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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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부산촌년이 남쪽바다에서 띄우는 편지..^^*

winslet
2001년 07월 22일 22시 29분 31초 1366 8 3
집에 내려왔습니다..

거의 반년만에 찾아온 것이지요..

대학교1학년때는 내가 내려간다 하면 우리집 난리났었습니다..

명절 아니면 안내려갔었기에..쿠.쿠.쿠

부산역 앞에 온 가족이 나와서 마중나와있었죠..

그러나..이제는...마중나오지도 않습니다..

주차비 아깝다고 부산역 입구까지 걸어나오라고 하져..ㅡㅡ;;

이제 집에 내려가면 날 반기는 것은

9살된 우리집 강아지(?) 요꾸셔 테리어.. 통아 뿐...

어찌되었든..집에서는 이렇게 애정식은 큰딸이지만..

전 좋네요..잠시..정신없고 지쳐있던 마음과..머리가..식혀집니다...



오늘은 고등학교 근처엘 놀러갔었죠..

제가 졸업한 여고는 시내 근처였는지라

바람난 여고생을 양산하기에 딱 좋은 위치조건이었슴돠..

간만에 그때 그시절 사총사였던 촌년들 얼굴도 보고..

얼마나 바뀌었는지, 사람들은 얼마나 세련되어졌는지 궁금해서..

그렇게..버스에 버스를 갈아타고..

일년만에..찾아갔더랬습니다...



건물도 많이 들어서고..신도시가 들어서서 사람들도 많아졌지만..



야자 띵구고 직행하곤 했던

그 허름한 4000원짜리 극장의 조그마한 입구는...


저녁시간 반할 정도로 맛있는 고추튀김과 만두튀김을 팔던

학교근처 그 분식점은...


친구들과 여름에 바캉스랍시고

밀양 표충사로 향하는 설렘 가득한 우리들의 마음을 실어날랐던

그 야시꾸리한 시장통 시외터미널은...


갓 이성에 눈뜬 나의 맴을 무쟈게 흔들곤 했던

하늘하늘한 골프웨어 셔츠와 기지바지, 쪼리차림의 양아치들은...

(그땐 왜그렇게 양아치들이 멋있어보였는지..ㅡㅡ;;)


청소년 보호법 시절 유일하게 갈 수 있었던

단골이라고 언제나 뒷문으로

슬쩍 들여보내주곤 하던 그 노래방은...


유치찬란 천연색의 장식으로 둘러싸인

어설픈 'b boy' 가 있었던 그 롤러스케이트장은...


엄마아빠 싸우는 소리 듣기 싫어

언제나 가곤 하던 그 공원 놀이터 조그마한 그네는...




다...그대로더군요....


잘 내려온것 같습니다..

가슴한가득 차오르는 바다 갯내음..

눈물날정도로 아련한 추억 한조각..

나와 얼굴도 못본 나의 짝지의 안부까지 물어봐주는 친구년들..


아.주.오.랜.만.에

행.복.했.습.니.다



여러분도 행복하세요....



남쪽바다에서...winslet 드림~~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Profile
hal9000
2001.07.23 05:06
"가슴한가득 차오르는 바다 갯내음.."이라.. 캬.. 소주 일잔에 건배를!
wanie
2001.07.23 08:15
저두 고향이 부산이네요. 1년이 넘었네요. 못가본지.. 뭐가 그리 바쁘다고..
ㅜ_ㅜ
mequeen
2001.07.23 12:34
제가 군대에 있을때 첫 휴가 나왔을 때가 생각 나네요..
그 때 우리집 난리 났었죠..울 엄마 우리 아들 군대 가서 고생한다고 눈물 까지...
그런데..한 상병 고참정도 되니까....제가 부대를 옮기게 되었는데..
제가 외박을 나갈 기회가 있어서 집에 한번 들렸더니..외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비보...내 한테 연락하지 하고 울엄마 한테 말했더니..


울엄마 왈 " 너 지금 어디 있냐?"
Profile
toosi
2001.07.23 18:02
wanie. 너, 작업하지마라!
Profile
sandman
2001.07.23 20:59
여기 갈매기들 천지구만요 ㅎㅎㅎ 참고로 부산은 촌이 아닙니다. ㅎㅎㅎ
winslet
글쓴이
2001.07.23 21:05
훗..설에 있다보니..설 아닌 곳은 다 촌이 되더라구여..^^;;
winslet
글쓴이
2001.07.23 21:07
hal 오라버니.. 말만 하시지 말고 한잔하져...^^

와니님..와~동향이다..^^;;시간내서함가보세요..변한곳은 많이 변했어요..

메퀸(맞낭?)님..너무....짠해요...군바리란...음...^^;;;
wanie
2001.07.24 04:07
투씨.. 허거덩.. 둑고잡냐..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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