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형 인간?

uni592 2004.02.13 13:15:25
지난 12월 우연히 서점에 갔다가 아침형 인간에 관한 책을 보았다. 대충 읽어보니 아침 시간을 활용하면 좋다. 뭐 이런거였다. 한동안 게으른 삶을 살다가 잠시 일을 한 나로서는 곧 닥칠 태만한 삶에 대한 우려가 컸다. 무척 솔깃솔깃 하긴 했지만 근본적으로 난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이 매우 싫었다. 국민학생일때두 아침에 만화를 보기 위해 일찍 일어났으면 일찍얼어났지 아침에 조기청소를 위해서 일어난 적은 없다. 그렇게 늘 학교 생활과 방학생활의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며 쭉 살아왔던 나는 요즘 이게 방학인지 일하는건지 쉬고있는건지 헤깔린다.
오늘 이글을 봤다. 어떻게 살지 선택은 자기 몫인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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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일찍 눈뜨고 인생에 눈뜨는 ‘아침형 인간’


12월29일 오전 6시57분. 먼동이 채 트지 않은 이른 아침. 서울시청 앞 작은 카페에 하나 둘 사람들이 들어섰다. 시계가 7시를 가리키자 한 남자가 일어섰다.
“여느 때처럼 행복상상부터 시작하겠습니다. 과거의 행복했던 순간이나 미래의 행복, 방긋 웃는 아기와 아름다운 경치…. 마음대로 행복한 상상을 해 보십시오”
이른 아침부터 모인 10여명은 다음 카페 ‘행복한 별빛’(cafe.daum.net/5201179)의 ‘06클럽’ 회원들.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온라인으로 근황을 올리고 월요일마다 오프라인 조찬모임을 갖는다. 커피와 베이글로 아침식사를 하며 서로 격려하는 자리다. 지난 성탄절 아침에는 남산에서 함께 일출을 보기도 했다.
이들이 ‘아침형 인간 100일 작전’에 돌입한 것은 지난 11월25일부터. 밤 12시 이전 잠자리에 들어 아침 6시에 일어나는 것이 목표다. ‘06클럽’ 외에 5시에 기상하는 ‘05클럽’, 7시에 일어나는 ‘07클럽’ 등도 있다. 대학생부터 증권회사 직원, 자영업자, 한의사까지 직업과 연령도 다양하다.
권성연씨(33)는 이들 중 기상 시간이 가장 빠르다. 오전 4시40분. “지금까지 ‘저녁 술, 아침 잠’의 야행성으로 살아왔다”는 권씨는 늘어난 아침 시간에 책을 읽는다. 권씨는 “포기하고 있던 것 중 많은 것이 가능해졌다”고 했다. 아침 6시에 일어나는 안정희씨(33)는 출근 전까지 아이와 놀며 시간을 보낸다. 내년 목표는 기상시간을 30분 앞당기는 것. 운동도 하고 출근도 좀더 일찍 하고 싶단다.
1분간의 짧은 명상에 이어 신년 계획을 의논하는 시간. “이제 일찍 일어나는 것은 어느 정도 몸에 익은 것 같습니다. 앞으로 외국어 공부나 책 읽기 모임 같은 것을 해 보면 어떨까요?”
회원들은 수첩과 프랭클린 플래너 등 다이어리를 펴들고 기록하기 시작했다. 리더십 교육현장에서 만난 이들은 자기 계발 의지가 강한 사람들. ‘행복’과 ‘성취’라는 인생의 공통목표를 갖고 있다. 아침 모임 이외에도 프랭클린 플래너 쓰기, 책 읽고 토론하기, 강의 듣기 등의 다양한 활동을 함께한다. 아침형 인간 되기는 이들 활동의 한 부분이다.
늘 익숙해있던 생활태도를 바꾸는 것이 쉽진 않았다. 술과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 탓에 주변 사람들은 “최면에 빠진 것 아니냐”며 삐딱한 눈으로 바라봤다. 회장 신홍근씨(42·한의사)는 술자리에 가더라도 1차가 끝나면 빠져나오는데, “미안한 마음에 돈을 더 낸다”고 했다. “평소에 같이 밥 먹고 선물도 하면서 다른 식으로 인간관계를 관리합니다. 다함께 ‘망가진다’고 사이가 돈독해지는 것은 아니잖습니까?”
모임의 패턴도 달라졌다. 만나서 술을 마시는 대신 함께 강의를 듣거나 공연을 본다.
“놀이문화가 바뀌고 있습니다. 직장 공동체에서 가정 공동체로 무게중심이 옮겨지는 시점이에요. 개인적 삶을 추구하고, 자기계발이나 내면의 성취를 중요하게 생각하죠.”(이형준·39·은행원)
이씨도 처음 11시에 잠자리에 들 땐 밤시간이 아까웠다고 한다. 하지만 깨어있어 봐야 무의미한 웹서핑을 할 뿐이었다.
그는 요즘 가벼운 수필집 등을 읽으며 잠을 청한다. 일찍 잠들면 자연스럽게 일찍 일어나게 되고, 집중도 잘 된다. 이씨는 아이디어를 개발하며 아침 시간을 보낸다.
5시30분에 기상하는 성기수씨(37·회사원)는 경제신문 읽기와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20분간 신문을 읽고 15분간 독서, 가족과 아침식사를 한 뒤 6시40분에 집을 나선다. 기상시간을 30분 앞당겨 5㎞ 정도 달리는 것이 신년 목표다. “시간관리는 작은 도구일 뿐이에요.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행복한 삶이죠.”
8시가 넘어서자 출근시간이 임박한 사람들이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카드놀이나 한번 할까요”라며 신홍근씨가 카드묶음을 꺼냈다. 손바닥만한 크기의 카드엔 ‘나눔’ ‘온화함’ ‘신뢰’ 등의 단어가 적혀 있었다. 각자 카드를 뽑고 간단한 스피치를 하는 시간. 성기수씨는 ‘신뢰’를 뽑았다. “지킬 수 있는 것을 약속하고, 작은 것부터 실천하면 신뢰가 생겨납니다.” 말이 끝나자 회원들은 박수를 보냈다. “혼자 하면 99% 실패해요. 하지만 같이 약속하고 지켜나가면 습관을 바꿀 수 있습니다.”
1시간30분의 짧은 모임은 ‘행복은 우리의 천부적 권리이고 의무이며 사명이다’라는 행복염원을 소리높여 읽는 것으로 끝났다. 한 회원은 말했다.
“아침형 인간이 되는 것이 아침부터 자신을 채찍질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아침 시간이 넉넉해지면 여유가 생깁니다. 생활에 쫓겨 사는 것이 아니라, 내가 생활의 주도권을 잡자는 거죠.”


