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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모르는 이야기' 시나리오 "조언 부탁드려요...!"

niebid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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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07일 21시 59분 52초 *.36.13.91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

 

S#1 독서실/

혜수(17, )가 좁은 독서실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그녀는 문제집을 풀면서 계속 타이머를 확인한다. 1분 남았다.

밖에서 시위대의 구호가 들려온다.

 

시위대: 빨갱이는 물러가라! 대통령을 석방하라! 석방하라!

 

 

S#2 독서실 밖, 큰길

큰 무리의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사람들이 길을 완전히 차지하고 행진하고 있다.

혜성(13, )이 어른들 사이에서 이리 저리 치이고 있다. 

 

 

S#3 다시 독서실 안.

계속해서 구호가 들려온다.

타이머가 진동한다. 혜수는 얼굴을 찡그리며 타이머를 잡는다.

그녀는 문제지를 구겨서 쓰레기통에 던진다.

친구가 뒤에서 다가와 그녀의 어깨를 툭툭 친다.

 

친구1: , 밖에 니 동생 있다?

 

혜수는 무슨 소리야하는 표정으로 돌아본다.

 

 

S#4 다시 큰길

어른들 사이에 끼어 있던 혜성이, 멀리 독서실 건물에서 혜수가 나오는 것을 발견한다.

혜수는 혜성의 쪽으로 달려온다.

 

혜수: 너 거기서 뭐 해? 빨리 나와!

 

혜수는 사람들 사이로 팔을 넣어 혜성을 붙잡고 끌어내려 한다.

무리 속에 있던 할머니가 혜성의 다른 한 팔을 잡는다.

 

할머니: 학생, 지금 뭐 하는 거야!

혜수: 그쪽이야 말로, 뭐 하는 거예요?!

 

양 쪽으로 당겨지는 혜성. 얼굴 클로즈 업.

 

혜성(V.O.): 예전에는 가족들과 다 함께 중국집에 가곤 했습니다.

 

 

S#5 교실/

혜성이 교실 앞에 서서 발표문을 읽고 있다.

아이들은 서로 속닥거리며 장난을 치고 있고, 아무도 혜성의 발표에 집중하지 않는다.

선생님은 옆에 앉아서, 책 뒤에 핸드폰을 숨기고 페이스북을 보고 있다.

 

혜성: 하지만 요즘에는 중국집에 가지 않습니다.

 

 

S#6 /

호남(67, )이 성조기를 둘둘 말면서, 거실을 지나가고 있다.

호남이 혜수의 방 앞을 지나가자, 혜수는 문을 쾅 닫는다.

 

 

S#7 다시 교실

혜성: 저는 다시 가족들과 중국집에 가서 짜장면을 먹고 싶습니다.

 

선생이 핸드폰을 안에 넣은 채로 책을 덮고 일어서서, 박수를 치며 가식적인 미소를 짓는다.

 

선생: 혜성이 발표 잘 하네? 얘들아, 집중 해야지!

 

혜성이 발표문을 든 손을 아래로 내린다.

하얀 발표문 표지 위로 타이틀: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

 

 

S#8 /아침

호남의 방.

호남이 작은 방에서 혼자 사진을 닦고 있다. 사진 속에는 머리를 짧게 깎은 남성 열댓 명이 몸에 딱 맞는 교복을 입고 서있다.

방에는 여러 사진들이 걸려 있다. 바닥에 태극기와 성조기가 함께 놓여 있는 것이 보인다.

밖에서 AOA빙글뱅글이 들려오기 시작한다. 호남은 잠시 고개를 들었다가 다시 사진을 닦기 시작한다.

거실.

혜수와 혜성이 식탁에 앉아 밥을 먹고 있다. 혜수의 핸드폰에서 노래가 나오고 있다.

도이(45, )가 빈 그릇들을 부엌으로 치우고 있다.

 

도이(혜수에게): 할아버지 나와서 밥 드시라 좀 해라.

혜수(음악을 끄며): 나 지금 나가야 돼.

도이: 나도 지금 나가는데.

 

혜수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현관 쪽으로 간다. 혜성도 일어선다.

호남의 방.

똑똑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고 혜성이 문을 열고 들어온다.

 

혜성: 할아버지, 엄마가 밥 드시래요.

