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는 나의 것/ 올드보이가 대체 왜 재미있나요?

manakim 2022.12.11 23:01:55

안녕하세요. 영화를 공부하는 학생입니다. 

복수는 나의 것/ 올드보이에 대한 질문을 네이버 지식인에 올렸으나, 만족스러운 답변을 얻지 못하여

영화를 사랑하는 여러분들이 모인 필름메이커스 커뮤니티에 조심스레 올려봅니다. 

 

여쭙고 싶은 것은 박찬욱 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 올드보이의 스토리가 왜 매력있는가? 입니다. 

대중들은 왜 그 이야기를 좋아할까? 하는 의문에서 여쭙네요.

제가 글재주가 없어 지식인의 질문을 그대로 복사 붙여넣기하여 올립니다. 

감정이 정리되지 않은 채 적은 질문이라 다소 날것의 표현과 공격적인 어투처럼 느껴질 수 있다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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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1. 복수는 나의 것이 대체 왜 재밌나요? 왜 수작인가요? (스토리 측면에서)

 

내용 : 

박찬욱 감독 연출은 정말 기가 막히다고 생각합니다. 과감한 컷 전환, 빠르고 정확한 사건 전개 등..

녹음, 음악, 미술, 촬영 등 아주 전문적이고 섬세합니다. 이런 기술적인 요소들 말구요 (그건 100에 100점이구요)

복수는 나의 것이 스토리적으로 대체 어떤 매력이 있나요?

대중성도, 오락성도 없이 표면만 복수극의 껍데기를 쓰고 있는 혈투극 같은데요...

올드보이, 친절한 영자씨처럼 절대적인 빌런, 절대악이 존재하고 거기에 대항하는 이야기면 그러려니 하겠는데요

복수는 나의 것에서는 그렇지 않잖아요. 

 

약하고 돈 없는 사람들끼리 어쩌다 가난과 오해,사랑으로 얽히고 얽혀서 파멸로 향하는 이야기가 재밌나요?

돈 때문에, 죽기 싫어서, 살려고, 어쩔 수 없이 서로가 서로를 죽이고 고문하고 때리고 버리고 욕하고...

복수극에서 느껴지는 악당 벌줄 때의 쾌감은 온데간데 없고 찝찝함이 남습니다.

(애초에 전기고문, 칼빵 등 장면을 자극적이게 연출한 것도 있구요.)

사회적 메세지를 함의하면 나을지도 몰라, 교훈이며 철학적인 메세지는 오도가도 없고

그저 오징어게임마냥 가난한 소시민들끼리 때리고 죽이다가 나락으로 떨어지는 이야기에서

대체 어떤 의미를 찾고 어떤 재미를 느껴야 할까요? 

 

절대 공격, 비난하려는 의도가 아닙니다.

이 영화를 스토리 측면에서 높이 평가하는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단순 오락성을 위해서라면 플롯이 테이큰, 범죄도시마냥 가야할 텐데요. 이건 단순히 2시간 러닝타임동안 재미를 위해 짜인 복수극이 아니라고 느껴집니다. 그렇담 재미도 없고 대중성도 없는 이 플롯에서 대체 어떤 매력을 느껴야 할까? 그냥 죽고 죽이며 괴로워하는 소시민들을 보며 길티플레저마냥 쾌락을 느끼는 걸까? 권선징악의 플롯은 이제 너무 전형적이니, 죄 없는 사람들을 복수의 대상으로 삼는데서  느끼는 신선함과 즐거움일까? 뭐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아니면 이 영화는 연출과 촬영, 후반작업이 겨우겨우 스토리를 끌어올려 살린 영화일까요? 그렇게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까요? 

 

 

질문2. 박찬욱 올드보이가 왜 재밌나요? 어째서??

 

내용 

:  올드보이가 한국 영화의 전환점이라는 것 알고 있습니다.

연출, 연기, 세트, 조명 너나할것 없이 수준급임도 알고 있습니다.

장면 전환에 쓰이는 후반 작업들은 멋있어서 몇 번이나 돌려봤습니다. 

 

하지만 연출 외 올드보이의 스토리에서 재미를 느끼는 분. 어떤 점에서 재미를 느끼나요?

>>> 별 것 아닌 사소한 말실수로 사이코패스한테 저당 잡혀 감금당한 아저씨 한 명. 그 아저씨는 결국 자신을 가둔 근친남처럼 딸과의 근친을 저지르고 만다. 결국 복수는 희미해지고 유지태도 오대수도 많은 걸 잃은 채 끝.... 

 

이 스토리가 어떤 점에서 대중들을 사로잡은 걸까요? 올드보이의 팬 여러분, 이 이야기가 왜 재밌나요?

 

오대수가 오이디푸스에서 따 왔으며 곳곳에 신화적인 소재를 써서 멋있다.. 그건 신화의 성스러움을 빌려온 것이라, 영화 본연의 발상과 아이디어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인간은 자신의 운명을 거스를 수 없다'는 이 메세지가 너무나 멋있다. 라고 해주시는데요. 이 비관적인 메세지가 왜 가슴을 울리나요 ? 우리는 어차피 태어나면서부터 운명을 거스르지 못하고 정해진 운명대로 살잖아요?  원래 우리의 삶이 운명대로 사는 삶이잖아요.. ?

영화는 현실과 다른 논리를 제공해주고 잠시나마 환영을 맛볼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대중들을 사로잡고 있는 거 아닌가요?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고, 그래서 피하고 싶은 현실의 논리를 대놓고 얼굴에 들이미는데 거기에 찝찝해 하기는 커녕 왜 감동하는 걸까요?? 

 

그리고 그런 당연한 논제를  누나-남동생 / 아빠-딸의 근친 소재를 써서 스토리를 풀어낸 것에 어떠한 매력이 있나요? 오히려 기분 나쁘지 않나요 ?? 

 

 또 야심차게 복수를 꿈꿨지만 결국 복수도 뭣도 이루지 못하고 유지태의 구두를 핥게 되는 오대수를 보면 감동도 쾌감도 없이 맥이 빠지는 느낌 뿐입니다.... 

 

올드보이가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했다는 것 압니다.

하지만 일본 만화는 딸-아빠의 근친 설정이 아예 없으며 오이디푸스 신화를 바탕으로 고안된 것도 아닙니다.

대중들이 감동받는 포인트들은 박찬욱이 각색한 부분이었습니다. 

 

공격성 질문 아닙니다. 영화를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정말 궁금해서 질문드립니다.

한국 대중이 좋아하는 포인트를 공부하려다보니 종종 이해되지 않을 때가 있어서요.

 

그 중 하나가 대중들이 박찬욱의 스토리를 왜 좋아하는가 입니다. 특히 복수 3시리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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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제가 올린 2개의 질문이었습니다.

다시 한 번  정제되지 않은 어투와 공격성 표현에 양해를 구합니다.

 

오랫동안 고민해오다가 답이 서지 않아 이렇게 질문 올려봅니다.

어떠한 의견이라도 감사히 받겠습니다.

 

많은 답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