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히 바랍니다....

kinoson 2002.04.14 12:00:58
오늘은 화창한 일요일 입니다.

전 비록 사무실에 앉아있지만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이제는 완연한 봄이군요....

어느덧 이 현장이라 불리우는 곳에 온지도

10달이 넘었습니다......

에게 겨우........?

하시는 분도 많으실 꺼에요....^^

하지만 전 이 10달동안 학교를 다닌 14년동안 배울수

없던 어떤것을 배울수 있었습니다.....

한 7개월 전 이던가.....?

더운날이었죠......

그때 전 모 영화의 연출부 막내로 있었는데....

그 영화가 프리단계에서 막 엎어지고....

그 다음 또 모 영화의 막내로 들어갔다가...

거기서도 무슨 이유로 짤리고....^^;

돈한푼 받지 못하고 나온 그때쯤일겁니다...

졸업작품 때문에 300만원 이던가...?

빛을 지고 있을때였죠.....

전 그때 봉천동 어느 고시원에 살고 있었습니다...

할일이 없어 정동 스타식스 극장앞을 서성거리는데..

어머니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밥은 먹고 다니냐?"

"전 잘지내고 있다고....."

군대 제대하고 처음으로 어머니와의 통화에서 눈물을

보일뻔 했습니다....별일도 아닌데.....

불과 얼마지나지 않은 얼마전인데....

괜히 가슴이 답답하더라구요.....

학교 후배중 한명이 저보다 1년먼저 현장에 와서

1년동안 세작품 엎어지고...

잠깐 쉬고 온다며 저하고 쓴 술한잔 마시고

고향으로 내려가고 몇일뒤의 일이었습니다...

식당에 라면 먹으러 들어갔다가....

500원이 모자라서 그냥 나온적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카드라는 놈 때문에...밥은 먹고 살지만..

여전히 그 만큼의 빛은 남아있죠....^^

여기 필.커에 계신분들을 보며 항상 생각합니다.

나보다도 훨씬 더 마음 아파하고..훨씬 더 고생하고..

그러면서도 언제나 긍적적으로 사시려하고.....

저도 이제는 휴게실에 이런글은 남기지 않으려 합니다...

영화를 너무 좋아하는 죄밖에 없는 모든 영화인들이

언제나 웃으며 지낼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더이상 피해사례 같은 글을 볼수 없었으며 좋겠습니다.

더이상 어느 고시원 골방에 앉아 라면 먹으며.....

몇달씩 고생하다가 돈한푼 받지 못하고 나와서

할일없이 거리를 쏘다니는 사람이 없기를 간절히....

간절히..............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