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 만드는 사람들...@@@

audreyburger 2002.03.21 14:07:13


불과 몇 시간 전만 해도 나는 두 명의 폭탄 제조자를 만나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 ㅠㅠ:;
묘하게도 두 분 모두 '소주+맥주'의 하모니를 즐기셨는데 그나마 한가지 코드로 맞았다는 것이 다행인지 아닌지....쩝

먼저 인사동에서 만난 ㅈ기자님.
동석한 R선생이 예전에 만났던 지극히 검소한 스님의 폭탄제조법에 대한 얘길 꺼내면서 사건은 시작되었다.
그 스님에 대한 애틋함을 표하던 동지들은 내친김에 프롤레탈리아 적인 폭탄제조에 동참하자며 오랜만에 강한(?) 모습을 보이셨다. 좌파 우파를 논하며 좌우에서 뻗어져 나오는 누르끼리한 여러 개의 폭탄들은 운반과 동시에 대단한 위력을 과시했다.
누군가의 뇌에 타격을 주어 수많은 아밀라아제를 뿜어져 나오게 했고,
또 다른 누군가의 심장에 일격을 가해 눈물샘을 터뜨려 버렸다.....


다음으로 압구정에서 만난 ㅇ감독님.
"왕년엔 말이지....."라며 시작된 지난 이야기들 속에서 등장한 폭탄제조.
뭍에서 자라신 인사동의 ㅈ기자님은 일종의 다도를 선보이는듯 매우 진지한 스타일을 고수하신 반면, 영화 <친구>의 고향에서 자라신 ㅇ감독님은 파도의 일렁거림을 연상시키는 터프한 스타일을 보여주셨다.
물론 매번 한 동작이 끝날때마다 뜨거운 박수를 치는 것을 사람들은 잊지 않았다!


그리고 아침- 피곤한 몸을 이끌고 사무실에 도달했을 때, 내 책상 위에 자리잡고 있는 한 권의 시집에 새삼 눈이 갔다.


     <술에 취한 바다>
                                   이생진 作 (그리운 바다 성산포 중에서)

     성산포에서는
     남자가 여자보다
     여자가 남자보다
     바다에 가깝다
     나는 내 말만 하고
     바다는 제 말만 하며
     술은 내가 마시는데
     취하긴 바다가 취하고
     성산포에서는
     바다가 술에
     더 약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