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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영화

앙투안로캉탱
2017년 08월 07일 10시 10분 27초 2186 11

 작년에도 영화 인천상륙작전을 가지고 역사와 영화의 그 민감한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었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나의 예상대로 무더기로 역사 영화(정확히 말하자면 역사가 배경 혹은 소재뿐인 영화)가 쏟아졌고 스크린 독점 논란과 역사 왜곡 논란으로 류승완 감독의 <군함도>가 도마에 올랐다. 나는 이 글에서 그 영화의 역사 왜곡이나 스크린 독점으로 인한 국내 영화 시장 구조에 대해 비판하기 보다는 대중들이 역사 영화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역사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 픽션을 가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옳은가?

개인적으로 나는 픽션을 가미한 것에 윤리적 잣대를 들이대는 것 자체가 과하다고 생각한다. 극영화는 단어 그대로 극이다. 다큐멘터리가 아니다.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사용한 것 뿐 연출자의 의도는 재미있는 서사를 통해 개인적인 사유를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것뿐이다. 특히나 상업 영화의 특성상 더욱 그러할 것이다. 그렇다면 역사를 소재로 한 영화 내 과도한 픽션에 대해 비판을 가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일까?

나의 생각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 이다. 애매모호하지만 이것이 나의 입장이다. 류승완 감독이 역사 왜곡 논란의 도마에 오른 이유는 시사회에서 자신이 철저한 고증을 통해 이 영화를 제작했다고 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철저한 고증이라는 역사 영화의 홍보 문구나 감독의 홍보를 질리게도 들었을 것이다. 그들의 홍보는 결국 대중들의 기대와 요구이다. 대중들은 늘 철저한 고증을 원하고 리얼리티를 원한다. 특히나 역사물에서 말이다. 

즉 대중들은 역사 영화를 단순 오락매체로 수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중들에게 역사물은 우리의 아픈 역사를 사회의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매개체 혹은 그 이상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물에 조그마한 오류나 과한 픽션, 역사 영화를 비판하는 비평가들에게  비난의 화살을 날리는 이유도 그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사 영화가 개봉할 때마다 나는 이 지겨운 전쟁이 꼭 대중들의 태도 만에 있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제작하는 이들도 대중들의 끓어오르는 애국심을 자극하며 그러한 것들을 기대하며 영화를 제작하고 배급하기 때문이다. 우리들의 신성불가침 영역이자 모두의 존경심을 한 몸에 받는 독립 운동가들을 소재로 한 영화가 개봉할 때마다 우리는 ‘대한민국의 아픈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해서 영화를 보러 간다.’ 졸지에 이러한 영화를 제작한 이들은 애국자가 되고 대중들의 찬사를 한 몸에 받는다. 설령 영화가 후에 나쁜 평가를 받는다 해도 이미 많은 관객들의 관심으로 영화의 손익분기점은 쉽게 뛰어 넘은 후이다. 그러니 영화 제작자들은 이 매력적인 소재들을 거부할 이유가 전혀 없고 그리하여 지금처럼 영화계 트렌드가 곡 아니더라도 늘 꼬박 꼬박 극장에 내 걸린다.

즉 이러한 현상들은 어긋난 애국심에 의해 역사물을 매체 그 자체로 받아들이지 않는 대중들의 태도와 그러한 애국심을 자극시켜 이윤을 남기려는 제작자들의 관계가 뫼비우스의 띠처럼 연결되어 매번 역사, 특히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가 개봉할 때마다 뜨거운 감자로 부상된다. 나는 이 논쟁에 누가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싶지도 않고 그러할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 다만 나의 바람은 제발 역사 영화에, 소재가 어떻든 다양한 메시지 혹은 스토리가 담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astwood
2017.08.07 11:11
영화라는 것은 관객들이 보고 진짜라고 느끼게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관객들이 그렇게 느끼던 느끼지 않던 말이죠.
역사영화라도 픽션이 들어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지만 너무 과도한 픽션으로 관객들에게 중요한 역사적 사건도 왜곡되게 인식하게 한다면 그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이러한 왜곡된 사실을 담은 역사영화들이 정치적으로 이용되어진다면 그것이 나치와 같은 파시즘이 되는 것입니다. 물론 현재는 과거처럼 그렇게 정치적으로 악용될 소지가 많지는 않지만요.

<인천상륙작전>이나 <변호인>같은 영화들이 정치적으로 이용되진 않았지만 박근혜 정부가 좋아하는 영화 안 좋아하는 영화 이런식으로 분류가 되서 CJ가 직간접적으로 압력을 받았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파급력이 큰 대형 상업영화 일수록 역사적 사실을 소재로 한다면 그 고증에 철저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한 영화는 비판받아 마땅하고 그런 영화들이 앞으로 나오지 않도록 해야 될겁니다.

