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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영화를 만들 때 하지 말아야 할 9가지

명작을위하여 명작을위하여
2020년 08월 09일 18시 11분 04초 441528 1 31 5

 

<단편영화 만들 때 하지 말아야할 9가지>

 

1. 길게 만들지 말자

 

너무 당연한 것 같지만 사실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걱정 마세요 - 모든 영화감독들은 주어진 시간이 턱없이 짧다고 느끼니까요.

 

요즘엔 보다 쉽게 배우고 쉽게 영화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이 되었습니다.

때문에 극장에서 본 영화에 감명 받아 "내 단편영화도 저렇게 만들어야지" 하는 아찔한 생각을 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반드시 명심하세요.

 

단편과 장편은 엄연히 다른 분야인것을.

 

좋은 단편을 만들고 싶다면 좋은 단편영화를 보고 배워야합니다.

 

특히나, 이 영화를 보는 경로가 한 개만 집중해서 보는 영화관이 아닌 수천, 수만개의 경쟁작들이 득실거리는 온라인이 유일하다면 더더욱요.

 

내 예술에 대한 이기심을 앞세워 '관객' 이라는 매우 기본적인 영화의 요소를 잊지 말아야합니다.

 

단편영화를 상영하는 영화제도 마찬가지입니다.

 

비슷한 퀄리티일 경우, 여러분이 주최자라면

 

[10분짜리 3편] 을 상영하겠습니까, 아니면 [30분짜리 1편] 만 상영하시겠습니까?

 

할 얘기가 많다고 일단 만들면 "길게 느껴지는 단편영화" 밖에 안되는거겠죠.

 

단편영화는 "단편"으로 잘 만들어졌을때 가장 빛난다는걸 기억해야합니다.

 

 

2. 변명은 하지마라. 아무도 안알아주니까.

 

"고작 20만원으로 만든거치곤 괜찮은거 아닌가요?"

 

"지나가는 사람들이 너무 시끄러워서 음향이 안좋은데 감안하고 봐주세용"

 

"해가 생각보다 일찍 떨어져서....."

 

미안하지만, 어쩌라구요 ^^;; 그 누구도 신경쓰지 않습니다.

 

그 모든 변수가 영화제작의 일부분이고, 그렇기 때문에 영화가 어려운겁니다.

 

참고로, 정말 변명을 해야겠다면, 영화가 끝날때까지 기다리세요.

 

스스로 "깎아내리는" 변명 떄문에 얘기안했으면 눈치채지 못할 것을 오히려 더 집중하고 보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

 

 

3. 긴 오프닝은 절대 삼가자

 

잔잔한 음악과 함께 검은 화면에 2분동안 나오는 배우들과 제작진의 이름들..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해 고생한건 알겠지만, 이 작은 실수로 인해 "우리끼리만 보는" 영화가 되게 하진 말아야겠죠.

 

영화는 엄연히 관객을 상대로 하는 대중예술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만든 그 기나긴 오프닝이 관객을 사로잡을만한 유명한 배우나 매력적인 씬이 있는게 아니라면 과감히 뺼 용기도 필요합니다.

 

그저 "촬영한게 아까워서" 또는 "장편처럼 오프닝에 크레딧 넣으면 멋있을것 같아서" 처럼 무의미하게 시작을 길게 끌면 보는 사람들도 같이 끌것입니다.

 

 

4. "이건 단편이니까 괜찮아" 라고 생각하지 말자

 

연기나 연출이 어색한데 "단편"이라는 이유로 자기합리화를 하지 말자는 얘기입니다.

 

단편은 그냥 짧은 영화이지, 장편영화를 못만드는 사람들이 만드는게 아닙니다.

 

돈이 없는 학생이라면, 적어도 자기 능력 안에서는 완벽주의자가 되어야 합니다.

 

영화를 집에 비유하자면, 장편영화가 [큰 집]이라면 단편영화는 [작은 원룸] 정도 될겁니다.

 

사이즈와 목적이 다를 뿐, 둘 다 화장실, 부엌, 현관문 등 집으로서 갖춰야할 기본 요소는 갖춰야하는 것입니다.

 

 

5. 음향이 반이다

 

아니, 어쩌면 반 이상일 수 있습니다.

 

촬영장비의 발전이 빨라지면서 더 좋은 화질, 더 예쁜 색감 등 시각적인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쓰지만,

 

정작 음향은 뒷전인 경우가 많습니다.