 

호남은 성조기를 집어 든다.

 

호남: 우리 손자, 오늘 할아버지랑 같이 구치소 앞에 갈래?

혜성: … 숙제 있는데

호남: 숙제는 나중에 해도 되지. 할아버지 초등학생일 때는 숙제 같은 거 안 했어.

혜성: 좀 많아요

 

호남은 잠시 혜성을 쳐다보다가 고개를 돌리고 책상 위에 성조기를 내려 놓는다.

 

 

S#9 /오전

호남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꽂은 가방을 매고 현관에서 신발을 신고 있다.

집은 조용하다.

혜성은 자신의 방에서 창문 밖에 내다보고 있다.

창문의 살짝 금이 간 부분에 혜성의 얼굴이 비쳐, 그의 얼굴도 여러 갈래로 금이 가 나눠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린다.

혜수의 방.

혜성이 문을 열고 들어온다.

책상 위에 놓여있는 사진이 보인다. 사진 속에는 혜성, 혜수, 도이, 호남이 함께 웃고 있다.

점프 컷. 이제 책상 위에 놓인 사진 속에는 혜수와 그녀의 친구들이 웃고 있다.

헤성은 책상 쪽으로 다가간다. 혜수와 친구들 사진 뒤에, 처음에 보였던 사진이 액자 속에 같이 끼어 있는 것이 보인다.

혜성은 앞에 있는 사진을 빼려고 한다. 잘 되지 않는다. 한참 시도하다가 포기하는 혜성.

거실.

냉장고를 열고 안을 들여다보고 있는 혜성.

 

 

S#10 차 안/

도이가 정체 속에서 통화를 하고 있다.

라디오가 틀어져 있다.

 

앵커: 힘든 하루가 끝나고 가족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노래

 

선생님(E): 혜성이가 발표 수업 같은 거는 정말 잘하는데, 수학이나 영어 같이 좀 중요한 수업에서 부진한 면이 있어요

 

 

S#11 /

혜성이 거실에서 자신의 발표문을 읽어보고 있다.

문이 열리고 도이가 들어온다. 혜성은 발표문을 들고 도이의 앞으로 간다.

 

혜성: 엄마 나 오늘 이민지 선생님 시간에 발표했어.

 

도이는 신발장을 열고 신발을 넣는다.

 

도이: 혜성아, 너 수학이랑 영어 잘 못한다며. 왜 공부 안 해.

 

도이는 혜성을 지나쳐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다가 뒤돌아본다.

 

도이: 지금 시간 있을 때 해.

 

도이의 뒤로 문이 닫힌다. 문에 하트가 그려져 있다.

혜성은 잠시 멍하니 하트 문양을 바라본다.

 

 

S#12 /오전

혜수가 자신의 책상에 앉아서 문제집을 풀고 있고 혜성이 그 뒤에 서있다.

 

혜수: 싫어. 내가 그런 데를 왜 가.

혜성: 가면 햄버거도 공짜로 준데.

 

혜수는 책상 위에 있는 액자에 사진이 조금 삐져 나온 것을 발견한다. 사진을 다시 원래데로 집어넣는다.

 

 

S#13 지하철/오전

호남과 혜성이 지하철에 올라탄다. 호남은 노약자석 쪽을 바라보는데 자리가 없다.

일반석에서 교복을 입은 학생 네 명이 호남을 바라보더니 일어나서 멀리 걸어간다.

호남과 혜성은 그 자리에 앉는다.

호남은 조금씩 주변을 둘러본다. 혜성은 건너편 창문을 바라보고 있다.

건너편 자리에는 직장인 몇과 여고생 한 명이 앉아 있고 그들 뒤의 창문으로 한강이 보인다.

몇몇 사람들이 호남을 이상하게 바라본다.

호남은 사람들 눈치를 보다가, 갑자기 혜성의 다리 위에 손을 얹고 말을 시작한다.

 

호남: 혜성아 우리가 뭐 하는 건지 알아?

 

혜성은 호남의 가방에 있는 성조기를 보고는 고개를 끄덕인다.

 

호남: 우리나라 정권이 북한 놈들 손에 넘어갔으니 어쩌겠어. 군 복무 줄이고 그러는 것도 다 북한 놈들 쳐들어 오기 쉬우라고 그러는 거야.

