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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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전영도보통지 電影圖譜通志

73lang
2005년 08월 15일 18시 51분 18초 4470 20
고려시대부터 절에서 부처님 오신날 관등행사 중 하나로 연희되면스롱

시방까정 전해지는 조선 유일의 전통 그림자극인

만석중놀이(Shadow Drama Manseokjungnori Puppet)를 세계 최초의 완성된 형태의 영화로 보는 학설이 대두되고 있던 중

중요 유무형문화재 미지정 종목 복원회와 한국그림자극 연구소 회장이자

이집트 문명, 메소포타미아 문명, 인더스 문명, 황하 문명 등 세계 4대 문명의 발상지외에

또다른 문명의 발상지가 한강문명이라고 주장해 학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낙성대 고고학 교수인 김석중 박사가

10월 1일 준공을 앞두고 있는 청계천에서

마무리 공사를 하던 중 하수관 밑에서 조선시대 문헌을 발견했다.

그 문헌의 이름은 '전영도보통지'라고 한다.

낱장으로 파본된 형태의 전영도보통지에 따르면

지금의 영사기와 비슷한 형태의 그림자극 기계장치에 대한 설명 및

그림자극을 재현하는 구루(歐累 : crew의 음차)들에 대한 기술과 동작 하나하나를 그림과 글로 해설한 실전서라는

설명과 함께 전영도보통지를 발행한 의도 및 몇 수의 시조가 기록되어 있었다고 한다.

그 기록 일부를 여기다 옮기자면 다음과 같다.




'구루(歐累 : crew의 음차)가 많으면 무엇하고 장비가 좋으면 무엇하냔 말이다.

무릇 전시에도 장수와 군졸에 이르기까지 같은 군호를 쓰고 같은 무예를 익혀야 그 군대가 비로소 제 모습을 찾는것 처럼

전영도 마찬가지다.

허나 조선에서는 아직 그조차 정리되어 있지 않으며

북학파(해외 유학파) 출신들과 필동(충무로)출신들이 서로 경쟁하듯 저희들 멋대로 장비와 명칭을 다룸을 알 수 있다.

전영극의 가장 기초라고 할 수 있는 각본(脚本)에서부터 현장에서 쓰이는 手求粒攄(scripter의 음차)에 이르기까지

어느것 하나 통일된 것이 없음이다.

또한 저마다 그 말이 구라파와 듕귁에 달아 생기는 폐단들을 우린 경계해야 할 것이다.

현장의 구루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도록 조선의 전영을 일통하지 않고는 오랑캐들의 외침을 막아낼 수 없음이다.'


김석중 : 電影圖譜通志



너덜너덜하게 파본된 마지막 장에는 아마도 김석중이라는 전영도보통지의 지은이가 썼을것이라고 추정되는

다음과 같은 시조가 적혀 있었다.



감독을 저마다 하면 구루(歐累 : crew의 음차)할 이 뉘 있으며

허기앞에 장사없네 자존심은 사치였네

방울아 잔 가득 부어라 이슬이나 먹자꾸나







우겔겔






뱀발 : 첫번째 짤방설명- 현재 바르셀로나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고 알려진 세계 최초의 영화 '구한말 포루노'의 스틸 컷임

두번째 짤방설명 -전영도보통지와 함께 발견된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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