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퀴노 2018.05.20 11:53:23

안녕하세요 전 배우가 되고 '싶었던' 사람입니다.

 

어릴 때부터 항상 배우와 가수를 입에 달고 살았으나 부모님이 추구하는 것과 너무 상반되는 나머지 아예 생각도 하지 않고 살았습니다.

거기에 가정형편 상 학원을 갈 수 없었기 때문에 연극영화과는 생각도 하지 않았는데 아쉽기도 하고 시작하려는데 방향을 못 잡겠어서

학원을 가보는편이 좋겠다 싶었습니다.

 

고등학교 3년을 알아보러 다녔습니다. 갔던 곳을 또 가고 정말 꾹꾹 참다가 집에 얘기하면 싸우고 뒤집어지기를 반복했습니다.

 

그러다 수능을 2, 3개월 앞두고 제 상황을 고려하여 맞춰주신 원장님 덕에 학원을 다니게 되었습니다. 자신감은 하늘을 찔렀고,

매일매일이 즐거웠습니다. 연영과를 자만하고 우습게 보는 건 아니지만 꾹꾹 참던게 터지다보니 난 무조건 붙는다! 하고 자신감이 넘쳤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절망적이었습니다. 전부 쌘 곳을 쓰긴 했지만 최대가 대기순번 9번인가 그랬던 것 같습니다. 물론 기초도 없는 애가 3개월 학원 다니고 어떻게 붙겠냐만은.....

 

집에서도 그렇게 터무니없이 지원하고 돈만 버리고 이게 뭐냐고 물었고 저도 스스로 낙담했습니다. 관심없던 친구들도 기대하고 있었던 터라 더 부끄러웠습니다. 그리고 나서 저는 대학을 포기하고[1년을 더 하면 들어가는 돈과 시간이 감당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학원에서 알게 된 선생님이 알려주신 방법으로 현장을 뛰었습니다. 스탭은 아니지만 스탠딩하고 간혹 대역하고 간단한 정도였지만 뭐라도 배울 수 있겠거니 생각하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일이 워낙 불규칙적이다 보니 다른 일을 할 수가 없었고 집에서 보기엔 하다가 안하다가 반복하게 보이니 당연히 부정적인 생각이었습니다. 그럴거면 그만 두라고.

 

그래서 알바를 1년 하고 바로 군대를 다녀왔습니다. 아예 생각을 접었습니다. 짧았지만 제가 느끼기에 맨땅에 헤딩하듯 걸었던 길은 안개속이었고 이 길이 맞는지, 뒤는 아닌지, 길이 있긴 한건지, 알 수 없는 길을 걸은 시간이었습니다.

 

다시는 돌아보지 않겠다 생각하고 제가 그동안 좋아했던 [글쓰기] 소설을 썼습니다. 그러다 제 중학교 친구가 저한테 연락이 왔습니다.

아직도 너 상황이 안된다고 하고 싶은거 포기하고 그렇게 방황하고 사냐고. 할말이 없었습니다. 뭐라고 해도 다 변명이었으니까요.

 

전역 이후 배우는 생각도 하지 않았으니 몸매 관리는 물론이거니와 되던것도 안되는 폐차 상태였어서 그런지 더 자신감이 없었습니다.

 

"언제까지 그렇게 묵혀두고 살래? 어차피 뭘해도 고생하는건 똑같은데 하고싶은거 하면서 고생 더 빡세게 해. 그리고 성공해. 그럼 되잖아."

 

라고 하는데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그리고 제가 항상 하던 말을 친구에게 들었습니다.

 

"야. 쫄지마 임마 안죽어."

 

그 전화를 끊은 후 침대에 누워서 2시간을 고민하다 잠들었습니다.

 

그리고 한동안 아예 생각도 안했던 필름메이커스를 들어왔습니다.

 

여전히 앞이 안보이는건 똑같았고 방향을 못잡는것도 여전합니다.

 

하지만 정말 내가 할 수 있다면, 기어가더라도 나중에 일어 설 수 있다면 하고싶습니다.

 

기본기부터 잡고 몸매관리하고 발음교정에 이것저것 기본 베이스부터 맞춰야하는건 당연합니다.

 

그리고 나서 기본을 잡고 나면 뭐부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까요.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