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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에서 설치는 아줌마들에 대한 어떤 네티즌의 글 (추천)

2005년 05월 02일 04시 12분 15초 5130 7 2
주기적인 야근으로 지친 몸의 건강관리를 위해 3년전부터 수영을 하고 있습니다 해보니 수영만큼 좋은게 없습니다 일단 비용이 저렴합니다 수영복 다 해봐야 8만원이면 고급으로 두르고 이용료도 공공수영장이라 1회 2500원입니다 이정도면 등산보다 더 쌉니다

대부분 처음 시작할 땐 강사에게 몇 달 배우고 시작하는데 전 이 과정을 무시했습니다 대충 물에는 뜰줄알아서 옆에서 하는거보고 따라하면 될거라 생각했죠 또 수영의 속도감 보단 물속에서 자유롭게 유영하는 그 기분이 더 좋았습니다 그래서 수영잘하시는 분들 보고 부러움이 든다거나 챙피함을 느끼지 않고 즐겁게 할수 있었습니다 수영 1년쯤 되었을 때는 지켜보던 할머니께서 답답하다며 제 엉터리 평형을 교정해줄 정도였습니다 2년째 쯤에는 어떤 아주머니께서 새로운 수영기법이냐며 진지하게 물어왔을 정도입니다 ㅋㅋㅋ

대략 제가 수영장을 찾는 시간은 12시에서 오후 2시 사이입니다 이때 자유수영이 가능합니다 근데 그시간 대에 수영장에 오시는 분은 대부분 여성주부들입니다 3년간 여자들과 몸을 부대끼며 수영을 즐겼죠 그래서 제가 수영을 즐기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슬아슬한 경험이 많았거든요 여자분 벗은 히프는 두번봤고 제 히프는 한번 보여드렸습니다 더 이상 아찔한 경험은 없었고요

여자분들과 같이 운동하면서 꼭 즐거운 일만 있었던건 아닙니다 이분들이 가끔 사람을 굉장히 짜증나게합니다 앞서 밝혔듯이 저는 속도감보단 자유로운 유영을 즐기는편이고 게다가 제대로 배운게 아니다보니 속도가 좀 느립니다 그래서 같은 레인을 쓰는 여자분들이 저를 자꾸 추월하려고합니다 또 어떤 분은 뒤에서 계속 빨리 안가고 뭐하냐는 식으로 발을 건드리기도합니다 그렇다고 제가 마냥 느린건 아닙니다 보통 여자분들 속도는 맞춰드립니다

근데 저를 추월하거나 뒤에서 발을 건드리신 분들이 그다지 바쁠게 없다는 겁니다 저를 추월해놓고는 턴에서 바로 쉬어버립니다 목표로 정해놓은 바퀴수가 있어 제가 장애물이 되었다면 이해합니다 그렇지도 않으면서 좁은 레인에 그리 빠르지도 않는 속도로 억지로 추월을 하고 빨리 안가냐며 뒤에서 닥달을 한다는 겁니다 조금 강도높은 운동량이 필요했다면 좀 시차를 두고 가던가 아니면 뒤로 돌아 턴해서 가면됩니다 뒤에서 옆에서 편하게 운동을 즐기는 저에게 이런 식으로 스트레스를 주는 그들이 정말 짜증났습니다

이 여자들이 왜 이럴까? 처음엔 "사회화가 덜된 여자들의 무지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사회적으로 타인과의 소통이 여자는 미비하다보니 그런 실례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줌마들이 지하철에서 보이는 여러가지 추태 중에 하나라 보았죠 남자들은 확실히 다르거든요 주말이나 오후엔 남자들도 많이 오는데 내가 생각하는 부분을 그들도 생각하고 조심하는게 보입니다

근데 조금은 다른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미숙한 사회화"도 전혀 틀리진 않지만 지하철 자리싸움과는 다른 점이 있습니다 지하철 자리는 그녀들의 편리를 위해 한것이지만 수영장의 추월은 승리감을 맛보고 싶어한것입니다 그녀들이 추월하도록 움직이고 나를 불쾌하게 한것은 그녀들의 경쟁심입니다 남자들이 직장에서 사회에서 흔히 발휘하는 그 경쟁심을 여자들이 수영장에서 발휘한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자인 저를 이겨보는 기분을 느끼고 싶은거였습니다 미숙한 제 앞에서 그들의 수영실력을 뽐내고 싶었겠죠 수영으로 그들은 뭔가 성취감을 맛보고 싶은 거였습니다

