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편)호프 집에서 생긴일

sandman 2002.01.17 15:40:35
얼마전 이 게시판에
<호프 집에서 생긴일> 이야기의 앤드가 허무하게 끝나
씁쓸 했던 기억 가운데....

저도 하나 올릴까....

얼큰하게 취한 상태에서 화장실을 가려고
걸어 가던 중...
여자들 5명이 앉은 자리에서 부른다.

"오빠..."
"잉?.... 예?(아주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여기 앉아 봐요..."

좌중을 둘러 보니 장난기 어린 얼굴로
처다보는 여자들은 약20대 초반의 나이들...

"왜?
(지들이 먼저 반말 했으니 나도 용기내어
반말을 해본다.)"

"오빠.. 내가 찍었어...
여기 앉아 술먹어..."

" (허걱).... 너... 몇 살인데..."

"나.. 21... 오빠는..."

좌중들은 나의 쩔쩔 매는 모습을 보고 무지 즐거워하고 있다.

"그런데.. 넌 나하고 나이 차이가 너무나서 안되...."

"몇 살인데? 나이 차이가 뭔 상관 있어?
만나 보면 되지;.,."

옆에 앉은 얘들도 거든다.

"오빠.. 사귀어 봐! 얘 괜찮어"

찬찬히 살펴보니 이쁘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21살과 내가 만나서... 어떻게...

'안돼!!!!'

내가 화장실 가서 안오자 같이 먹던 동료들이
같이 합석하게 된다.
상황을 감지하고...

그날은 왠종일
'왜 그 21살 아가씨와 나와 사귀면 안된다"는
이유를 조목조목 짚어 가며
나의 단점... 인간성 나쁘게 부플리기...
예전에 있지도 않았던 나쁜 사건 만들기...
겨우 겨우 달래며 안되게 만들었다....

지금 생각해도 우습다.
지금도 자주 가는 그 호프집에서
그 친구들을 만나면 "오빠 안녕.." 하고 그런다...

재밌는 세상이다.

그런데 또 이런 경우가 얼마전에 생겼다...
이번에도 21살이다.
이번엔 내 자리로 찾아 와 앉더니...
"오빠..." 하고 물끄러미 처다보는 데
더 미치겠는 건...
정말 얘가 마음에 든다는 것이다.

"이놈아... 가서 니 친구들하고 놀아라..."

이러는 데 계속 앉아 있는 다.
"오빠 내가 싫어?"
한다....

"남들이 보면 원조 교제 하는 줄 안다...."
"뭐 어때서.... 언제 맛있는 것 사줄거야?"
"일 없다..."
"아이~~~ 오빠랑 따로 만나야 되는 데..."

저쪽에서 이 친구와 같이 술마시던 남자친구들의
분위기가 썰렁해짐을 느낀다.

참 요즘 어린 친구들....
당당하고 대단하다...
그 순수한 감정이 정말 22이면
끝나나 보다.....

여하간 결론은
술집은 단골 술집이 낳다.
그래야 이런일도 생기니까

하하하

추신: 오프라인에서 저를 보신분들...
          어떻게 그런 일이... 라고 생각 드시겠지만...
          나 자신도 신기하고 우습습니다.
          컬트가 유행이라더니... 컬트를 좋아하는 건지 나참...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