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카필름 구인광고 올리는 '부사장님'께...

mua0707 2014.04.06 17:04:31 제작: ㅇㅇㅇㅇ 작품 제목: ㅇㅇㅇㅇ 감독: 모집분야: 기타 투자 진행상황: 캐스팅 진행상황: 참여기간: 페이: 모집인원: 모집성별: 담당자: 전화번호: 이메일: 모집 마감일: 2014-04-30 구인 종류:
영어를 배울때 흔히 발견되는
'관용적 표현'이라는 말이 있지요.
 
오랫동안 반복해서 쓰다보니,
문법적인 규칙에서 벗어나거나 본래의 사전적 의미와는 별개로
'통용되는 의미작용'을 말하지요.
 
(ex: I got it. '내가 가졌어' 가 아니라, '알았어'라는 뜻으로 통용되는 것처럼요..)
 
영어권에서 저런 '관용적 표현'을 많이 외우라고 배웠지요.
그건 어떤 법칙이 존재해서 옳다 틀리다가 아니라,
몸으로 익혀야 하는 대상이니까요.
 
어떤 직업군이든 그 자체로 독립된 세계입니다.
그리고 그 세계에서만 통용되는 '관용적 표현'이 존재합니다.
 
특히나, 영화판처럼...
매우 호환성이 떨어지는 독특한 세계일수록 그런 표현이 많습니다.
 
'부사장님'이 올리는 구인광고는 그런 면에서
매우 Unique합니다.
그런 관용적 표현으로 의사소통하는 영화판 사람들이 봤을때,
엄청나게 이질적이라는 뜻입니다.
(심지어 말 자체가 성립안되는 것도 있습니다. 문장 자체는
문법적으로 틀린 문장이 아님에도, 이 세계에서는 쓰지 않는 말도 있습니다)
 
마치, 흑인들만 몰려사는 동네에 와서
친한척 '왓썹 맨' 하며 다가오는 한국인이나...
동해안 어촌에서 과메기 말리고 있는 어부들한테 다가와서,
한국말로 민박 있느냐 물어보는 베트남 총각처럼 느껴집니다.
 
영화판 사람들.
엄청 보수적입니다.
 
그리고 대단히 리스크에 대해 민감합니다.
실패, 도중하차, 중단. 이런 개념들과 같이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영화제작을 추진하다가
제작중단, 흔히들 '엎어졌다'를 경험하는게
75%를 넘어갑니다.
 
야구에서 10타석에서 3번 안타치면,
3할타자라며 대접해주는것보다 더 빡셉니다.
 
그게 다 모자란 사람들이라서 그런거냐...
이 바닥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사람들이 그렇지요.
똑똑하다며 해외물 먹고 공부해온 사람들이 그런 성적을 내고 있는 겁니다.
그런 사람들이 이 영화판을 여태까지 만들어 온것이고
이렇게 한국영화 경쟁력을 키워 온 셈이죠.
 
'부사장님'이 올린 글을 보면,
이 바닥 사람이 아니라는 느낌이 확 옵니다.
왜냐면, 이 세계 사람이라면 '같이 조심스럽게' 또는 '공감하고 있는' 룰(Rule)에 대해
별 고민없거나, 전혀 이해도가 없다는 인상이 들기 때문입니다.
(ex: 감독을 인터넷으로 뽑으면 왜 안되냐?,
어처구니없게 결혼식이나 찍는 충무로 촬영기사가 시나리오를 보내달란다,
영세영화사라 시나리오를 못 돌린다,  
개인사업자가 4대배급사, 혹은 펀드 투자자를 찾고 있다. 등등
-> 글쎄요. 예전 싸이더스 시절의 차승재 대표정도면 이럴수 있지 않을까요?
지금 한국영화판에서 한 명의 프로듀서 혹은, 제작자 대표가 CJ, 롯데, 쇼박스, NEW 등과
시나리오 하나만을 들고 얘기를 나눌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네요.
지금 제작 초보시라면서요? 게다가 아무리 전성기 차승재라 하더라도 개인사업자는 투자대상이 못됩니다.
더 큰 덩치와 실적, 그리고 망했을때 토해낼수 있는 능력이 되는 법인사업을 공동제작으로 모시고,
탑클래스의 배우들을 제작자의 인맥과 개인적 친분으로 캐스팅 걸고서야,
돈을 주지요. 그것도 그나마 이름있는 제작자일 경우에 말이죠. 시나리오?
물론,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돈을 모을수 없습니다. 누가! 진행하느냐. 이게 매우 중요하죠.  
또, 스탭모집을 하는데, 감독과 프로듀서뿐 아니라 제작실장, 제작부장과 조감독까지
회사측에서 공고를 내는 경우도 매우 희귀한 광경입니다. 아무튼 이런 등등의 예들...)
 
그런데, '부사장님'이 올리는 프로젝트가 진짜라면 좋겠습니다.
CG비용이 30~40억짜리 프로젝트가 진짜면 좋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그런 정도 규모의 극영화 프로젝트는 3편 있었습니다.
 괴물(140억/CG비용 50억), 해운대(160억/CG비용 50억), 디워(300억/CG비용 100억이상)..
모두 결과와 상관없이 한국영화 100년 역사에 기념비적인 작품들입니다.
또 그런 기념비적인 작품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지요.
 
다만, 걱정되는 것은...
이런 프로젝트들이 초기단계와 진행단계가 
얼마나 출중한 인물(심형래도 범인은 아닙니다. 감독재능만 없을 뿐이지..)들이
얼마나 지난하고 신중한 검증단계를 거치며 진행했는지 잘 알고 있는지라..
지금 반복해서 올리고 있는 '부사장님'의 글이 사행성으로 비춰지지 않나 하는 것입니다.
 
어떤 청사진을 그리고
그것을 현실화 하기 위해 사람을 뽑는게 뭐 잘못이겠습니까?
 
다만,
초보 제작자라고 하셔서...
그에 따른 시행착오를
괜히 다른 사람들까지 겪게 될까봐
안그래도 상처많은 영화판 사람들이 걱정되어서 이렇게 글들 올리는게 아닌가 합니다.
 
영화제작의 의지가 확실하시다면,
인맥도 쌓을겸, 다른 제작현장을 경험해보시는게 어떨까하는
또 다른 오지랖을 떨어 봅니다.
 
 
 
 
 
에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