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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리뷰

부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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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1월 11일 02시 41분 40초 *.170.55.188
조커하면 히스 레저. 공식이 돼버렸다. 하지만 이전까지만 해도 조커의 얼굴은 잭 니콜슨이었다. 히스 레저의 조커가 철학적이었다면 잭 니콜슨은 광대로써의 면모가 강했다. 우스꽝스러우면서 기괴한. 개인적으로 뇌리에 박히는 강렬함만을 따졌을 땐 잭 니콜슨이 한 수 위다. 그런 그가 로맨틱 코미디라니. 그 기괴망측하던 조커의 로맨스. 상상이 잘 안가겠지만 한 가지 일러두고 싶은 점은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를 보면 뇌리에 박혔던 조커의 이미지가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입만 열면 독설인 강박증 환자, 유달(잭 니콜슨)은 외식을 할 땐 항상 같은 식당, 같은 자리에 앉는다. 그 식당을 고집하는 이유는 유일하게 그에게 친절을 베푸는 웨이트리스, 캐롤(헬렌 헌트) 때문이다. 그녀는 천식에 걸려 아픈 아들을 돌보느라 고생이지만 항상 당차다. 하지만 아들의 병세가 심해져 결국 일을 그만둔다. 이 때 유달은 옆집의 반 협박으로 강아지, 버델을 맡으며 깊은 애정을 쏟았지만, 버델이 다시 원래 주인에게 돌아가 공허에 빠진 상태였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캐롤까지 못 보게 된 그는 폭발하여 식당에서 난동을 부리고 그녀를 찾아간다.



‘잭 니콜슨, 조커에서 유달로’



영화 초반까지만 해도 잭 니콜슨에게서 조커의 그림자가 엿보였다. 워낙에 강렬한 캐릭터였고 훌륭히 소화했으니 당연했다. 그러나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조커는 서서히 잊혀지고 유달만이 남는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에서 유명 작가인 유달은 자신의 팬에게마저 신랄한 비판을 선사하는 비호감에다가 걸을 때 어떤 선도 밟지 못하고, 현관문을 잠글 땐 꼭 세 번씩 확인하는 강박증 환자임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를 애정하게 된다. 또 그의 사랑을 응원하게 된다. 특유의 게슴츠레한 눈빛과 연기에 빠져들게 한다. 이는 버델의 역할도 큰데, 미치도록 사랑스러운 버델과 험상궂고 괴팍한 유달의 이미지가 대비되면서 묘한 조화를 이룬다.


가리지 않고 막말을 하며 인간 자체를 싫어하는 듯 했던 그는 사실 온기가 필요했다. 그토록 강아지를 싫어하던 그는 한 번 버델이라는 작은 온기를 들이게 되자 헤어 나오질 못한다. 버델이 떠난 날엔 피아노를 치며 울기까지 한다. 버델을 계기로 그 주인인 사이먼(그렉 키니어)과도 교류를 나누게 된다. 싫어하는 체 하지만 집을 잃은 그에게 방 하나를 내준다(버델과 함께 살기 위해서 일 수 있지만 어쨌든 둘 다 마찬가지다). 하지만 진정으로 그가 원한 온기는 캐롤이다. 누구에게나 당당하던 그는 그녀 앞에서만은 어쩔 줄 모른다. 사랑에 빠졌기 때문이다. 그녀가 다신 보지 말자고 한 날에는 절대 빼먹지 않던 문 세 번 잠그기마저 까먹는다! 이 부분이 영화의 감동 포인트 중 하나다. 그는 강박증이 심하기 때문에 무슨 일이 있어도 이를 어기지 않았다. 허나 그녀로 인해 문 잠그기는 물론 선 안 밟기 공식마저 깨트렸다.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이 일은 그에게 굉장히 큰 사건이다. 결국 그가 진정 원했던 것은 증세마저 잊을 만큼 커다란 온기였다. 사랑이라는.



‘더 좋은 남자가 되고 싶게 만들었어요.’



“더 좋은 남자가 되고 싶게 만들었어요.” 유달이 캐롤에게 한 대사이다. 많은 이들이 이 대사에 깊은 공감을 표할 것이다. 누구든 사랑하는 상대에게 더 멋져 보이고 싶고 대단해보이고 싶기 마련이다. 이 같은 심리를 정확히 꿰뚫은 멋진 대사다. 유달의 경우에는 좋아하는 여자에게 정상으로 보이고 싶은 마음이 투영되어있다. 그녀를 위해 강박증 증세를 줄이려 그 싫어하던 약을 먹었을 뿐 아니라 절대 고칠 일 없던 냉소적인 성격마저 이겨낸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잭 니콜슨의 연기가 진가를 발휘한다. 이전까지의 대사 톤과 억양과는 다른, 나직하고 진지하게 대사를 뱉으며 강한 울림을 준다. 화룡점정으로 그 말을 들은 캐롤의 촉촉이 젖은 눈동자가 감동을 더한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에도 부족한 면은 있다. 스토리 진행에 대한 세부설명이 부족하다. 그래서 중간 중간에 뚝뚝 끊긴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게다가 2018년인 지금, 이와 비슷한 소재를 다룬 영화는 많이 나왔다. 그럼에도 97년도 작품인 이 영화를 굳이 추천하고 싶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에는 최근 영화엔 없는 특별한 감성과 연기가 있기 때문이다.




김민구(go9924@naver.com)

(https://brunch.co.kr/@go9924)

(https://blog.naver.com/go9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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