한국 사회(남성들)가 여자를 바라보고 이해하는데 실패하는 원인이 여자들의 이기주의와 경쟁심을 구별하지 않고 비난 한다는데 있습니다 인간의 본능적 욕구인 경쟁심을 제대로 발휘할 기회를 주지 않고 그렇게 억압된 경쟁심이 폭발하는 지점에다가 한국사회가 여성의 이기주의로 덧칠을 해버린다는 것입니다 제가 수영장에서 그녀들의 추월에 대해 기득권자인 남성으로 내린 해석의 한계를 한국사회도 똑같이 범하고 있습니다 억눌러진 경쟁심이라는 좀더 깊이있고 끈질긴 해석이 필요한데 버릇없음이라는 표면적 해석에 그친다는 거죠

수영장에서 보여진 그녀들의 추월행태를 무지한 버릇없는 행동으로 보고 그런 편견만을 쌓아나간다면 한국사회는 영원히 여성차별을 없앨 수 없고 이는 한국사회의 선진화에 확실한 걸림돌이 될것입니다 한국의 실업률은 3%이지만 고용률은 60%가 안된다고 합니다 반면 실업률 10%의 선진국은 고용률이 70%에 육박합니다 한국의 고용률이 낮은 것은 여성의 고용률이 낮기때문입니다 한국의 실업률이 낮은 것은 한국여성들이 아예 여성차별적 고용구조에서 취업을 포기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바로 세계에 자랑해 마지 않는 한국실업률 3%의 비밀인것입니다

우리는 취업의 기회를 막음으로써 여성들이 건강하게 경쟁심을 발휘할 수 있는 통로를 봉쇄해버렸습니다 경쟁심이 막아진다고 없어집니까 불건전한 통로에서 그 경쟁심이 삐져나옵니다 경쟁심 발휘 통로가 막혀버린 여성들은 자기 자식으로 경쟁합니다 그리하여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힘든 학원공화국이 되었습니다 또 여성들은 부동산으로 경쟁합니다 소문이나 찌라시 같은 섣부른 지식으로 무장한채 거액의 돈을 싸들고 여론에 따라 이리 몰리고 저리 몰리고 하면서 대한민국 집값을 폭등시켜버렸습니다

만약 여성들의 노동력을 적극 이용했더라면 그들을 경쟁의 장으로 불러들여 마음껏 경쟁심을 발휘하게 했더라면 한국부동산이 이 정도로 폭등했을까요 이토록 기괴한 학원공화국이 가능했을까요 국민들이 학원비와 부동산에 들이느라 허리빠지는 돈의 1/10만 투자해서 여성들 고용을 늘렸다면 오늘날 대한민국은 어떠했을까요 저도 수영장에서 그렇게 불쾌해하진 않았지 않았을까요

우리사회의 병폐의 많은 것들이 여성들의 경쟁심을 억누른데서 비롯되었다는 저의 상념이 황당한 생각일까요 수영장서 별 우스운 생각 다한걸까요 우리는 부동산이나 교육등 한국사회의 병폐의 많은 부분에 여성들이 관련되어 있음을 봅니다 그러나 그 문제를 제기함에 있어서 여성들을 잘 거론하진 않습니다 공식적으로 말했다간 여성차별이라는 공격을 받을까 싶어서이죠 그러나 비공식적으로는 여성들을 비난합니다 이 이중구조의 유지는 여성차별구조를 돌파하는데 방해가 됩니다 비공식적인 여성비난을 공식으로 끌어내 정확한 반론을 해야 합니다
"남자 니들이 일을 못하게 해서 수영장에서 괴롭힌다 알것냐"라고 말입니다

요즘 저는 수영장에서 뒤를 건드리거나 추월하는 여자들에 대해 전혀 불쾌감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님들의 경쟁심을 수영장에서 발휘케 만든 남자의 한명으로서 죄송함을 느끼고 피할뿐입니다 저를 득도케 해주신 수영장의 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노하우 21 네티즌 씀>>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anonymous
글쓴이
2005.05.03 16:36
결국 마초네.
anonymous
글쓴이
2005.05.03 17:49
항상 시선의 차이가 있네요.
마초라~ 그럼 어떻게 해야 마초가 아닐까요 ? 고민의 과정을 솔직하게 쓴 글 같은데요.
anonymous
글쓴이
2005.05.04 01:26
고민의 과정을 솔직하게 쓴 글은 맞는 거 같습니다.
이 쯤 되면 거의 편집증적 마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수영장에서 주부들에게 추월당하고 기분이 몹시 상했나봅니다.

