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살아남기

kinoson 2009.01.28 20:41:31
시나리오 관련글은 올렸고..
트리트먼트 관련글은 73랑 행님이 올렸고..

몇일 딩가딩가 놀다가 문득 다시 한번 글을 올리고 싶은게 있었으니

이름하여...현장에서 살아남기 시리즈

## 본글은 곧 졸업을 앞두고 현장으로 진출하려는 지방학생들 및 현재 한작품정도 참여를
하였거나 혹은 프리만 1년째 미만인 지방에서 올라온 친구들에 한함

자 먼저..이제 곧 대학을 졸업하고 핑크빛 부푼꿈을 안고 한국영화판 내가 올라가는순간 접수할것만
같은 기대감으로 충만한 학생들 많이 있으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이곳은 지옥이라는 거.... 크하하하하핫
버티기가 필수. 그리하여 몇가지 버티기 기술을 알려주고자 하오니

헛으로 보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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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주를 해결하랏!!!

이게 뭔소린고 하니. 일단 의식주에서 옷이야 뭐 요즘 많으니 패스 하고
식 과 주를 해결하지 않고 올라온다면 당신은 이미 패배자...


1. 월세는 피하라

아무리 눈치가 보이더라도 친척집이 있다면 무조건 거기서 버텨야 한다.
아무리 눈치가 보이더라도 친구집이 있다면 무조건 거기서 버텨야 한다.

정말 눈치가 보인다고 해서 혹은 자유로운 영혼이고 싶어서 월세방을 얻는 순간
당신은 1년에 영화일 보다 알바를 하는날이 더 많을 것이다.

정말정말 친척집도 친구집도 없다면 차라리 고시원을 가라. 그것도 아주 저렴한
최소한 그곳에선 부가 비용은 안들뿐더러 왠만하면 밥도 구비되어 있으니 말이다.

고시원 같은 데서 어떻게 살아욧!!! 이라는 말을 한다면 당신은 이미 영화인의 자격이 없다.
(물론 형편이 넉넉한 집이라면 패스)

여튼 그런곳에 최대한 비비고 살면서 악착같이 돈을 모아 허접 개쓰레기 같은 집이라도 전세를 얻어 독립해라
그것만이 살길이다.


2. 밥은 영화사에서...

혼자 지내다 보면 끼니 해결이 가장 큰 문제다.
영화사에서 프리를 진행한다면 밥은 언제나 영화사에서 해결하라.

만약 구직중이라면 좀 걷더라도 큰 건물 구내식당을 찾아라
한끼 싸게는 2500원 비싸도 3500원 미만이다. 재수좋은 곳에 가면 자판기 커피는 공짜다.

그리고 밥은 하루 많아야 두끼면 충분하다.
한가지 팁을 알려주자면 집에서 구직활동 중일때는 가급적이면 잠을 많이 자라
그래야 배고품의 시간이 줄어든다.


3. 라면 국물의 맛은 분말스프

집에서 라면을 사다 먹을때도 쓸데없이 무파마 , 오징어짬뽕 등의 라면 먹지마라
국물맛은 분말스프가 내는것이지 건더기스프가 내는것이 아니다.

쇠고기라면 , 안성탕면 멀티팩으로 충분하다.
가끔 영양불균형이 염려된다면 사리곰탕면으로 충분하다.


4. 최대한 뻔뻔해져라

내가 힘들고 지치고 없을때는 주변의 그나마 상황이 나은 친구들에게
최대한 얻어먹어라. 당신이 진정 영화판에서 성공할 자신이 있다면
성공하고 나서 이자의 곱배기로 갚아주면 되는것이다.

물론 아주 믿을만한 친구여야 한다.

얻어먹을때는 최대한 뻔뻔하게 자신만만 하게 얻어먹어라.
그리고 그 빛을 갚는다는 마음으로 라도 미친듯이 일에 매달려라.


5. 신용카드는 그분만 쓰실수 있다

어줍잖게 조수일 하면서 신용카드 만들지 마라.
신용카드가 만들어지는 순간 당신은 이미 신용불량자다.

없으면 없는데로 살아라. 몇끼 굶는다고 술 몇번 못먹는다고
담배 몇일 안핀다고 죽지는 않는다.

휴대폰??? 그냥 끊겨라..

