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 되는법!!!

minifilm 2004.07.01 03:56:52
안녕하세요...minifilm입니다...


길지 않은 연출부 생활을 거치면서...(아직도 하고 있기는 하지만)...생각나는 몇가지를 적어보려 합니다...

요즘은 제작부나 미술팀쪽으로 많은 힘이 실리기는 하지만...연출부만의 정말 고유한 일 중 하나는 역쉬...

케스팅이 아닐까 합니다...

프리단계에 들어서면 어떻게들 알고 오시는지 수많은 배우분들과 매니저분들이 방문하시고 전화주시는데...

저만의 개인적인 생각임을 밝히며...어떻게 하면 쉽게 케스팅이 될수 있는지...적어 보도록 하죠...


먼저...1. 방문 시기의 문제 입니다...

이거...상당한 운과 정확한 정보에 의해 좌우됩니다...

정답은 연출부들이 가장 케스팅 하고 싶을때 오시는 건데...이걸 어찌 알수 있을까요...

아무래도 내부자의 정보를 얻는것이 가장 확실하나, 이것이 불가능 할때는 각종 영화주간지를 뒤져서...

'영화화 된다' '제작에 들어간다' 등등의 기사를 보고 가는 방법이 있을듯 합니다...

영화싸이트를 뒤져서 제작사의 전화번호를 알아낸 다음 전화를 해보고...

시간약속을 하고 오시는 것이 좋습니다...

너무 일찍 오시거나...너무 늦게 오시면 굉장히 싫어 합니다...11시 이후 부터 4시 정도의 시간이 좋을 듯...

주중에 오는 것이 좋고, 그중 월요일이 가장 좋을듯 합니다...

아무래도 주말에 놀고 월요일에는 거의 무조건 출근을 하게 되어있습니다...왜 월요일에는 열심히 일하고 싶잖아요...

토요일날 와서 얼굴을 비추는 순간 케스팅은 글렀다고 생각하세요...

놀고 싶을때 들이 닥치면 아무래도 '미운이미지'가 심하게 각인 됩니다...^^


2. 두번째는 방문예절입니다...

이거...다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먼저 의상입니다...자신이 배우임을 알릴수 있는 의상이어야 합니다...후질근...이상한 조끼와 모자 쓰고오면...

100% 퀵서비스 취급받습니다...그렇다고...오바하면...연출부들 미칩니다...각종 밤무대에서나 입고 다닐듯한...

이상한 빤짝이들...미칩니다....적절한 선을 유지하십시요...민간인도 아닌...밤무대도 아닌 그 적절한 선....

다음은 인상입니다...강인한 인상으로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포장하십시요...어떠한 이미지여도 좋습니다....

첫눈에 반할만한...자신만의 캐릭터...건달도 좋고...게이도 좋고...지적인 이미지도 좋습니다...

지금한번 거울을 보고 찾아보십시요...

가능하면 두분이상이 오시는 것이 좋습니다...기억하기 편하고...아무래도 두명보다는 세명이 수다떠는것이

즐겁지 않겠어요?

흠...그리구 또 뭐가 있을까요...

최악의 예를 한번 들어볼까요?

'광복절...' 할때인데....어느분이 오셨셨습니다...

토요일 오후에...정수기 물갈어 주는 분같은 의상으로...잠도 안 깬듯한 모습으로 들어와...

'프로필 내러 왔는데요...?'라는 성의 없는 대사를 치며...제 자리로 왔습니다...

앉으세요...안내를 하고...프로필을 받고...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데...그분이 다리를 꼬시더니...

담배를 물고...무슨 소린지 정확히 판단이 안되는 웅얼거리는 말투로...자신의 신세한탄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거 내면 뭐하냐...캐스팅은 너무 불확실하다...미래가 불안하다...힘들다...'기타등등...

가실 생각도 안했습니다...마냥 앉아서...음료수 마시며...나 붙잡고 신세한탄...이런이런...

퇴근하던 감독님...날 보더니...'넌 뭐하냐?'라는 알수 없는 표정을 지으시고...

겨우겨우 30분만에 돌아가시는 그분의 뒷모습을 보며 난 그분의 프로필을 따로! 별도로! 특별관리할수 밖에

없었습니다...헐헐....

최고의 예를 들어볼까요?

