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 게시판
14,989 개

모르는게 있으면 물어보고, 아는게 있으면 가르쳐주고...
질문은 최대한 자세히 성실하게, 답변은 친절하고 다정하게

밑에 램프의 바바같은분 보시길...하하하하하

egette egette
2008년 12월 01일 01시 37분 10초 4153 3
06년 초에 모 학교 학생이 알바로 영화일 하겠다고 해서 이력서 달랬더니 질문서를 보냈길래 그때 썼던 답메일 내용 올려봅니다.
제발 님이 원하는 게 있으면 알아볼 생각을 하고 찾아볼 생각을 하지 님 생각에 맞는 떡만 먹을생각하지 마세요.
그런식으로 세상나와서 무슨일을 할수 있을지 매우 궁금합니다.
혼자 잘나신거 아닐거고 기존에 있는 분들이 못나서 그런거 없거든요?
답답하거나 모르는 부분이라면 겸허하실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
.
.
.
.
단지 어떤 의욕이나 생각만으로 무언가를 하고 싶어하는것도 가능은 할 수 있지요.

하지만 지금 보내주신 이력서로는 제가 미술감독님께 보여드릴만한 건 아닌 것같습니다.

어느 정도의 통과 의례라는 건 기본적으로 무언가를 할때 어쩔 수 없이 필요한 부분인데요.

입시를 통해 대학을 간다는 것만이 그런 통과의례의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어떤 단체나 사회구성의 집단으로서 일원이 되기 위해서는 그 개체에서 추구하거나 요구하는 어떤 부분에 대해 충족을 시켜주시는 게 맞는 거 같거든요?

이력서를 작성하는 것이 단지 이쪽에서 보기위해서 그러는 것만은 아닐 것 같습니다.

XX씨 스스로도 어떤 부분에 대해 스스로의 아이템을 가지고 있는지 알수있는 것 아닐까요?

프로덕션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는 그 의욕에 나름대로 어떤 부분 공감하는게 있어서 써드리는 답장입니다.

일단 질문의 내용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촬영기간은 보통 시나리오마다 다른데 일반적으로 상업영화 한편의 전체 씬은 110씬 ~ 130씬 정도되구요.

씬이 그렇게 있어도 촬영기간은 시나리오 상에 제시되는 각 공간의 수에 따라 조금씩 다릅니다.

그리고 시나리오 상에 제시되는 주변 환경의 상황에 따른 제약도 있구요.

각 공간의 촬영을 한장소에서 몰아 찍기도 하고 아니면 씬 순서대로 가는 경우도 있는데 후자의 경우는 정말 드문 경우고 보통 각 씬의 내용이 개별적으로 달라도 한 장소에서 그 장소의 씬을 촬영하기 시작하면 그 장소에 대한 모든 씬의 촬영을 몰아서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리고 섭외지나 로케장소의 준비상황등에 따라서도 다른데 해외로 갔다 오는 영화의 경우일수록 그 일정이 길어지구요.

보통 현대물이면서 가벼운 코미디 물의 경우 프리 프로덕션단계 1~2달, 본 촬영기간 3~4달 정도합니다.

약간 어려운 부분이 많거나 장르적 특성이 일반적이지 않은 사극이나 시대물같은 경우는 프리 프로덕션 3~6달 본 촬영기간 5~11달 정도 하구요.

이게 일반적인게 아니라 지금까지 제가 했던 영화들의 경우 그렇다는 것이라 정석은 절대 아닙니다.

영화사가 투자를 못받아서 영화가 엎어지는 경우도 있고 배우 캐스팅이 안돼서 무작정 기다리다 다른 영화들어온거 놓쳤더니 그 영화가 일찍 끝나고 대박나는 경우도 있고 천차만별의 전쟁터라 어떻다고 딱 정해진 듯 말씀은 못드리겠네요.

각 일정은 조감독과 제작실장이 편성하는데 조감독은 배우의 스케줄과 기타 연출적 설정상황의 여건을 위해 제작실장과 상의해서 하죠.

제작 실장은 실질적인 제작 예산의 편성과 집행을 하고 프로듀서는 이에 대한 전반적 관리와 결재를 합니다.

그러다보니 일정이 다소 무리하게 갈 수도 있고 지지부진 할수도 있는데 이것역시 그때마다 그 영화마다 그 제작사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두번째 질문에 대한 일주일간의 노동시간이란건 정해진게 없습니다.