 

호남과 비슷한 복장을 한 할아버지가 혜성과 호남 건너편에 앉은 여고생 앞에 선다.

혜성은 계속 창문 밖을 바라본다. 연 세 개가 날고 있는 것이 보인다.

순간 높은 빌딩이 연을 가린다.

 

호남과 비슷한 할아버지: 어른이 앞에 있는데 모른 척하고 핸드폰만 보고 있어? 거 어디서 배운 버릇이야?!

 

할아버지가 여고생의 머리를 손바닥으로 탁, 친다.

혜성이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호남에게,

 

혜성: , 할아버지, 저거 누나랑 같은 교복이다.

호남: 할아버지도이렇게 나이 들어서 이런 일 하고 싶지 않지. 그래도 아무도 나서질 않으니까, 할아버지가 계속 나설 수밖에 없는 거야.

 

여고생은 자신을 때린 할아버지를 올려다보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곳으로 간다. 할아버지는 여고생이 떠난 자리에 앉는다.

할아버지는 주변을 둘러보다 호남을 발견하고 반가운 표정을 짓는다.

 

할아버지: 안녕하세요!

호남: 아이고! 안녕하세요!

할아버지: 날씨 참 덥죠?

호남: , 오늘 날씨 참 덥네요!

 

 

S#14 버스/

버스 안은, 호남과 비슷한 복장을 하고, 손에 태극기나 팻말 등을 들고 있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사람들이 큰 소리로 서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그게 어떻게 대통령이 할 짓이야.”

그 판사가 분명히 빨갱이라고 그랬는데…”

요즘 애들은 나라가 어떻게 굴러가든 관심이 없으니까…”

애초에 국가라는 개념이 뭔지 모르죠.”

 

혜성은 사람들에게 밀려서 창문에 바짝 붙어 있다. 밖에서 사람들이 지나가는 버스를 바라본다. 어떤 사람들은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는다.

버스 안 사람들은 구호를 외치기 시작한다. 사람들이 목소리가 점점 커지기 시작한다.

 

빨갱이는 물러가라! 빨갱이는 물러가라!”

 

손잡이를 잡고 서있던 직장인 한 명이 사람들 눈치를 보다가 다시 핸드폰으로 고개를 숙인다.

교복을 입은 남학생 한 명이 친구와 통화를 하고 있다.

남학생: 뭐라고? …. 아니 그냥, 지금 버스 안인데 주변이 너무 씨끄러워서

 

구호를 외치던 사람들 중 한 명: ?! 누가 지금 씨끄럽다고 했어? 지금 씨끄럽다고 한 사람 누구야?!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한다.

남학생은 천천히 핸드폰을 내린다.

 

구호를 외치던 사람: 지금 우리는 나라를 잃을 판인데, 이게 씨끄러워?!

 

 

S#15 큰 길/

수많은 사람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행진하고 있다.

혜성은 사람들 속에서 이리 저리 치이고 있다.

저 멀리 앞에서 호남이 성조기를 들고 주변 사람들을 따라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혜수의 목소리: 너 거기서 뭐해?! 빨리 나와!

 

혜성은 누나의 목소리가 들린 방향을 돌아본다.

혜수는 사람들 사이로 팔을 넣어 혜성을 붙잡고 끌어내려 한다.

무리 속에 있던 할머니가 혜성의 다른 한 팔을 잡는다.

 

할머니: 학생, 지금 뭐 하는 거야!

혜수: 그쪽이야 말로, 뭐 하는 거예요?!

할머니: 강할아버지! 강할아버지!!

 

멀리서 호남이 뒤를 돌아본다. 그는 혜수를 발견하고 뒤돌아서 뛰어온다.

호남은 혜수를 붙잡는다.

 

호남: 너 지금 뭐 해?!

혜수(호남을 보지 않은 채): 아이씨 쫌!

 

혜수는 계속 혜성을 끌어내려 한다.

 

호남: 너 왜 이래?!

 

혜수는 혜성을 놓고 호남의 팔을 뿌리친 다음 뒤로 물러선다.

 

혜수: 지랄 진짜

할머니(혜성의 팔을 놓으면서): 어디 할아버지 한태 욕을

혜수: 할머니 한태도 한 말이거든요.