먼저 전화로 방문시기를 물어봅니다...물론 약속을 정하고 정해진 시간에 정확히 옵니다....

첫눈에 그들이 배우임이 느껴집니다...2명...딱 좋은 숫자죠...

최소한의 정보(감독이 누구고...제목이 뭐고...주연배우가 누구고...어떠한 영화이고...)를 알고 온 그들이

고맙습니다...그들의 관심은 우리의 힘이 되죠...

몇마디 전 출연작과 경력사항에 대해 질문과 명괘한 답변을 하고...'오디션 일정이 있는지...?' 를 묻습니다...

대략적인 스케쥴을 알려주고...이런저런 잡담을 하고...돌아갑니다...여기까지 채 10분이 소요되지 않습니다...

지나가던 감독님...날 부르더니 그넘들 누구냐고 묻습니다....잘 골라보라고...한마디 던지고 가십니다...

기분좋은 만남이었습니다...


다음은...3. 전화예절입니다...

방문하신 대부분 분들이 명함을 달라고 하시고...저 또한 아무 거리낌 없이 드리곤 합니다...

제가 명함을 드리는 이유는...드리는 분을 믿는다는 의미가 강하게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정말 시도 때도 없이 전화하시는 분들...진짜 싫습니다...

아침 일찍...또는 저녁 늦게...또는 휴일에...무지하게 전화 옵니다...

그런 분들...절때!!! 우리 영화는 물론 다른 영화도 캐스팅 안됩니다...

벌써 재작년인데...월드컵 한국전 할때마다 전화하는 분 게셨습니다...제가 모라구 막 그랬더니...

담에는 하프 타임에 전화하셨습니다...미웠습니다...이게 뭡니까!!!

또한...전화 받아도 별로 할 얘기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이럴때...개인적인 대소사 묻는 분들...많습니다...

여친하구는 어떻게 지내세요...? 집에는 별일이...? 요즘 건강은...? 이런 질문들....듣기도 민망하구...

답하기도...민밍합니다...

제가 좀 극단적인 경우를 썼는데요...정말로 적재적소에, 적절한 타임에 전화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캐스팅 뭔가를 결정해야 할때...잊고 있었던 분이 전화해서...자신의 존재를 알리면...무릎을 탁! 치며...

맞아...맞아...내가 그분을 잊고 있었군...할때도 많습니다...

이럼...여기서 어려워 집니다...적절한 타이밍은 뭐고...무적절한 타임은 뭔가...?

그걸 어찌 알수 있는가...

....글쎄여....정말 힘든일이군요...

눈치로 때려 잡으십시요...혹은 운발이겠죠...긴 통화 보다는 자신의 존재만을 빠르게 알려주고...그것도

일과 시간에...전화를 합니다...자주도 전화 하지 않습니다...가끔씩...영화가 프리 단계이면...한달에

한번도 충분하고...한참 준비중인것 같으면...안면몰수하고...두배로 늘립니다...절대 그 이상은 늘리지 않습니다...

그 이상은 전화보다는 방문하는 방법을 택하십시요...지나가다 들렸어요...라는 변명을 동반한 채...결코 시간을

뺐지 않으며...간단한 눈도장과 함께 그냥 돌아오십시요...


4. 프로필작성.

프로필...어렵습니다....정답이 없지요...1000명의 케스팅 담당자가 좋아하는 취향은 1000가지...

모두 다른 취향입니다...어렵죠...

무엇보다...성의문제 입니다...사진 한장으론 이미지가 한정되기 때문에 최소 두장이상...최근의 사진이

좋습니다... 너무 많아도 부담스럽습니다...사진값만 해도....

그렇다고 매번 똑같은 사진을 붙여서 몇년째 찾아오시는 분들도 있는데 그럼 안되겠죠?

한눈에 알아볼수 있게 잘 배열된 것이 좋습니다...자신의 출연작과 경력을 정확히 기입합니다...

가능하면 비디오 자료나 자신의 경력을 찾을수 있는 인터넷 주소를 기입하는 것도 좋습니다....

너무 많은 자기 소개는 마이너스가 됩니다...두꺼워서 보관하기도 힘들죠...한장 또는 많아도 두장이 좋습니다.


흠....쓰다보니 양이 좀 많군요....다음에 계속....




P.S....철저히 연출부의 입장에서만 쓴 글입니다...너무 거부감 느끼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