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제가 도망치려는 것 같습니다 조언 부탁드립니다...

달구덕구 2020.06.26 02:23:49

안녕하세요... 맨날 들락날락만 하다 결국 가입하고 질문 올립니다 일단은 스물두 살 성인이고요 대학 다니다 너무 안 맞아서 때려치고 직장 일 년다니다 막연하게 생각하던 영화라는 꿈이 이루고 싶어서 무작정 그냥 영화과에 가겠다!! 하고 재수 준비 중인 백수입니다... 

 

그런데 공부하다 보니 자꾸 불안하고 회의감만 들더라고요 내가 이렇게 해서 대학은 갈 수 있나? 대학을 가면 뭘 공부하지? 내가 거기 졸업해서 영화를 한다는 보장은? 또 내가 옛날에 그랬던 것처럼 못 버티고 도망치는 게 아닌가? 그리고 그 불안함에 인터넷을 찾고 카페며 커뮤니티며 찾아다닌 결과 '영화과'에는 영화 못하면 죽을 것 같은 사람들만 와라(이거는 당연한 거 알고 있습니다!! 학교나 현장이나) 영화 찍어 본 사람들만 와라 어느정도 알고 있는 사람들만 와라 이런 글들 뿐이더라고요 심지어 오늘 잠시 쉬자고 올린 글에는 어떤 분이 여자는 입봉하기 힘들다 이런 말을 하셨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니까 저는 여자고 대학 졸업하면 스물일곱이더라고요 현재까지 아는 지식은 수능 영어 국어 수학 탐구 그리고 예전 직장에서 하던 일들 조금이고요...

 

안 그래도 불안한 마음이 더 불안해졌습니다 요즘은 공부하다 손도 막 떨기 시작했고요 그러다 결국 뛰쳐나와서 여기 필커 엄청 뒤졌어요 큐앤에이검색하고 커뮤니티 검색하고 그러다가 찾았습니다 서울에는 한겨레영화학교나 미디액트나 몇개월간으로 영화 제작 과정을 배울 수 있는 곳이 있더라고요 이걸 찾으니까 마음이 좀 나아졌습니다 유일한 돌파구처럼 보였나봐요 그래서 그걸 들고 엄마한테 갔습니다 나 이거 해서 포폴 나오면 그걸로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현장에 가보겠다 대학 가면 엄마 돈도 부담이고 나 졸업할 때 되면 나이도 많다 그러니까 여기 가서 배우겠다 서울 가고 싶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연히 엄마 반응은 안 좋으시고요 그냥 영화과를 나와서 좀 완만한 길을 밟으라 하십니다 대학 가라는 말입니다

 

계속 생각하고 생각했습니다 이게 맞나 저게 맞나 근데 한편으로는 또 제가 수능이라는 거에 대해서 도망치려고 이러는 건가 싶기도 하고 하기도전에 겁부터 먹고 숨구멍 만드려는 것 같기도 하고 또 그러니까 제가 한심해지고 끝이 없더라고요 친구들한테 묻기도 그렇고 한 명 물었더니 이 친구 역시도 대학 가는 게 나아 보인다고 합니다 물론 저는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스스로 자기합리화를 계속해서 하는 건지 아니면 진짜 그렇게 생각하는 건지

 

말이 길어져서 죄송합니다 그냥 넋두리 겸 줄줄 풀어 놓은 것 같아 죄송합니다 조언이 듣고 싶습니다 대학을 가서 더 심화된 지식을 습득하고 동기들끼리 부딪히다 나오는 게 나은 건지 아니면 나이 더 먹기전에, 대학교라는 곳에서 나가떨어지기 전에 뭐라도 해 보는 게 맞는 건지... 대학이 꼭 필요한 건지도 궁금합니다 글이 길어서 죄송합니다 그리고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