 

혜수는 혜성의 손을 잡고 함께 멀어진다. 뒤에서 호남이 한 손에 성조기를 든 채, 그들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할머니 목소리: 어후 요즘 것들…!! 저걸 어쩌면 좋아…!

 

 

S#16 독서실 뒤 골목/

혜수가 혜성을 데리고 골목 뒤로 들어온다. 친구1이 담배를 피고 있고, 친구 2는 핸드폰을 하고 있다.

 

친구1: 니 동생이야? 귀엽다

 

친구1이 혜성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친구1(혜수를 돌아보며): , 오늘은 그만 하고 놀러 가자.

혜수: 나 돈 없어.

친구2(계속 핸드폰을 보며): 김정한이랑 그쪽 애들 오늘 이 주변에서 논다는데 거기 가볼래?

 

친구1이 혜수에게 같이 가자는 것처럼 고개를 끄덕인다.

 

 

S#17 텅 빈 공원/저녁

회색 정장을 입은 할아버지가 술에 취한듯이 비틀거리며 걸어가고 있다. 그는 앞에 있는 벤치에 고등학생 몇 명이 앉아 있는 것을 발견한다.

 

할아버지: 어이, 어이! 거기 나와…!!

 

학생들은 가만히 앉아서 할아버지가 다가오는 것을 보고 있다.

 

할아버지: 나오라고!!

 

남학생 한 명이 일어선다.

 

 

S#18 공원/저녁

혜수와 혜성, 그리고 혜수의 친구들이 공원에 서서 그들 쪽으로 걸어오는 학생들을 보고 있다.

걸어는 학생 중 한 명: 우리 이십만원 생겼다.

친구1: 와 진짜?

 

혜성은 걸어오는 학생들 뒤로 바닥에 주저 앉아있는 할아버지를 본다.

 

할아버지: 씨발놈들아! 개새끼들아!

 

 

S#19 거리/

혜수와 혜성, 그리고 혜수의 친구들이 거리를 걷고 있다.

혜수는 웃으며 친구들과 떠들고 있다.

 

혜수(혜성에게):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혜성은 길 건너편에 중국집 간판이 있는 것을 발견한다.

 

혜성: 누나 나 짜장면.

혜수: 짜장면? 뭔 짜장면이야. 오늘은 돈 많이 들어도 돼.

친구1: 저 파스타 집 완전 가보고 싶었는데!!

 

 

S#20 파스타 집/

혜수와 친구들이 파스타를 앞에 두고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서로 사진을 찍어 주기도 하고 다 함께 나오게 찍기도 한다.

혜성은 이 모습을 바라보다가 자신 앞에 있는 스파게티를 바라본다.

 

 

S#21 피씨방/

혜수와 혜성, 그리고 친구들이 피씨방에 들어선다.

공원에서 만났던 학생들이 이미 자리에 앉아있다.

 

학생 한 명: 어 왔어? 우리는 애들 더 온다 해서 저기 뒤에 앉을 거니까, 너희가 여기 앉아.

 

앉아있던 학생들이 자리를 비우고, 혜수와 친구들이 대신 앉는다. 혜성은 누나 옆에 앉는다.

혜수가 앉은 자리 앞의 컴퓨터에는 실시간 네이버 뉴스 사진들이 올라와 있다. 혜수는 사진들을 하나씩 넘겨본다. 낮에 보았던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사람들 무리가 찍힌 사진이 나온다.

 

친구1: , 이거 뉴스에 나왔어? 댓글 봐봐.

 

친구1은 마우스를 잡고 댓글창을 열어 보더니 웃는다. 그녀는 키보드로 뭔가 치기 시작한다.

 

친구1: 노인네들이 뭘알아요우리가 이해해 줘야지.

 

 

S#22 피씨방 흡연실/

모두 슬로우 모션(고속 촬영)으로.

연기가 자욱한 흡연실에 혜수와 혜성, 친구들, 그리고 공원에서 만난 학생들이 함께 있다.

친구2가 그 학생들에게 담배 하나를 받아서 친구1에게 넘긴다.

친구1이 한번 펴 보고, 웃으면서 혜수에게 건넨다. 혜수도 담배를 빨아 보고 웃는다.

다른 학생들은 담배를 피면서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가 웃기 시작한다.