위에서 썼다시피 스케줄표를 사전에 정하고 간다고 하더라도 일기나 사고, 그외 기타 돌발 상황의 발생에 따라 변수가 생기는게 많죠... 보통 그 전에 정한 대로 촬영일정을 맞춰가려고 하는게 보통이지만 어떤 상황으로 그렇게 못하게 될때는 밤새거나 쉬는 날 없이 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미술팀은 촬영이 들어가기 전에 먼저 촬영을 할 수 있도록 미술적인 상황에 대한 세팅을 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팀이 전날 촬영을 하고 쉬어도 그렇게 할 수 없는게 대부분이죠.

보통 소품팀과 현장에서 유기적으로 같이 움직일 수밖에 없고 오픈세트나 세트장에 가면 소품팀, 세트팀과 같이 목숨걸고 살아야 합니다.

그렇다고 현장에서 촬영하고 있을때 쉬는 것도 안되는게 현장에서 미술팀이 세팅한 부분에 대한 진행과 감리를 봐야하고 카메라옆에서 항상 모니터링을 하면서 앵글에 잡히는 상황이 미술감독님의 의도에 부합하는지, 연출감독님의 의도에 위배되지는 않는지 체크하면서 그 상황, 그 씬, 그 느낌을 만들어 내기위해 소품이나 조명의 정도, 위치등의 세부세팅을 계속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죠.

영화현장은 군대에서 훈련하거나 하는 그런 정도가 아닌 실전상황이라고 해도 거의 비슷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일정이나 계획적인 부분에 대해 임기응변식의 대처를 할수밖에 없는게 많구요.

최대한 일주일전에라도 준비를 할수있게나 되면 다행인데 그런점이 연출부, 제작부와 사전에 협의, 체크가 안되면 밤새고 일하는게 다반사가 돼지요.

그리고 밤 씬이 많은 영화가 있고 밤 씬이 적은 영화가 있기 때문에 밤새는 날이 얼마나 많다는 것에 대해 역시 정답을 말씀드리진 못하겠네요...

확실한 건 밤새는 건 시나리오따라 다르고 연출부따라 다르다는 것 정도...

급여는 요즘은 많이 오르긴 했는데 각 팀마다 달라서 제가 얼마라고 딱 말씀드리긴 뭐하네요.

일당이나 월급을 줄수있는건 영화를 할때 보통 세트팀이나 되는 걸로 알고 있네요.

CG팀도 있긴 하지만 그쪽은 일당알바가 있는지 잘 모르겠고 거의 월급이죠.

대부분 스텝들은 계약을 하고 들어가는데 이게 얼마나 받는지는 기존의 작품수에 따라 다르고 영화사따라 다릅니다.

보통 프리작업을 다 준비하고 배우들 계약이 끝난 후에나 투자가 들어오기 때문에 그 이후에나 스텝들 계약을 하게 되구요.

이때 계약금은 개별스텝이 받기로 한 전체 금액의 반을 받고 촬영이 다 끝난후에 영화사가 투자잔금을 받으면 나머지 반의 금액을 받습니다.

영화사가 투자잔금을 못받거나 엎어지면 날아가는 거고 혹은 영화사가 의도적인지는 모르겠지만 늦게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대부분 임금에 대해서 그렇게까지 잔인하게 하는 영화사들은 많지 않은걸로 아는데 원체 미술팀 페이는 다른팀에 비해 작습니다.

프리 프로덕션은 촬영전에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미술적인 컨셉과 기타 촬영현장의 여건을 사전에 체크해서 기본적으로 로케와 오픈세트 현장의 미술적 세팅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준비를 하는 과정인데 이때 전체적인 각 개별장소에 대한 디자인과 스케치가 있어야 하고 그에 따른 모든 소품과 세팅물품에 따른 시장조사 역시 진행되어야 하죠.

이 때 미술팀은 보통 진행비는 지급이 되는데 이게 식대정도, 버스비정도는 돼도 인건비로는 없습니다.

요즘 제작부나 연출부는 프리단계에서의 인건비가 책정되는 것 같긴 하던데 말이죠.

물론 금액에 대해서도 다르긴 한데다 그 점 솔직히 기분나쁜게 같이 프리 프로덕션 단계를 진행하면서 연출부, 제작부는 인건비가 나오는데 미술팀은 안나온다는게 사실 많이 잘못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아...원래 질문에 따른 답변을 드리자면 인건비에 대한 책정에 관해서인데요.

그부분은 미술감독님이 직접 말씀하셔야 되는 부분인거 같아서요...

이정도 답변이 되었으면 하구요.

일단 학교문제가 걸려있다면 지금 이 작품은 하시기 힘들 거 같네요.

