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촬영을 마치고...

minifilm 2003.08.25 01:36:12
안녕하세요...minifilm입니다...


흠...

제대로 된 제작 일지를 언제 썼는지 조차 기억이 안납니다...

내가 내 정신이 아닌듯 하루 하루 홀린듯 지나 갑니다..


제주도에서 오늘 올라 왔습니다...

제주도..."떠나요...둘이서..모든것을 훌훌 버리고..."

...말이 좋습니다..제주도...

수중 촬영을 위해 간 제주도는 자외선의 천국이었습니다...

훈련병들 이빠이 얼굴이 벗겨질 정도로 타버렸고...제어 안돼는 수중촬영은...제 입술을...

걸레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한컷 한컷...수중촬영은 정말 어렵습니다...기다리다 지친 감독님은 먼저 올라가시고...

우리 끼리 꿍짝 꿍짝...four beat 속에 촬영을 계속해 봅니다...

...앞으로 '시네마 서비스' 영화중 수중장면이 나오는 영화는 당분간 나오기 힘들것 같습니다...



3월 1일 크랭크-인 한 영화가 촬영만...5개월이 훌쩍 넘어가고 있습니다...

수요일 부터 시작되는 뉴질랜드 촬영과 짜투리 몇장면...그리고 대망의 라스트 장면이

남아있습니다...

정신적으로...지치지 말아야지...다짐을 하지만...육체적으로  점점 지쳐 갑니다...

일주일이 넘도록 머리가 아픕니다...

두통약 문제가 아니라...뭔가 힘듭니다....

현존하는 조감독중 최고의 수면시간을 자랑하는 제가...하루에 5시간도 못자고 있습니다...


어제...날짜 상으로는 그제...제주도에서 마지막 밤을 보내면서...훈련병들과

오겹살에 소주한잔을 마셨습니다...한참 쳐먹구 있는데... 먼저 올라간 경구형한테...전화가 왔습니다...


"돼지야, 오늘이 무슨 날인줄 아냐?"

"몰라요?"

"32년전 8월23일 , 대방동에서 실미도 훈련병들이 자폭한 날이다..."

"....그래요...?"

"돼지새끼! ...애들한테 얘기해 줘라."

"예..."


훈련병들에게 사연을 설명하고 건배를 제의했습니다...

"실미도에 관련된... 모든 사망자들의 영혼과 그 유가족들을 위하여...!!"


흠...우리 훈련병들이 제 말에 그렇게 집중해 주긴 처음인 것 같습니다...

남은 촬영 분량이 또다시 우리의 어깨를 무겁게 누릅니다...


헐.......근데...왜....살이...안...빠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