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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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왜 하필 나인지.

YEJE YEJE
2005년 10월 16일 01시 23분 13초 1852 1 3
왜 하필 나를 택했니, 그 많은 사람들 중에서…
사랑스러운 여배우 엄정화가 한때 노래했었지.
굳이 어떤 원망을 싣지 않더라도.
‘하필’이란 단어의 어감은 매우, 강력한 것임에 틀림없다.


나에게 자신의 여자친구가 되어주었으면
하고 바란다 말해준 사람이 있었다.
여러 가지 이유에서 나는 그 반대의 심경이었으므로,
단호하게.
‘내가 당신을 좋아할 수 없는 열 가지 이유’를 적어주었다.


아주 구체적인 면면에서부터 추상적인 범위까지
납득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그런, 잔혹한 이유, 이유들.
그 저변의 외침은 이러하다.


반드시 나일 필요가 없잖아.
그대가 바라는 것이 내가 아니라면.


여자친구가 필요한 것과
‘나예제’를 ‘원하는 것’은 매우 다르기에.


웬만한 것과,
하나뿐인 것과,
어쩔 새도 없이 하필 너로 인해 움직이게 되어버린 것.


선택을 당하고,
선택한 결과에 이끌리게 되어버리는 것.


양자 수동이면서도 결국 능동이게 되어버리는 것.
왜 하필.


나는 영화 감독들이
영화에 의해 선택되어진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라 생각한다.
그것은 쌍방의 필요에 기인한다.
왜 하필.


물을 가치도 없는 것이다.


아직은 묻고 있다. 왜 하필 나인지. 난 왜 하필 영화인지.
물을 가치도 없어질 그 날이. 내게도 올 것인지.

상쾌海를 거닐 거나, 우울海로 빠져들거나. 다 마음 먹기에 달린 법!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Profile
sandman
2005.11.14 00:36
사랑 海 로 빠져 드심이 어떨런지...
왜 하필 나 인지 보다... 나 밖에 없구나 라던지...
왜 하필 영화인지 보다... 영화 밖에 없어....

물을 가치도 없어질 그 날...

그래요. 내겐 영화 밖에 할 줄 아는 것이 없어
까지 가면 되나요 ^^;

영화보다 더 좋은 바다...
사랑 海 와 친하게 지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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