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와 나 2

vincent 2004.05.16 02:12:33
"수현이는 나중에 커서 뭐가 되고 싶어?"
"엄마 되고 싶어."
"엄마가 되서 뭘 하고 싶은데?"
"응... 결혼하고 싶어."
"누구랑?"
"아빠랑."
"아빠는 엄마랑 결혼했는데?"
"정말?"
"그래, 엄마랑 아빠랑 결혼해서 널 낳은거야."
"거짓말!"
"진짜야."
"이럴 수가!"
"..."

- 1주일 후 -

"수현이는 아직도 아빠랑 결혼하고 싶어?"
"아니. 김형탁이랑 결혼하고 싶어."
"김형탁? 김형탁이 누군데?"
"멋진 오빠야 김형탁은."
"아.. 어린이집에 다니는 오빠구나? 왜 김형탁이랑 결혼하고 싶은데?"
"나한테 이쁘다고 했어."
"..."

- 다시 1주일 후-

"할아버지.. 수현이는 멋진 오빠랑 결혼하고 싶대요."
"할아버지 수현이 결혼하고 싶어요."
"오.. 우리 수현이 결혼하고 싶어?"
"네."
"누구랑?"
"멋진 오빠가 있대요. 수현이한테 이쁘다고 했대요."
"고모! 그런 말을 왜 해!!"
"수현이 남자친구 생겼구나?"
"네."
"이름이 김형탁이래요."
"고모 얘기하지 마!!"
"수현이 남자친구 이름이 김형탁이야?"
"난 김종하랑 결혼하고 싶은데..."
"어, 너.. 저번에 김형탁오빠랑 결혼하고 싶다고 했잖아."
"이젠 별로야. 난 김종하랑 결혼할거야."
"왜? 왜 김종하가 좋아졌는데?"
"잘 생겼어. 되게 멋져."
"김형탁도 멋지다며?"
"아냐. 김종하가 더 멋져. 김종하가 나랑 결혼하재."
"..."

조카는 요즘 김종하와 목하 열애중입니다.
어린이집에서 보내온 사진을 보면,
그 둘은 늘 다정하게 나란히 서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형탁오빠는 조카를 못잊고 아직도 이쁘다고 한답니다.

조카에게 공주병 증세가 엿보입니다. -_-;;
정말 걱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