나중에 휴학하시면 그때 정식으로 이력서 작성해서 다시 보내주시길...

여담이지만요. 요즘 미술팀 구하는 사람들 많기는 하지만 이력서를 저한테 보내신 것처럼 하시면 아마 대부분 반응이 없는게 정상일겁니다.

지금 이 말에 기분나쁘게 생각안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정말 프로덕션 디자이너라는 일에 열의를 가지신 것 같아서 말씀드리는 거구요.

일을 하고 싶으시다면 그런 부분이 결코 소홀히 해선 안된다는 걸 알아주시길 바래서 하는 말입니다.

Artlabor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dntkdrldn
2008.12.02 21:38
램프의 바바 좋은데요? 으하하

보통이렇게 댓글달아주시는 분은 다른 싸이트에서도 못봤는데 엄청감사합니닷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네요~

님이 말씀하신데로 이 험한 세상 쉬운게 뭐가 있겠습니까 그래도 열심히 할렵니다 꾸벅

P.s 아 그리고 "학생나부랭이" 이렇게 말씀하시는건 모든 학생들에게 가시처럼 들리겠는데요?
Profile
mdmeister
2008.12.03 15:31
에.. 학생은 나부랭이가 맞습니다.
그나마 학생의 신분이기에 나부랭이라는 표현에서 그칩니다.
사회나와서 '학생때 나부랭이 소리듣던' 싸가지로 살면
끝입니다.

미술팀 중에 세트쪽에 관심이 있다고 하셨으니
혹여 볼수도 있겠네요.

저한테 싸가지 없이 굴다가 졸업작품 못찍은 한 학생이 생각나네요. 푸훗~~
queserasera
2008.12.09 01:00
이런 걱정과 답변-
정말 좋은 분이시라는 생각하며 지나갑니다.
영화라는 참 단순하면서도 미묘한 공통분모 하나로 (심지어 이런 차분한 답변의 시간을 가지며)
함께 으쌰으쌰 해나가자는 사람들이 있어 참 따듯합니다.
힘!
글 등록 순으로 정렬되었습니다 글쓴이 날짜 조회
새글 단편영화 얼굴 더미 제작 문의 체리말 2024.05.16 1710
새글 필름메이커스 커뮤니티에서 외국인 배우님을 섭외할 수 있을까요? Coi123 2024.05.16 1752
소품팀 관련 질문드립니다!! 애푸리 2024.05.15 7747
바이럴광고 스탭인건비 조언구합니다. Hi필름 2024.05.15 11070
고속촬영으로 슬로우효과를 낼 때 정확히 무슨 방법을 사용하나요? 2 kiasdwekka123 2024.05.15 12832
뮤비 아트팀은 주로 무슨 일을 하나요? 3 maiensonne 2024.05.14 14323
26일 장비 실을 용도, 시트 탈거된 스타렉스 12만원에 구합니다. 딸깍 2024.05.14 15753
안네 데스크 로케이션 관련 질문입니다 일산놀란 2024.05.14 16294
영화 소품팀, 무대디자인 쪽 질문 드립니다 1 상상구 2024.05.14 16719
J&k 엔터테인먼트 아시는 분 계실까요?! 2 으냥냥 2024.05.13 21812
촬영 후 옷에 무지개처럼 보이는 이상한 오류가 있습니다 1 stringJ 2024.05.13 22718
안녕하세요 오디션 지원할때 프로필 양식을 pdf 로 보낼때가 많은데, 4 우디우디 2024.05.13 24041
프리뷰 모니터 어플 이름이 궁금합니다 2 heywon01 2024.05.12 28902
음향이 너무 작은 레벨로 수음된 경우 어떻게 해야 하나요? 4 지양양 2024.05.11 35801
영화 편집실은 어떤 루트로 들어가나요? 2 맛밤 2024.05.11 36726
식용 가능한 스마트폰 모형? noob11 2024.05.11 36734
졸업작품 단편영화 조명팀 페이 3 건조밀웜 2024.05.11 36928
막내로 들어가고 싶은데 이력서를 어떻게 써야할까요 1 yooup 2024.05.11 36930
braw 파일이 프리미어 프로에서 열리지 않습니다... 2 Dksdogkr2 2024.05.10 41031
선배님들! 제주도 촬영 시에 필요한 업체 도움 부탁드립니다! (발전차, 물탱크) 마요에이요 2024.05.10 42792
1 / 750
다음
게시판 설정 정보
댓글이 달린 게시글은 수정/삭제 불가
답글이 달린 댓글은 수정/삭제 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