점프 컷. 아이들이 움직일 때마다 흡연실 안에 자욱한 담배 연기가 끈적거리는 느낌으로 함께 움직인다.

남학생 한 명이 혜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담배를 물고 있는 여학생 한 명이 혜성 앞에 쭈그리고 앉는다. 여학생은 입에서 담배를 빼들고 혜성을 바라본다.

 

여학생: 너도 한번 펴볼래? (웃음)

 

혜성은 천천히 담배를 받는다. 담배를 입으로 가져간다.

혜수가 남학생과 이야기하다가 웃는다.

혜성이 담배를 빨아본다. 담배 불이 밝아진다.

혜성 앞에 쭈그리고 앉은 여학생의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혜성은 기침을 하기 시작한다.

카메라는 흡연실 밖에서 안을 촬영한다. 유리 문을 통에 자욱한 연기와 그 안에서 기침을 하고 있는 혜성이 보인다.

 

 

S#23 /

혜성이 불이 꺼진 부엌에 서있다.

혜성은 냉장고 문을 열어본다.

냉장고 불빛이 혜성의 모습을 비춘다.

혜성은 냉장고 문을 닫고 잠시 어둠 속에 서있다.

 

 

S#24 교실/

혜성이 교실 앞에 발표문을 들고 서있다. 아이들의 떠드는 소리가 들린다.

 

선생님: 얘들아. 조용히 하자.

 

떠드는 소리가 조금 줄어든다.

혜성은 무표정인 얼굴로 발표문을 읽기 시작한다.

영상 전체 무음.

선생님이 책 뒤에 숨겨 놓은 핸드폰을 보다가, 고개를 들고 혜성을 바라본다.

 

 

S#25 달리는 차 안/

도이: 저번에는 발표 수업은 잘 한다고 하셨잖아요?

 

옆 좌석에 놓여진 핸드폰에서 선생님의 목소리가 나온다.

 

선생님: , 못하는 건 아니고요, 어머님. 이번 수업이 가족에 대해 이야기 해 보는 거였는데, 취지에 좀 안 맞는다고 할까어느 정도 부적절 한 면도 있어서요.

 

식당가 앞 도로 변에서 차가 멈춘다. 도이가 차에서 내린다.

 

선생님(VO): 아이들은 좀 관심이 필요한 거예요. 혜성이 또래 애들은 다 한번씩 그러는 거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어머님.

 

 

S#/

도이가 문을 열고 들어온다. 그녀의 손에는 비닐 봉투에 담긴 중국집 배달 음식이 들려 있다.

도이는 식탁으로 걸어와서 배달 음식을 내려놓는다. 식탁에 혜성의 발표문이 놓여있는 것이 보인다. 도이는 발표문을 들어서 읽어 보기 시작한다.

혜성의 방.

혜성이 책상에 앉아서 공부를 하고 있는데, 밖에서 도이가 소리친다.

 

도이: , 강혜성! 나와봐!

 

혜성이 방문을 열고 거실로 나온다.

도이가 식탁 옆에서 그의 발표문을 들고 서있다.

 

도이: 너 여기 뭐라고 쓴 거야.

 

혜성은 대답하지 않는다.

 

도이: 이런 말은 어디서 배웠어? ?  

 

잠시 침묵. 도이가 한숨을 내쉰다. 그녀는 발표문을 도로 내려놓는다.

 

도이: 엄마가 짜장면 사왔어. 밥 안 먹었지?

 

혜성은 잠시 비닐봉투에 쌓인 짜장면 그릇을 바라본다.

 

혜성: … 안 먹어.

도이: ? 왜 안 먹어. 너 계속 짜장면 먹고 싶어 했잖아. 누나한태도 사달라고 그랬다며.

혜성: …

도이: 먹어! 불기 전에.

 

도이는 잠시 혜성을 바라보다가, 한숨을 내쉰다.

 

도이: 사왔는데 정말 어쩌자는 거야. 이거 지금 네가 안 먹으면 아무도 못 먹는다.

 

도이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서 문을 닫는다. 부엌에 혜성 혼자 남는다.

혜성은 짜장면을 한참 바라보다가 천천히 식탁에 앉는다.

혜성은 짜장면을 먹기 시작한다.

카메라는 오랫동안 짜장면을 먹는 혜성의 모습을 텅 빈 거실과 함께 멀리서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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