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국영

vincent 2003.04.02 00:32:15

그의 얼굴엔
절대로 가질 수 없는 자가 소망할 법한 아찔한 쾌락과
너무 많이 소망한 자의 허무가
함께 떠다녔다.
그래서, 적당히 자기도취적인 그가 밉지 않았다.
그의 늙지 않는 미소는
결코 뒤집어지지 않는 생의 어두운 이면에 대한
체념의 그림자 때문에 더욱 아름다웠다.

아무리 사랑을 받아도 걷혀지지 않는 우울이
죽음으로 기울고,
죽음으로 뒤늦게 사랑을 얻는다.
그는 자신이 얻은 사랑을 느낄 수 없다, 그는...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포화속에 죽어가는데
그에게만 특별한 애도를 보내는 것조차
죄악같은 이런 때에
왜 하필 이런 때에....

지상에 내리면 죽어버리는
발 없는 새처럼,
죽는게 거짓말같은 날에,
땅에 내려
그가 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