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영화과 합격 후, 우울해지는 이유

극예술스튜디오 2023.03.18 12:49:06

오늘 글은 입시생이 아닌

실제 연영과 합격 후 대학생이 된 분을 위한 글이다.

필자는 재수도 했고 편입 재수도 해본 케이스인데, 내 인생 최고로 우울했던 시기를 꼽으라고 한다면 두 학교의 '연영과 합격 후 학교에 다니던 첫 학기와 막학기 ' 였다.

(말도 안되는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외국으로 도망칠려고 했었다.ㅎㅎ)

이 글은 당신이 아직 그 시기를 안 갔거나 이미 갔어도

어떻게 헤어나올 수 있는 지에 대한 방법론​​이다.

연영과 합격 후, 우울해지는 이유의 3가지가 있다.

(물론 행복하게 학교 다니는 사람들도 있다, 모든 사람들이 이 증상을 겪는 다는 건 아니라는 걸 알아주길 바란다)

1. 내가 바라던 캠퍼스 생활이 아니다

학교 가기 전, 나에게는 캠퍼스 로망이 있었다.

연기학원 과는 차원이 다른 연기 수업, 실력이 대단한 선배님들, 열정적인 수업 분위기, 가끔씩 회식하면서 만들어내는 동기애, 다같이 공동체 정신으로 만드는 멋진 공연 작업 등등...

저런 게 없다는 건 절대 아니지만, 형태는 절대 달랐다.

하나하나 나열할 수는 없겠지만, 확실한 건 난 가끔씩 인류애를 상실했다. 세상엔 별 시덥잖은 친구들이 많다는 걸 몸소 느꼈다.

물론 좋은 점도 있다. 난 나날이 강해졌고 내 밥그릇을 누구보다 잘 챙기게 되었으니까.

2. 열심히 안하는 나

지금 연기학원에 다닐 때 까지만 해도 학교에 가면 '이거 해야지, 저거 해야지 ' 라는 설레임을 갖고 있지만,

막상 연영과 합격 후 10명 중에 8명은 이 생각 하게 된다.

'아, 입시할 때의 내가 그립다'

입시할 땐 '학교'라는 목적성을 가지고 있기에 또한 그 기회가 불명확하기에 다들 눈에 불을 키고 열심히 한다.

그러나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기에 목적성을 갖고 있던 본인을 까먹고 '아, 나 왜 이렇게 게으러졌지? 열심히 왜 안하지? 하기 싫은가? ' 하면서 갑자기 자신을 비하하고 의심한다.

*해당 학교가 원래 본인이 바라던 학교가 아닌 경우, 그 경우가 더 심하다.

3. 뭐 먹고 살지?

이 생각은 '졸업에 가까워지거나 방학같은 생각의 시간' ​이 생길 때, 제일 많이 하게 된다.

왜냐면 원하던 학교에 왔음에도 불구하고, 졸업하는 순간에 가까워져도 '별 나아지지 않는 자기 자신' 을 인식하게 되기 때문이다.

즉, '현실'을 바라보게 되는 거다.

사실 입시를 할 때나 연영과 합격 후 학교 생활에 미쳐있을 때는 현실감각이 잘 안들어온다. 그것도 숨쉴 틈이 있어야 들어오는 거다.

그래서 다시 입시를 재선택하는 경우도 있고 (실력 상승, 혹은 현장이 두려움) 죽기살기로 현장에 나가는 경우도 있고 다른 진로로 나가는 경우도 있다.

우울 극복법 3가지

다시 한번 더 언급하지만, 이 얘기는 당신의 맥락을 잘 파악해서 들어야 하는 내용이다. 나는 나와 주변 사람들의 상황을 고려해서 쓴 글 이니, 메타인지를 하고 읽어주길 바란다.

<연영과 합격 후, 우울극복법>

  1. 내가 바라던 캠퍼스 생활이든 아니든 다 값지다.

캠퍼스 생활이 그지같든 행복하든 무조건 그건 그거대로 너무나도 값진 경험이다. 여기서 다른 학교로 반수나 편입을 꿈꾸기도 하는데,

그 무엇이든 괜찮지만 '이 곳과 다를거라는 착각' 만은 금물이다. 그 생각 자체가 절대 나 자신을 더 나은 성장으로 이끌어주지 않는다.

2. 열심히 안하는 나를 자책하기보다는 객관화해라.

당신이 입시 때 열심히 한 이유와 지금 열심히 안 하는 이유를 찾아내라.

그 다음 비교해서 본인에게 더 맞는 방안을 만들어라.

예를 들어 학교를 가고 싶어서 라는 이유 였고

지금은 이미 연영과 합격한 상태라는 이유라면, 간단하다.

당신은 눈앞에 보이는 '목적성' 이 있어야 더 간절해지고 행동력이 커지는 사람이라는 걸 인지하고 이에 맞는 목적을 다시 설정해라. (1학기동안 공연 2개 하기, 오디션 20개 넣기, 단편영화 3개 참여하기 등등)

이 과정에서 본인을 다그치기만 한다고 답은 안나온다.

다그친 다음에 어떻게 해야할지 자신에게 맞게 알려줘라.

3. 뭐 먹고 살지 '다' 해보고 정해라.

 

 

이 고민은 나도 해봤다. 입시를 할지 현장에 갈지 아니면 다른 전공을 살펴볼지 등등 잘 모르겠다면?

진짜 다 해보면 된다.

생각보다 1년도 안 걸린다. 어쨋든 당신은 연영과는 나온 상태라면 입시학원에 목매어 다닐 필요까진 없다.

(이것도 사람 나름. 만약에 입시경력 자체가 6개월 이하라면 다시 입시학원 다니는 걸 추천한다)

아니면 매체학원이나 영화학원도 괜찮다. 이 학원들은 입시처럼 빡세지도 않고 나름 널널하니 오디션 준비랑 병행해라.

또 아니면 평소에 연기랑 다르게 관심있던 분야를 한번 배워보는 것도 추천이다. 마치 김민경님처럼 본인의 잠재력을 확인 하고 제 2의 인생을 살 수도?


여기서 진짜 최악은

우울해졌다고 가마니처럼 구는 거다.

가만히 있는다고 이 세상은 먼저 알아봐주지 않는다.

안 그래도 알아달라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아는가?

이제 현실이다.

당신의 현실을 깨부수고 세상의 현실로 나오길 빈다.

 


이 기회를 놓칠까봐

급한 마음에 바로 입단 신청부터 하지 않길 바랍니다.

블로그(연기 칼럼)혹은 인스타 (연기 칼럼) 를 천천히 살펴보면서

당신과 맞는 교육 단체인 지 고민해주신 다음,

차분한 마음으로 신청 해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