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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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TV를 본다

kinoson kinoson
2009년 03월 25일 09시 14분 15초 2610 7
wbc 로 후끈 달아 있다...

대쓰요!! 대쓰요!!

졌지만 아름다운 준우승..등등

채널을 돌린다.

장자연 리스트속 인물이 누군지 알기 위한 하이에나들의

매서운 눈빛...이미 그들은 장자연의 죽음따윈 잊은지 오래다

중요한건 리스트!!!

요즘은 왕첸첸 이라는 인물까지 추가...(난 처음에 뉴욕양키즈 투수인줄 알았다)

예멘에서 일어난 폭탄테러 보다 저 리스트가 더 중요한가보다.

박연차씨 정치자금 어쩌고 저쩌고...관심 없다

채널을 돌린다.

증시가 미친X널뛰기 하듯이 오르락 내리락 한다.

하지만 난 주식을 안하니 패스...

놀고있는 20~30대가 역대 최고란다.

나야 뭐 맨날 놀고있었으니 별 감흥이 없고

채널을 돌린다.

왠 어린애들이 웃고 떠들고 논다.

개념을 안드로메다로 보낸 애들이 좋다고 낄낄 거린다.

저 프로의 PD 대가리를 한대 때려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끼며

채널을 돌린다.

과거 괜찮게 생각했던 가수 개그맨 들까지 바보가 되어 버렸다

게스트 불러놓고 지들끼리 웃고 떠들고 서로 헐뜯고..

이젠 진지함은 찾아볼래야 찾아볼수가 없다.

채널을 돌린다.

냉장고 안에 오래 묵혀있던 음식들을 재활용해서 멋진 음식을 만들어 준단다

관심이 생겼다...

헛...저 사람 냉장고에는 왜 저런게 들어있지?

절대 따라할수 없는 요리였다.

입맛만 다시며 다시 채널을 돌린다.

철지난 영화를 또 틀어주고 또 틀어주고 또 틀어주고

이미 30번도 넘게 봤지만 쇼생크 탈출에서 잠시 스톱

채널을 돌린다.

역시 30번도 넘게본 VJ특공대...

채널을 돌린다.

역시 30번도 넘게본 세상에 이런일이

채널을 돌린다.

게이같이 생긴넘하고 왠 여자가 강남을 돌아다니며 패션을 연구한다

좋은 음식점에 가서 음식들을 먹으며 까르르르...피식

채널을 돌린다.

가상부부들이 대본에 충실히 연기한다. 0.1초만에 채널 돌린다.

고삐리 4명이 열심히 살아보려는 누나들에게 판타지를 미친듯이 심어준다.

좋단다...그래도 남들 만나면 그들을 까기에 바쁘다..

물론 여자주인공을 더 까대지만..

채널을 돌린다.

스타크래프트...wbc결승전 중계하듯 열심히 해설한다.

채널을 돌린다.

불교 기독교 국회 방송들을 거쳐 다시 증권...

그리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왔다

기나긴 여정이었다...

살며시 TV를 끄고 컴퓨터를 켠다
[불비불명(不蜚不鳴)]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Profile
xeva
2009.03.25 10:58
다들 비슷한 일상인듯...때론 본걸 다시 보면서도...
예전엔 티비나 뭐든 동시다발로 다 켜놓구 이것두 저것도 나름 열심히 했었는데 ...지금은 예전과 다른것이 있다면 그냥 켜놓는다는거...매번 똑같은 것들이여도 왠지 내가 존재함을 의식하고 싶은...
73lang
2009.03.25 11:07
매냥 테레비나 쳐보시거나 인터넷만 쳐하시지 말고 독서의 즐거움을 느껴보시라는 의미에서

영화아들내미님께 강추 하고 싶은 책이 있습니다.

===> "2000원으로 밥상 차리기" !!!

제가 보기엔 지금껏 나온 실용서적 분야에서 쵝오 걸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책 한권으로 제 인생이 바뀐듯...(농담이 아니라 꼭 사 보시길 바랍니다. 좀 더 삶이 풍요로워짐을 느끼실 겁니다.)
panicted
2009.03.26 01:55
디스커버리 채널에서 정지.

길거리에서 파는 콘 아이스크림 의

콘과자 를 만드는 방법이라니 !!!

도대체 콘과자 만드는 방법을 누가 궁금해한다고??

근데 왜 신기하지??
veronika
2009.03.26 02:15
글을 읽으면서 적잖이 공감하다가 73lang님의 댓글을 보고 웃음이 터졌네요.
놀고 있는 이삼십대가 역대 최고. 단군 이래로 제일 어려운 시기래요.
Panicted님, 저도 디스커버리 그 프로 봤어요.

TV는 바보상자예요.
marlowe71
2009.03.26 02:32
kinoson 님과 73lang 님은 필커 불후의 만담콤비인 듯.
티격태격하지 마시고 의기투합(그게 가능하다면)하여 시날 한 편 써내면 재밌겠는데요.
Profile
kinoson
글쓴이
2009.03.28 22:59
xeva / 그렇죠..시간이 지날수록 모든거에 무심해 지는듯...
73lang / 난 1000원으로도 밥상 차릴수 있으니 패쓰!!!
panicted / ㅋㅋㅋ 저도 그거 봤어요...맛있겠던데요 ㅡㅡ
veronika / TV는 죄가 없어요 ㅠㅠ ... 언제나 문제는 사람...
marlowe71 / 의기투합!!! 이 안됩니다요.. 우리는...크흐흐흐
Profile
xeva
2009.03.29 14:15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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