◇‘행복한 별빛’ 카페회원들의 아침깨우기 제안
◎느낀 그날부터 실천한다. 당장 시작하지 않고 내일 이후로 미루면 이미 절반은 실패다.
◎토요일·일요일·공휴일이라고 예외를 두지 말라. 한번 무너지면 도미노처럼 무너진다.
◎주변에 모델이 될 만한 사람을 정하라. 자극을 받아야 바뀐다.
◎잠자기 전 내일 아침에 무엇을 할 것인가 생각하라. 자기 최면을 걸어두면 아침에 눈이 번쩍 뜨인다.
◎저녁 식사로 고기는 피하라. 전날 과식·과음하면 다음 날 아침 몸이 무거워진다.
◎처음부터 거창한 아침 계획은 금물. 좋아하는 차 한 잔을 마시거나, 만화책을 보는 등 좋아하는 것부터 한다.
◎작심삼일밖에 못 가는 자신이 원망스럽더라도, 작심일주일이라는 생각으로 계획을 실천하라.
◎완벽하게 계획을 지키겠다는 생각은 버려라. 모자라면 보완하고 고쳐나가면 된다.
◎혼자 하면 99% 실패한다. 모임에 참여해 여러 사람과 함께 하라. 가족을 포섭해 함께 아침형 가족이 돼라.
〈글 최명애·사진 정지윤기자 glaukus@kyunghyang.com〉





피곤한 직장인…아침형 인간 등 패턴 강요
[스포츠투데이 2004-02-13 11:24:00]

‘아침형 인간’ ‘저녁형 인간’ 그리고 ‘정리형 인간’까지.

요즘 직장인들은 정신을 차리기 힘들다. 최근 ‘아침형 인간’이란 책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면서 생활패턴의 변화를 강요받더니 다시 ‘정리형 인간’ 이란 책이 주목을 받게 되면서는 깔끔마저 떨어야 하게 됐다.
경기도 일산에서 서울 광화문으로 출퇴근하는 한 신혼부부 김모씨 내외는 한달여 전부터 아침 6시에 집을 나서고 있다. 모 학습지 관련사에 근무하는 아내 김씨(29)가 ‘인생을 두 배로 사는 아침형 인간’이라는 책을 읽고 생활습관을 바꿔보자고 남편 오씨(31)에게 제의한 뒤부터다.
아내는 5시,남편은 5시30분이면 일어나는 생활은 초기 정말로 효과를 보는 것 같았다. 오씨는 헬스클럽에 다니며 아침시간을 활용했고 김씨는 남보다 일찍 출근해 일처리와 개인시간의 여유를 갖게 됐다. 문제는 남편쪽에서 나타났다. 금융관계사에 다니는 오씨는 업무 시간을 스스로 정할 수 없는 처지. 이른 출근에도 불구,퇴근은 여전히 늦기 일쑤였다. 결국 밤 12시가 넘어 잠들어 하루 수면 시간이 4∼5시간에 머물자 대책 없는 만성피로가 찾아왔다.
오씨는 “아침시간의 상쾌한 기분도 잠시뿐 주말이면 파김치가 되어 내겐 맞지 않는 생활이라고 깨닫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피곤이 겹치면서 사무실에서 뿐 아니라 가정생활도 뒤죽박죽이 됐다.
‘아침 눈치형 인간’도 등장하고 있다. 한 의류회사에 다니는 박모씨(37)는 최근 출근시간 때문에 좌불안석이다. 정상 출근시간은 9시지만 아침형 인간 바람이 분 뒤로 사장 이하 임원은 물론 소속 부서장에게까지 조기 출근 바람이 불었기 때문이다. 같은 부서의 상당수 직원이 눈치 끝에 출근시간을 30분 이상 당긴 까닭에 정상출근을 해도 왠지 지각을 한 기분이다.
박씨는 “마치 출근시간이나 정리정돈 등으로 성실도나 능력을 체크당하는 것 같아 불합리하다고 생각하지만 불경기로 구조조정의 공포가 계속되는 상황이어서 어쩔 수 없이 윗사람 눈치를 보게 된다”며 “사람마다 생활리듬이나 업무패턴이 다를 텐데 책을 통해 유행처럼 번진 인간형 바람에 너도 나도 휩싸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재호 tifosy9@sports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