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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 해석, 여러분의 생각은? (핵심 스포일러 주의)

k9342104
2016년 06월 14일 04시 12분 04초 806 7

곡성을 보고 관객들 생각이 궁금하여 여러 해석을 찾아봤는데 실망스러웠습니다
작품전체의 뼈대를 보지못하고..소품이나 단순사건등의 곁가지에 집착하여
과잉해석을 쏟아내더군요..
(사견이고.제가 틀릴수도 있습니다)
해서..수많은 영화를 만들고,참여하고,연기하는 여러분들은..
영화를 이해하는데 있어서도 전체를 더 잘보시지 않을까 생각되어,
여러분들의 의견을 듣고싶었습니다.
아래는 제가 생각한 곡성의 해석입니다..

 

- 나감독의 종교도 기독교고.. 영화시작도 예수부활을 의심하는 내용의 성경구절이다. 
극 내내 신과 믿음,불신의 이야기로 점철되고 엔딩에서조차 외지인의 입을통해 인트로의 성경구절을 다시 반복한다.
 나감독이 혼란과 열린결말에만 병적으로 집착한 게 아니라면.. 이 성경구절의 수미쌍관식 반복이 이 작품의 주제라고 본다. 당연히 성경에 나오는 예수부활부분이 작품의 모티브다

 

- 고로..외지인은 거의 대부분의 네티즌이 주장하는..악마가아니라 예수를 묘사한 것이라 생각한다. 
사실 외지인만 떼어 놓고 본다면 대다수의 사람들이 주장하듯.. 악마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허나.. 나감독의 성격상.. 이작품의 뼈대구조상.. 얼핏 악마처럼 보이는 모든 그의 모습들이..사람들의 불신에서 비롯된 왜곡된 상이라고 생각한다. 나감독은 혼란을 극대화시키기위해 더욱더 악마의모습으로 과잉표현했다고 생각한다. 
사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마을의 악을 퇴치하기위해 그가 왔다고 해도 설명은 가능하다.

 

- 일광: 거의 대부분의 네티즌들이 외지인의 심복이나 똘마니로 해석한다. 
난 철저히 반대의견이다. 만약 악의 의지를 가진 인간이었다면..타인과의 관계에서만 속이면 된다. 
허나 일광은 혼자 있을 때조차 악이 누구인지 고민하고 진심으로 종구의 딸을 걱정한다.
 이는 일광이 선의 입장에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설명해준다.. 
감독의 악취미로 훈도시를 입어 혼란을 주긴 하지만..일광은 일관되게 선의 입장이었다.

 

- 천우희,무명: 가장 혼란스러운 캐릭터다. 일관되게 악으로 묘사하던 외지인을..나는 예수로 보았기 때문에 할수없이 악을 다른데서 찾아야했다.
일광은 일관된 선..으로보았고 주변인의 성격도있어서 제외..결국 남은 건 무명이었다..
 범행현장을 속속들이 아는 점, 피해자의 옷이나 물건을 소지하고 있는점. 외지인과 대척점에 있는점. 여러 이유로 무명을 악으로 추정했다..
 헌데.. 나감독의 인터뷰를 보니, 무명을 한결같이 방관하는 신으로 설명하고 있다. ㅡㅡ;

 

- 그럼, 대체 악은 누구인가? 허무하게..뉴스대로 독버섯인가?  

그렇다면 마을신인 무명과 예수인 외지인은 왜싸우는가?

내 해석이 감독의 의도와 비슷하다면.. 나감독은 혼란에 집착하다보니 악의 설정에서 오류를 범한것이 아닌가?

 

 감독의 불순한(?) 의도대로 모든 해석은 가치를 지니며, 결말은 열려있다고 하지만..
그래도 저는 일반인이 아닌, 영화인 여러분의  다양한 해석들이 궁금합니다.
고견 부탁드립니다 ^^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김은호
2016.06.14 17:24
저는 그 영화를 단순히 선과 악의 대립적인 구조로 보지 않았고 처음에 말씀하셨던 불신 즉 의심이 이 영화의 핵심적인 주제로 보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일본인을 악마로 천우희씨가 맡았던 캐릭터를 천사 혹은 선한 신으로 단정지었는데 저는 둘다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감독은 끝까지 두 캐릭터의 정체를 밝히지 않았고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의 의심과 혼란만을 그려냈습니다. 결국 그것이 핵심이라 생각합니다. 예수님이 십자가 형을 당한 것은 그 당시 일부 사람들에겐 단순히 이단자와 반동분자로 비추어졌기 때문입니다.. 결론은 예수님은 메시아인가 단순히 반동분자인가는 어떤 관점으로 예수님을 바라보고 믿느냐가 문제입니다. 이것은 영화 마무리 장면에서 부제가 일본인에게 갔을 때 일본인이 '너가 나를 악마라 의심하고 왔다면 나는 이미 악마인 것이라'고 말한 것에서 드러납니다. 즉 우리는 때에 따라 선이 악으로 보이기도 하고 악이 선으로 보이기도 하는 의심과 혼란의 세상에 살고있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본질을 직시할 수 있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늘 불신과 의심이 따라오기 마련입니다. 그것이 인간의 본성이자 능력의 한계이라 생각하고 그 영화의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쓰다보니 길어졌네요. :: 허접하지만 전 개인적으로 이렇게 생각합니다. ^^
k9342104
글쓴이
2016.06.14 20:20
김은호
곰곰히더 생각해보니..
나감독이..예수부활구절을 은유적으로, 스릴러와결부시켜표현한건확실한거 같고..
고로 외지인이 예수라는건 명백한거 같습니다..
불신하는 인간들의 눈에는 그가 악마로 보였을겁니다..
다만 무명은 해석에따라 선으로도..악으로도..양쪽다로 보여질수있게.
줄타기를 아주팽팽하게 해놨네요..나감독의 집요한 악취미가 대단한거 같습니다..
지금드는 판단은..조심스럽지만..
외지인은 예수..
일광은 신들에게 휘둘리는 영험한 무당..
무명은 토속신,마을신으로 보여집니다..
토속신과외래신의충돌이었던거고..
범인은 황당하게도 독버섯같네요..
언론이 하도 양치기소년이되다보니..진실을말해도 안믿는다는 설정..같네요..
어떤리뷰를봐도..이런주장을하는 또라이가 나혼자같은데..
나감독성격상..충분히이렇게 의도하고..
관객의혼란을즐길수있을거같습니다..
k9342104
글쓴이
2016.06.14 20:28
김은호
님의말씀에는 기본적으로는동의합니다..
예수부활이모티브고..선악정체보다는 인간의믿음과불신이더핵심이라는거.

