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시리즈 - 9.이은정 10.최동숙

mauve26
2004년 06월 03일 16시 23분 15초 4220 3
IMG_0918.jpg

IMG_1591.JPG

친구. 누구에게나 익숙한 단어이다.
누구나 한명쯤은 존재하며,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으며 또 쉽게 얻지 못하는게 친구일 것이다.
현장에서 만나는 친구는 조금은 특별하다는 생각을 한다.
나는 현장에서 그리고 내 주변에서 가장 근접하게 본 두 친구에 대한 얼굴을 그려볼 생각이다.

9.이은정
우리 영화의 스크립터다.
10의 인물과 77년 동갑내기 친구다.
일하는 것에 있어서 깔끔하다. 술을 참 좋아한다.
가식적인 것을 싫어한다. 옳은 소리도 잘한다.
정말 자신이 아니라고 생각할때 아니라고 말하며 주장이 꼿꼿하다,
하지만, 자신이 잘못했을때 또는 고맙다고 생각할때 자신을 굽힐 줄 알며 진심으로 미안하다 고맙다 말할 줄 아는 사람이다.
현장에서 그녀는 매우 예민하다. 자신의 영역과 자신의 일을 지키려는 암사자? 쌈닭? 같이 보이기도 한다.
처음에 접한 사람들은 그녀를 매우 거칠게 또는 무섭게도 보이겠지만,
많은 노력과 배움의 끝에 힘들게 얻어낸 자신의 수확이기 때문에 지켜나가는 것 같기도 하다.
현장이 끝나면 그녀는 한없이 여린사람이다. 이래서 사람은 앞뒤를 모두 봐야한다.
그녀는 스스로 자신이 머리가 나쁘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 현장에서는 똑똑한 은정이라고 부른다.
나는 인간이란 자기자신을 제일 잘 아는 동물 또는 제일 모르는 동물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따른다면 그녀는 자신을 머리가 나쁘다고 생각하기에 더더욱 노력하는 인간이고,
그녀는 자신을 잘 모르기 때문에 스스로를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나는 그녀를 가까이 지켜보면서 일하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다 생각한다.

10.최동숙
연출부. 일명 슬레이트걸이다!
9의 인물과 77년 동갑내기 친구다.
모든사람들에게 인사도 잘하고 밝은 그녀. 술자리를 참 즐긴다.
자신이 한없이 부족하고 뭔가 부족하고 피해를 주지 않을까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녀는 모르는 것 같다.
작은눈에서 그녀가 웃는 모습이 얼마나 매력적인지를,
맑은목소리로 슬레이트를 칠때 마다 다른 현장과는 사뭇 다르게 긴장감있는 현장을 풀리게 해주는지를...
나또한 그렇지만 현장에서의 예상치 못한 일들에 대해 짜증도 나고 더욱이 스스로를 참지 못해서 화를 잘 내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하지만, 그녀는 그렇지 않다.
오히려 그 짜증을 다 받아주고, 스스로 힘든일을 웃으며 넘긴다.
뭐... 결과야 어쨌든 똑같겠지만, 방법의 차이엔 항상 그녀는 긍정적이다.
그녀는 매 회차 현장의 콘티를 그렸다. 처음에는 졸라맨이였다가,
다음회차엔 이렇게 해봐야겠는걸? 많은 시도에 있어 팔다리에 살을 찌우고
각캐릭터에 걸 맞게 그려나갔다.
나날이 발전되어 가는 콘티를 받을때면 어느덧 스탭들과 배우들의 얼굴에 미소를 담는다.

이 둘은 서로 잘 싸우고, 서로 잘 놀고, 서로 가르쳐 주기도, 서로 반성하기도, 서로 격려도 잘해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말한다.
"너가 없었더라면, **하기는 힘들었을꺼야."
"아니야"
"아니야"
"그래 맞아! 내가 없었더라면 **하기 힘들었을꺼야"
라며 서로 웃는다.
어쩌면 현장에서 만난 친구란, 특별하다.
상황에따라 친구가 될 수 있고, 선생님이 될 수 있고,
선배가 될 수 있고, 후배가 될 수있는 많은 탈바꿈을 한다.
나 또한 그녀들과 부산에서 함께 동거를 하며 즐거웠다.
두 명의 언니가 없었더라면, 이 작품이 나에게 특별하지는 않았을꺼야라고 말하고 싶다.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theather
2004.06.03 18:14
두 사람이 정말 닮았군...
은정! 너의 힘든 모습이 여기에는 안 보여서 좋구나
너의 영화는 왜 그리도 치열하냐? 우리 불쌍한 은정, 그래도 너의 술친구가 많은게 부럽군
하여튼 다음 영화할때는 돈 쪼달리는 행동은 하지말거라
myungmakeup
2004.06.09 01:12
주이(ㅡ,.ㅡa은정,,,)야,,,
널,,,내내 보고싶어했는데,,, 여기오니 니가있구나,,,^^
계속되는 촬영으로 건강이 걱정된다만,,,, 이 사진의 웃음으로 위안삼아야겠다,,,^^
담에 홍대에서의 한잔을 고대하며,,, 주이야,,, 날잡아서 연락줘~~!!!
montazu
2004.06.11 20:05
영선! 당신의 얼굴이 그립소!
글 등록 순으로 정렬되었습니다 글쓴이 날짜 조회
24 얼굴 시리즈 -11.안태진 12.오영두 2 mauve26 2004.06.08 5655
» 얼굴 시리즈 - 9.이은정 10.최동숙 3 mauve26 2004.06.03 4220
22 얼굴 시리즈 - 7.하상호 8.김만수 4 mauve26 2004.05.27 4643
21 얼굴 시리즈 - 5.오승현 6.성일석 mauve26 2004.05.21 4086
20 얼굴 시리즈 - 3.박희주 4.육상효 mauve26 2004.05.16 4519
19 얼굴 시리즈 - 1.조철현 2.정승혜 mauve26 2004.05.15 4616
18 달마야, 너도 그렇지? mauve26 2004.05.05 3514
17 무심사 = 대각사 = 달마 하우스 1 mauve26 2004.04.19 3984
16 *봄맞이 창간 부록* - 꼭!, 클릭한번 하고 보세요~ 6 mauve26 2004.03.23 4027
15 달마야, 놀아줘... 1 mauve26 2004.03.16 3372
14 달마야, 공부하자 (급작스런 스님들의 시험문제) 1 mauve26 2004.03.10 3394
13 달마야... A4용지에만 존재하던 스님들, 세상에 나타나다. 3 mauve26 2004.02.28 3979
12 달마야, 미안하다 1 mauve26 2004.02.28 3187
11 달마야, 부산가자 mauve26 2004.01.19 3109
10 [달마야, 서울가자 - 수기의 제작일지 2] 1 mauve26 2004.01.08 3012
9 달마는 누굴 닮았니~? mauve26 2004.01.08 2424
8 동자승을 만들기 위한 극성 엄마들과, 반 반안데라스 미팅! mauve26 2004.01.08 2985
7 [달마야, 서울가자 - 수기의 제작일지 1] mauve26 2004.01.05 2828
6 달마~ 그렇게 안봤는데! mauve26 2004.01.05 2847
5 럭셔리해진 필커... 적응하기 힘드네~ 3 mauve26 2003.12.10 2521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