여기서 다시 1번으로 돌아가자면 당신은 월세를 얻는 바보짓을 했기 때문에
신용카드를 만든 것이고 그 신용카드로는 현금서비스만 받을것이다.
월세를 내기 위해서. 결국은 악순환의 연속인 것이다.

그리고 현재 영화사에서 프리 하고있는 사람들..
몇월에 계약해준대 라는 말을 믿고 지르지 마라.

대부분은 절대 그 몇월에 계약 안해준다.
그리고 또 대부분은 엎어진다.

지금 당신의 지갑에 신용카드가 있다면 가위로 120조각 내서 버려라
스탭들에게 신용카드는 악마의 속삭임이다!!!


6. 커피는 커피믹스가 쵝오

쓸데없이 스타벅스 및 유사한 곳에서 커피 마시지 마라.
자판기 커피도 사치다.

자판기 커피 300원 10잔이면 3000원이다
카피믹스 20봉지 짜리 맥심으로 사도 2480원이고 더 고급을 사도 3000원이다

자 이제 비교가 되는가?

안먹는게 가장 좋지만 안먹고야 살수는 없지 않은가.

지금 당장 동네 할인마트에 가서 커피믹스 한통과 쇠고기라면 멀티팩을 사라


7. 아리수는 깨끗하다.

별로 몸생각도 안하는 사람들이 괜히 생수 사서 라면 먹고 커피 먹을때
생수를 사용한다. 생수는 걍 마실때나 쓰고 나머지는 전부 수돗물로 해결하라

아리수 생각보다 깨끗하다

** 아리수는 서울의 수도물


8. 자투리 시간 활용을 잘해라.

구직활동 중일때 괜히 나가지 마라. 나가면 돈이다.
난 집에 있을때 딱 3가지만 한다.

글쓰기 , 게임하기 , 책보기

글은 뭐 매일 쓰는것이고 책은 동네 도서관을 파악한 후
거기서 공짜로 대여한다.

그래 미안하다...게임은 정액을 끊어야 하는 아이온을 즐긴다.
하지만 아이온 한달 결제는 19800원 이다....

그래도 난 현장에서 좀 더 오래 있었으니 한달에 19800원 정도는 결제해도 된다

-_-;;;;;;;;;;;;;;;


9. 화장품은 지하철 역에서

대부분 큰 지하철 역에 보면 화장품을 굉장히 싼가격에 판매한다.
거기서 화장품을 사면 저렴하다. 물론 동네에도 그런곳이 한두군데 있다.

젊을때는 얼굴에 뭘 바르든 피부 뽀송뽀송 하다.
반대로 나이들면 뭘 발라도 그저 그렇다.

샴푸 역시 마찬가지...

린스? 트리트먼트? 그딴거 다 필요없다. 아직도 정신을 못차린 것이냣!!


10. 술자리의 대화 믿지마라

가끔 높은 위치의 분들과 술자리를 하게 된다.
그분들 대부분은 그렇지 않지만 술에 취해
각종 핑크빛꿈을 부풀릴 대사들을 마구마구 날린다.

하나도 믿지마라. 다음날이 되면 그런말 했는지도 모른다.
당신을 성공시킬수 있는 사람은 당신 자신 뿐이다


11. 미친소처럼 뛰어라

천신만고 끝에 얻은 일자리 대부분은 각 부서의 막내들 일것이다.
일을 얻었으면 정말 미친듯이 열심히 일해라.

보통 몇달 지나면 그새 익숙해 졌다고 타성에 젖어든다.
심지어는 프리만 몇작품 하고 조감독계의 대부 처럼 구는 이들도 있다.
한작품 참여해보고 영화판을 다 안다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지마라...우스워 보인다.

언제나 초심 잃지말고. 항상 겸손해라.
당신을 이끌어줄 능력이 있는 윗사람들은
똑똑한 사람보다 성실한 사람을 원한다.

똑똑한것은 당신이 그 위치에 있을때 하면 된다.

언뜻 11번의 말은 상당히 권위적이고 상당히 재수없게 들릴수도 있다.
하지만...그럼에도 불구하고....나역시도 그렇다고 느끼지만....

현실은 언제나 그렇다


12. 아생연후살타(我生然後殺他): 나부터 살고 공격(攻擊)은 다음에..

흔히 바둑에서 많이 쓰는말인데

내 마음속에는 항상 저 말을 품고 산다.

일단 내가 먼저 살아야 공격을 하든 뭘 하든 할수 있는것이다.

그럼....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