허나..
외지인이죽기전에..무명과 외지인의혈투씬이있었는데..몇개월간고민하다삭제했답니다..
또..주민들이죽어갔기때문에..
선악의정체..범인의정체는밝힐수밖에없습니다..

혈투씬이있었다니..둘중에 하나겠죠..
선악이싸웠던지..
둘다선인데..토종과외래라서싸웠던지..^^
김은호
2016.06.14 21:17
마을 주민들이 연속해서 죽어갔기에 분명 죽음의 원인, 즉 악이 존재한 것은 분명하죠. 그 원인은 일본인과 무명 혹은 정말로 독버섯 전부 다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예수님이 반동분자이냐 메시아이냐는 어느 쪽을 믿느냐에 관점에 달려있죠 즉 나홍진 감독님이 누가 이 모든 원흉의 근원이다. 라고 콕 집어 언급하지 않는 한 님이 생각하시는 것이 주제라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누가 악이고 선이냐 누가 예수이고 토속 신이냐 구분짓는 것 보다는 과연 모든 것이 의심과 믿음에 의한 것이고 모든 것이 어떤 면을 바라보냐는 관점에 따라 선이 악이 되고 악이 선이 되는 모호한 세상 속에 과연 진리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k9342104
글쓴이
2016.06.15 01:04
김은호
우문에 현답을 주셨네요.
영화해석이란게..여러 방향으로 가능한법이지만..
가장 설득력있는 답은.. 감독이 결국 말하고자 하는 바가 뭐냐..라고 생각합니다..
나감독은..예수부활의구절을 인용해..
인간의 믿음과 불신..진리의 정의..인간존재의 나약함을 비꼬았으므로..
님이 말한 내용에 정확히 부합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관객들의 불신과 혼돈도 영화의 연장선상에서 함께 비꼬는 듯합니다..

제 질문을 바꿔야 할 듯합니다..
제작자나 배우의 입장에서..이 작품을 만들어 나갈 때..
각 캐릭터의 핵심 뼈대는 뭐냐..는 것입니다..
나감독은 현재..해석에 있어..정확한 스탠스를 취하지않은채..
자기의메시지를 명확히 전달하고 있지만..
분명히 각 캐릭터의 핵심성격은 처음에 잡고 만들었을거라 생각합니다..
해석의다양성과 열린 결말을위해..의도적으로 표현의 과잉과 반전을 취한것이지..
감독 본인도 각캐릭터가 선인지 악인지도 모르고 만들게 되면..
영화는 중구난방에다 산으로 갈수밖에 없습니다.
핵심성격이 자리를 잡고..반전이나과잉표현이 정말적절하게 줄타기를 잘했기때문에..
좋은결과물이 나온것이지.
감독마저..뭐가뭔지 모른채 모호함만표현했는데..
이런 결과물이 나왔다면.. 그야말로 그건 기적이라고 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나감독은 어떻게 인물을 잡고 얘기를 써 나간 걸까요?

이어지는 답변, 감사드립니다..
ianswer
2016.07.07 04:26
다시보는 쓰르라미 울적에 그 이상은 안되도 그 이하는 될수있는 단순 카피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중심플롯의 대부분의 설정과 전개방식이 쓰르라미 울적에와 별반 큰 차이가 없고
이를테면 하나자와병 자체원인이 오해에서 비롯된 부분인데 영화역시 오해에 대해서
표현하고 있고 하나자와병을 수사하는 중년의 경찰관을 주인공으로 오니카쿠시를
마을의 수호신처럼 일광역시 하나자와 마을에 있는 무당을 따왔다고 봅니다
남의 작품 동의없이 배껴쓰고도 기독교라는 설정
하나만 추가하면 도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지 궁금해지네요 ㅎㅎㅎ
뭐.일부 모티브하는건 그렇다 치겠는데 적어도 모티브할거면 기존작품 그 이상을 보여주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보여주는게 기존감독의 당연한 의무라고 봅니다만
그런 노력없이 너무 쉽게 또한 날로 쳐먹으려는 잔재주를 부리는 것 같아 씁쓸하더군요
여하튼 이번 영화제에서 각종 상은 휩쓸게 될텐데
이후 기대에 부응하려면 일본 애니메이션 많이 봐야 겠네요 참 편리한 논리군요
성공작품 배껴써서 설정 몇개만 추가하면 저작권 낼 필요도 없이 흥행이 보증되 있고
각종 영화를 누리니까요 ㅎㅎㅎㅎ 나름 잔뼈가 굵은 기성감독이 저런 짓거리를 한다는게
참 ^_^
Profile
showerpluie
2016.10.21 23:35
그것보다... 저항하지 못하는 불운을 겪는 사람에게 위로를 주고싶은 작품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정작 가보니 너무 무서웠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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