 그 순간
얼마나 무서웠을까
얼마나 아팠을까

얼마나 보고싶었을까
수줍게 처음 손잡던 날의 젊은 남편이
교복 단추 달아주던 날의 젊은 엄마가


온몸이 뜨거워진 그 순간
얼마나 보고싶었을까

하나뿐인 아들
사랑하는 착한 우리 아들, 내 새끼
갓 태어나 우렁차게 울음 터트리던 날의
예쁜 우리 아기.


얼마나 보고싶었을까
마지막 단 한 번 만이라도...




sadsong / 4444 / ㅈㅎㄷ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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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 젖고 술에 젖어 흐느적거리며
슬픔을 나누는 척해보지만
하지만
내일이면 나는 또 잊고 말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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