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타후기1]^^스페셜스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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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02월 11일 02시 47분 41초 6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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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이 끝나고 집에서 요양 아닌 요양을 하게 되면서 약간의 시간이 남아 이렇게 구타후기라는 이름을 붙여
예전에 해드리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덧붙여 봅니다.

우리 스페셜스텝 두분의 이야기에요.
때는 시간을 거슬러.. 작년 10월즈음.. 되었을겁니다.
구타유발지였던 간현유원지가 어떤곳인지 혹.. 지나가는 뱀님들은 많은지, 눈은 많이 오는지 물의 양은 어떠한지 안개는 많이 끼는지..... 등등 사전조사를 위한 질문을 할 수 있는 분을 찾아다닐 때였습니다. 이곳에 아주 오래전부터 살고 계시던 토박이 한분이 계신다는 소식...'''

슬금슬금 다가가서 조근조근 물어보았지요. 아저씨는 왕벌을 벌하고 계셨습니다. 커다란 망으로 웽' 요란한 소리를 내지르며 날아다니는 왕벌을 훽 잡아다가 초등학교 과학실에서나 볼수 있을 법한 기다린 핀셋으로 벌을 잡아 엉덩이 꼭다리에다가 농약을 콕'찍어 날려보내더군요. 엇. 그건 무엇하시는 것이지요?? 뭐긴뭐야... 벌에다 벌주는거지.
아저씬 꿀벌들을 키우신다고 했습니다. 왕벌은 나약한 꿀벌들을 괴롭히는 악의 무리였던 것이었고 아저씨는 나약한, 아니 연약한 꿀벌들에게 정의의 사도가 되어주신것이였지요. (왕벌에겐 살인마였겠지만.... )
그렇게 아저씨와의 첫만남은 무시무시한 기류속에서 이뤄졌답니다..
고렇게 조그리고 앉아 아저씨 여긴 안개가 많이 끼나요??? 아저씨 여긴 겨울에 눈이 언제쯤 올까요??? 아저씨 여기 들짐승들은 많아요??? 꽤나 귀찮게 해드렸는데.. 꽤나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친절히 대답해주시더군요.

그렇게 연이 된 문정골산장의 사장님은 우리 영화의 많은 부분 보이지 않은 흔적을 남기신 스페셜 스텝이 되어 주셨답니다. 무슨 일만 터지면 문정골 사장님한테 부탁드려봐.. 문정골 사장님한테 물어봐.. 일단 문정골에 가자.. 뭐 이런 식의 대꾸들이 연을 이였으니... 스페셜 스텝이라고 할만 하겠지요.

아저씬 시간이 날때마다 현장에 나오셔서.. 촬영모습을 지긋히 지켜보고는 옛날옛적,, 자신의 어릴적 이야기를 꼭 .. 똑같이 하는 것 같다며 즐거워 하셨답니다. 모닥불 피워놓구 들짐승잡아 구워먹고 한겨울에 홀랑 벗고 계곡에서 수영하고.... 동네건달들이랑 쌈하고.... 허허허....
(영화속에선 고구마와 밤이지만 실제로 스텝들은 개구리,고라니,멧돼지,삼겹살을 문정골 산장에서 구워먹었답니다. 문정골 산장의 삼겹살은 대한민국 최고의 맛이라고 자부할수 있을 만큼 맛있어요.. 휴가 계획있으신 분들껜 강추입니다. ㅋㅋㅋ^-^;;)

여하튼 크고 작은 현장의 사고들을 해결해주시는 해결사 역할을 해주셨던 문정골 산장의 사장님은 멋진 스페셜 스텝이었답니다.

두번째로는 아쉽게도 제가 많은 이야기를 나눠보진 못했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면 고개를 끄덕일수 밖에 없는 스페셜 스텝이었던 포크레인 기사님이십니다.
촬영 중반즈음.. 화창하고 맑은 날씨는 다가고 눈보라와 매서운 추위로 계곡물이 두껍게 얼어버리게 되었던 그 즈음..
피디님과 조감독님의 주도 아래 강행했던 작업은 제설작업과 얼음제거 작업이었습니다. 그로인에 투입된 스페셜 스텝이 바로 우리의 '매력덩어리 포크레인'의 기사님이셨답니다. 기사님은 밤낮으로 포크레인과 함께 얼음을 들어 날랐어요. 돌밭에 쌓인 눈을 솎아내어 제설작업을 도왔고 물길을 막고 트고 하면서 고인 물의 양을 조절하기도 했답니다.

그런데요 구타팀이었던 모든 스텝들은 아마 저의 의견에 동의 할거에요.
현장 한구석에 서서 그 포크레인이라는 놈을 주시하고 있노라면.. 이놈.. 범상치 않은 놈임을 감지할수 있을 겁니다.
어찌나 재밌는 놈인지.. 발도, 바퀴도 없는 것이 대굴대굴 굴러다니며 몸뚱아리는 360도 회전이 가능하고 코끼리 코마냥 높이 쳐들수 있는 사발은 몸뚱아리를 중심삼아 이리저리 뻣어대며 춤을 추는 듯한 모양새를 만들기도 합니다.
어쩔땐 정말 수중에서 물위로 다리를 쳐드는 수중발레 선수같아 보이기도 하고 360도 회전하는 걸보면 피겨스케이팅선수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나름대로 그 몸놀림이 곱고 귀여운 구석이 있어 위에서 말했듯이 가만히 앉아 주시하고 있으면 피식피식 웃게 만드는 매력덩어리였으니 이놈도 스텝의 일부로 끼워주기엔 손색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답니다.ㅋㅋ 그 매력덩어리와 잘 어울리는 기사님은 항상 묵묵히 한결같이 저희와 끝까지 함께 했답니다.
일손이 부족해 친구 포크레인을 불러왔을 적엔 그 친구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해요.. "처음엔 재밌지??? 그런데 정말 끝이 없어...." 그렇게 묵묵하고 한결같은 기사님에의 입에서 그런말씀이 나오셨다니... 역시 구타현장이려니 싶습니다. 마지막 회차를 남겨놓았을땐 비가왔습니다. 질척대는 진흙을 퍼나르는 작업까지 함께 해주신 우리 포크레인 기사님도 스페셜스텝임에 틀림없죠??
^^
영화촬영을 하기 위해선 다방면의 영역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합심을 해야 한다는건 누구나 모두 다 아는 사실일 겁니다. 이 분들이 없었어도 촬영은 진행되었겠지만 이 분들이 있었기에 풍성하고 소중한 기억이 담긴 작품이 될 수 있었다는 것도 우리 모두가 다 아는 사실 일겁니다.

수고하셨습니다.^^
slow. but stea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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