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부와 돈...

minifilm 2004.04.01 02:38:35
안녕하세요...minifilm입니다...


서울에서의 마지막 일정을 보내고...맥주한잔을 하고...집에 들어와 컴터를 켰습니다...

내일부터는 전주 헌팅을 시작으로 다시 한달여의 강행군이 시작됩니다.


마지막날...사무실에서 아주 약간의 일을 하고, 액션스쿨에 가서

장서희씨를 모시고 귀신특유의 액션인 '거꾸로 매달리기'와 '스완 덤블링'을 연습했습니다.

모...예상은 했지만 겁이 많으시더군요...어쨌든 현장에서는 잘해 내실거라 믿습니다...


저녁에 우연히 '무영X'이란 영화 연출부를 하는 후배놈을 만났습니다.

'비천X'영화를 만드신 감독님의 차기작으로, 조감독님이 두분 계신데...

한분은 4년, 또한분은 3년, 그리고 오늘 만난 놈이 만 1년째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루에 만원이 채 안돼는 돈으로 생명연장의 꿈을 이어가고 있는 그놈의 눈빛은...

생각외로 맑았습니다...불쌍한 넘...글을 쓰면서도...자꾸 눈물이...T.T

집에 돌아오는 30분 남짓한 시간에 많은 생각이 지나갔습니다...

그넘이 속한 팀 이야기는 절대 아니고 일반적인 이야기 몇자를 적어볼까 합니다.


많이 나온 이야기이고, 다른 파트에서도 마찬가지 이겠지만 연출파트에서도 많은 점들이 개선되어야 합니다.

먼저, 구성시기.

프로덕션은 열외로 치고, 포스트는 말 안해도 워낙 빨리빨리를 강조하니 열외로 치고 문제는 프리단계인데

제작사 입장에서 프리단계에 돈이 별로 안든다는 생각인지 유난히 연출, 제작부의 구성시기가 빠릅니다.

(기것해야 밥값정도이니 뭐...)

물론 아이템도 없는데 불안하고 심심하고 같이 밥먹을 사람 없다고 연출부를 빨리 구성하는 일부 몰지각한

감독님의 만행도 개선되어야 겠고,

시나리오 각색단계부터 참가하는 것이 좋게 보면 공부가 된다고 하지만 나쁘게 보면 인력착취이고

감독 혼자 각색료 다 먹으려는 못된 심보로 보이기도 합니다...

각 영화의 경우가 다르고 각각의 경우가 다 다르겠지만 어느정도 합리화된 프리단계가

정착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4년 준비한 영화의 프리나 4개월 준비한 영화나 다를바 없는 현재의 상태는 좀...그렇군요...

완벽한 시나리오와 콘티가 나오고, 같이 일할 스텝들이 구성이 완전히 된후에 시작하는 것이 프리이지

연출부들만 달랑 나와서 표나 만들고 시나리오 장단점이나 워드로 정리하는건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됩니다...


다음은 조감독 페이.

개별계약이 시행되어야 하지 않을까요...저는 통으로 계약금을 받아 조감독이 나눠주는 영화만을 해봤는데...

언제나는 아니지만 잡음이 생기기 마련인것 같습니다...

세금의 문제도 조감독이 모두 안고 가는 경우도 있고, 각자 1/N로 나눠서 내는 경우도 있는데

어떠한 경우라도 찝찝 합니다...

얼마전에 모 조감독으로 부터 '광복절..'은 어떻게 했니? 라는 질문을 받고

우리는 각자 받는돈에서 그만큼의 세금을 띠었다라고 말하자 "양아치"라는 쓴 소리를 들었습니다...

양아치라...그런 양아치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내가 세금을 모두 안고 밑의 애들 돈을 덜주는

'조삼모사'식의 방식도 얼마든지 있습니다...세금의 문제가 아니라

돈을 조감독이 일방적(?)으로 나누는 방식에 문제가 있습니다...

누구는 친하니까 더주고, 누구는 집안이 부자니까 덜주고, 누구는 어쩌구...저쩌구...

초반에 돈으로 기분 상하면 끝까지 일 못합니다...

깔끔하게 각자 계약을 해서 일을 하는게...맞지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만두거나 교체시에도 문제가 덜 생기겠지요...아마도...

...물론 연출부 특유의 유대감이나 공동체 의식은 떨어지겠지만...이제는 시대가 바뀌지 않았을까요...


휴우...자야 되는데...글이 길어져 괴로워 하고 있습니다...어쩌지....


거제도에 가서 마져 쓰지요...그럼...다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