여담이지만 스탠리 큐브릭이 <배리 린든>이라는 역사소설을 영화로 만들면서 밤장면에서 영화조명이 아닌 촛불로만 조명을 하기위해 나사에서 쓰는 특수렌즈를 개조해서 사용했다고 합니다.
큐브릭은 소품, 의상, 로케뿐 아니라 그 당시의 빛까지도 고증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영화의 내용 뿐 아니라 이런 철저한 고증이 있었기 때문에 <배리 린든>이 위대한 영화로 평가받는 것이죠.
wns2098
2017.08.07 11:21
영화에 대해서 '역사 왜곡'이라는 단어가 왜 사용되면 안 되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꼭 다큐 속에서만 '역사 왜곡'이라는 단어가 사용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이해가 되지 않고요.

역사적 사건을 다룬 역사가 철저한 고증에 의해 이루어지지 않고 관객들이 수동적으로 받아들인다는
점이 정말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좋은 글 추천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아쉽습니다.

오히려 영화를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며, 잘못된 점은 고쳐지기를 요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럴 때에 진정문 문화 의식이 형성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비판은 비관과 다른 의미니까요.

제 글은 오직 영화에 대한 감상과 리뷰를 올리는 게시판에서 저의 비판적인 의견을 올린 것 뿐인데
반증하지도 않으면서 '역사 왜곡'이라는 단어를 쓰지말라는 태도만 시종일관 보이시니 당황스럽네요.
eastwood
2017.08.07 16:21
다큐멘터리에 대해서 잘못 알고 계신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다큐멘터리(영화)는 그냥 사실을 그대로 여과없이 보여주는 장르가 아닙니다.
다큐멘터리야말로 창작자의 생각, 의도가 아주 많이 들어가고 그럴 수 밖에 없는 장르입니다.
그러면서 왜곡도 많이 들어갈 수 있고요. 그 왜곡은 사실을 왜곡한다는 의미보다 사실에 대한 창작자만의 해석이 들어간다는 것이죠.
물론 창작자의 만드는 방식에 따라 그 정도는 차이가 있겠지만요.
다큐와 픽션은 다른 장르이지만 둘다 창작자의 의도, 생각, 상상이 모두 들어간 창작물이다 이렇게 봐야 할 것입니다.
토도리다판다
2017.08.07 21:57
영화에서 과거(역사)를 왜곡해도 된다는 말인가?
6.25사변이 남한이 먼저 침투했다는 극을 만들었다고 쳐도 무방하겠네.
아싸 신난다.
앙투안로캉탱
글쓴이
2017.08.08 13:35
토도리다판다
저의 글의 요지는 역사 왜곡을 찬성하냐 반대하냐하는 이야기 보다는 역사 영화가 개봉할 때 마다 역사 왜곡 논란, 고증 논란이 화두에 오르는 원인을 생각하는 글이었습니다. 그리고 일본 우익들처럼 역사적으로 전혀 없던 사건을 '사실인 것 처럼' 혹은 역사적 사실을 전혀 다르게 해석하여 '사실인 것 처럼' 전달하는 왜곡은 물론 잘못됐겠죠 하지만 역사적 소재를 가지고 픽션을 가미하여 극적인 전개를 이끌어나가는 것은 창작자의 전젹인 자유에 의한 것입니다.
즉 영화에서 역사란 단순히 예술적 창작물을 위한 소재로 사용되어지는 것이지 역사를 사실 그대로 전달하기 위함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알고 있는 역사를 전혀 다르게 해석하여 역사적 음모론을 소재로 영화를 만들었다 하더라도 우리는 창작자의 자유를 인정해 주어야 합니다. 님께서 말한대로 남한의 북침을 픽션으로 가미해 프로파간다 영화를 만들었다 하더라도 우리가 그 영화의 작품성에 대해선 비판은 할 수 있어도 그 영화가 제작되어지는 것을 막을 권리는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창작의 자유를 존중해 주어야 하기 때문이죠. 물론 국가 보안법에 의해 조사를 받는 것은 창작자의 책임이겠죠.
토도리다판다
2017.08.09 01:38
앙투안로캉탱
과연 무엇이 예술로 활용이되는가... 심히 왜곡된 의미군.. 모순도있고
나물나물나아물
2017.08.09 12:14
토도리다판다
당장 인글로리어스 바스타즈 라는 유명 영화가 있는데 영화가 역사 그대로의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글은 군함도를 옹호하기 위한 댓글이 아닙니다. 다만 토도리다판다님이 생각하시는 것 보다 영화라는 것이 더 광범위한 것 같아 남기는 댓글입니다.
토도리다판다
2017.08.09 15:05
나물나물나아물
빨갱이새끼들 존나 넘쳐나네 진짜 ㅋㅋㅋㅋㅋㅋ
앙투안로캉탱
글쓴이
2017.08.09 12:32
토도리다판다
왜곡된 부분과 모순을 말씀해주시죠.
woochi
2017.08.09 14:41
영화라는 매체를 너무 과소평가 하시는 것 같아요..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는 문화, 매체는 항상 신중해야 하죠..
앙투안로캉탱
글쓴이
2017.08.09 16:17
woochi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저는 역사 왜곡 문제가 맞다 틀리다를 이야기 한게 아닙니다. 매번 역사를 소재로 한 영화가 개봉할 때 마다 논란이 되는 이유에 대해서 고찰해보는 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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