학벌지상주의와 부의 세습이 얽혀들어
부가 곧 학벌을 규정 짓고 학벌이 곧 계급이 되는 이 악순환이 끊어지기 전에는
대한민국의 병폐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겁니다.
그 기저에 가정에 눌러 앉은 여자들의 왜곡된 경쟁심이 작용한다고 분석하는 센스!는 정말 놀라울 따름입니다.

보통 저럴 때 '설치는'이라는 수식어를 쓰나요?
지하철에서 '넌 애미 애비도 없냐며' 자리 내놓으라고 '설치는' 아저씨들이나 만나지 말았으면 좋겠군요.
같은 상황을 놓고 나이를 기준으로 삼으면 유교문화권의 폐해 운운해도 말이 됩니다.
버스 탈 때 젊은 사람들 뒤로 밀치며 헛기침 한 번으로 무마하는 아저씨들도 많거든요.
anonymous
글쓴이
2005.05.04 15:42
이 글을 쓴 궤변론자 중학생은 도로에서 빨리 가라며 쌍욕하고 지랄하는 남자들은 왜 경쟁심을 그리 풀게되었는지 서술해 보라. 그리고 거기서 다시 남자를 비하하는 방향으로 사회구조를 탓하고 허심탄회하게 지껄여보라. 어때 정말 비겁한 글이잖나..-.- 참고로 난 남자다. 이 글 쓴 사람은 아마 사랑하는 여자가 없나보다.
anonymous
글쓴이
2005.05.05 05:10
'추천'을 붙여 옮겨오신 분도 계시지만
저는 이 글을 포탈사이트 게시판에서 읽는 순간 딱 불쾌하더군요.
여기 옮겨진 제목도 가관입니다.
"수영장에서 설치는 아줌마들에 대한 어떤 네티즌의 글 (추천)" 이라구요?
이럴 때 뭔가를 따져 물으면 대개 이런 식의 대답이 돌아옵니다.
"걍...재밌어서 올린 건데...뭐...크크"
만약 그렇다면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재밌니? 응? 재밌어? 응?"
위의 두 분 말씀은 늦봄 따가운 햇살을 가려주는 나무그늘 같습니다.
17:49:45님. 관대하신 건가요. 시선의 차이라고 하시면 드릴 말씀 없습니다.
고민의 과정을 솔직하게 쓴 글이 이것이라면, 글쓴이는 확신범이네요.
다른 사람이 형벌로서 범인의 확신을 버리게 할 수 없죠. 그러니까
스스로 '마초'의 이름을 달고 명예구금형을 받고 있는 셈이되겠군요.
저도 남자입니다.
anonymous
글쓴이
2005.05.05 23:43
읽고나니 갑자기 체한 것 같다. 흐으..
anonymous
글쓴이
2005.06.09 12:36
밑에 생각했던 본론을 말하기 위해 수영장을 끌어다 놓은것같은 느낌이 듭니다...위에분들이 싫어하는이유가
거기에 있지않나 생각이 드네요...수영장 추월에서 다소 황당한 추론이 나오니거부감이 오는듯~~
드라마를 가끔보면 특히 일일드라마보면 등장인물을 이러저러하게 해야겠는데 갑자기 하게하면 쌩뿡맞으니까
앞에 잠깐 씨추레이션을 주죠 ~ 근데 그게 보는사람은 더쌩뚱맞게 느껴지는 부작용이 나오는것처럼....
잘 꾸며진 서론은 잼이와 이해를 돕죠..하지만 자기생각을 합리화하기위한.흐름에 맞지않는 꿈임은 거부감을 부르는것
같습니다.... 차라리 솔직한 표현이 더 호소력이 있을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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