 

주위에서 친구가 만들었던 영화의 야외씬에서 주인공의 대화소리가 바람소리에 묻히는걸 듣고

 

이 영화의 수준을 나도 모르게 평가해버린적이 있지 않으신가요?

 

음향이란건 안 좋을 경우에만 티가 나는것입니다.

 

그 만큼 음향은 영화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이고, 음향이 제대로 되지 않았을 경우, 그만큼 영화에 대한 몰입도는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6. 흑백영화는 독이 될수도

 

여러분이 "예술적"이란건 잘 알겠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보여주기식으로 흑백영화를 만드는건 조심스레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말 꼭 흑백을 써야한다면 어떤 장면에 어떻게 쓸것인가 고민해봐야 합니다.

 

참고로, "과거 회상 장면", "우울함과 슬픔을 표현", "다양성이 없는 세상" 등의 장면을 흑백으로 표현하는건 너무 진부합니다.

 

 

7. 내 영화를 보는 것보다 만드는게 더 만족스러웠다?

 

물론 배우는 학생들에게 결과보다 중요한 과정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관객들은 이 과정을 알아주지 않는다는걸 항상 명심해야합니다.

 

밤새며 쓴 시나리오부터 긴장한 상태로 가까스로 끝낸 촬영, 그리고 수 없이 많은 편집을 거쳐 정말 힘들게 힘들게 만들어낸 영화 - 마치 애기를 낳는 것과 같은 기분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고통은 잊지 못할테고).

 

그러나 나의 이 소중한 아기는 남들에겐 그저 남의 아이일 뿐입니다. 냉혹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이게 현실입니다.

 

그 모든 과정을 보지 않고 영화 자체만 본 관객에게 내가 어떻게 만들어냐보다는 어떤 영화인지가 더 중요합니다.

 

그들의 피드백을 들을 땐 "내가 얼마나 열심히 만들었는데" 라는 생각보단,

 

정말 객관적인 입장에선 그렇게 느낄 수 있겠구나 라고 생각해보는건 어떨까요?

 

 

08. 배우에 투자하자 (장비에 투자하는만큼)

 

만약 상황이 열악해 스마트폰으로 겨우겨우 촬영하는게 아닌 이상,

 

나의 작품에 생기를 불어넣어 줄 배우에게 투자하는 건 너무나도 당연합니다.

 

가끔가다 "저희가 학생이라 페이는 못드리고 대신 식사랑 교통비는 드릴게요"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한가지만 묻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장비엔 얼마가 들었고, 회식비로는 얼마가 나갈지요!?

 

사실 어떤 장비를 썼고, 얼마나 재미있게 촬영을 진행했는지 관객들은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어설픈 배우의 연기는 기가 막히게 캐치해내죠.

 

배우에게 돈을 많이 준다고 해서 연기를 더 잘하는건 아닙니다. 그리고 장비에게 돈을 더 많이 준다고 해서 그 장비가 성능을 더 발휘하는건 더더욱 아니죠.

 

하지만, 내가 나의 배우를 얼마나 가치있게 대우해주느냐에 따라 배우도 내 작품에 얼마나 애정을 갖고 열정을 다하는지 그 차이는 확실해질 것입니다.

 

우리가 연극이나 뮤지컬을 보러 갔을때, 무대는 너무 화려하고 아름다운데 그 무대 위 배우의 연기가 발연기라면 어떨까요? 영화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9. 제목은 맨 마지막에 짓자

 

종종 제목을 먼저 정해놓고 시나리오를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럴경우, 내용이 제목에 얽매이게 될 수도 있고 알게 모르게 제목이 전체적인 분위기를 정해버릴수도 있습니다.

 

괜히 제목 때문에 처음부터 고민하지 말고 시나리오를 다 쓰고나서 천천히 생각해봐도 좋습니다.

 

 

 

자고로 영화란 몇 번은 해봐야 자신의 진짜 능력을 알 수 있는 작업입니다.

 

그리고 영화연출이란 정말 많은 변수와 미묘한 감정 싸움, 그리고 실패의 위험성을 포함하며 많은 공부를 필요로 합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이미 알고 있을것입니다.

 

영화를 만드는 이 어렵고 복잡한 과정을 진짜로 확실하게 이해하는 방법은 직접 만들어 보는것이라는걸요.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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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밖으로!
3
-3
2020.12.07 20:48
전부 공감되는 버릴 것 없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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