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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연기(사실주의 연기)의 메커니즘에 대한 단상과 짧은 경험

액터요
2024년 05월 08일 09시 05분 49초 2625 1

저는 깊진 않지만 관련 트레이닝을 받았었고 연기교사들의 저서들도 몇 권 읽었습니다. 

뭔가를 안다고 생각하고 말로 하는것과 행동으로 옮겨지는 것 그 정보들이 체회되어 잘 쓰여지는 건 또 별개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중요한건 많은 경험을 해야하고 (물론 탁월한 재능이 있는 사람도 반드시 있습니다) 그 경험치와 어떤 깨달음이 동반되었을때 발전이 있는 것 같습니다. 

미천한 저의 경험으로 미루어서 정말 간단하게 사실주의 연기의 메커니즘에 대해서 설명해보고자 합니다. 

'메소드'란 표현은 '사실적인 연기'를 말하는 것이며 아마 리스트라스버그와 그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던 사람들에 의해서 처음 유포되었다라고 알고 있습니다. 

이 사실적인 연기를 하기위해 외국에선 어떤 훈련을 할까요? 

 

기본적으로 (사실적 연기 안에서) 연기란 허구를 진짜처럼 느끼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실제 상황에서 하는 행동과 말은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러운데 대사만 가지고 했다하면 어색하고 연기같죠. 즉흥연기는 자연스러운거 같은데 대사만 시작하면 굳어지고 이상한 쪼가 생기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이유는 실제로 말을할 땐 내적동기와 욕구에서 출발하는데 대사 연습은 호흡과 감정을 분석하고 또 그걸 연습해서 말하니 그렇습니다. 대사를 말할때 스스로 충동과 동기가 생기느냐? 강한 동기에 의해서 행동이 이루어지고 말이 나오느냐? 아니면 그냥 외워서 알고 있는 내용을 말 하느냐? 이들의 차이는 존재합니다. 

 

대본의 (주어진)상황(가짜)을 마치 정말 자신에게 일어난, 일어나고 있는, 일어 날 상황(진짜)들로 [가짜->진짜] 만들어 가는 과정입니다. 어떻게 하면 이 상황이 마치 진짜인것처럼 느낄 수 있을까요? 유사한 경험을 가져와 스스로 시나리오 외적인 환경을 구축하고 그걸 믿을 수 있는 훈련이 동반되어야 합니다. 집중력이나 상상력 훈련을 하는 이유입니다.  아니면 전사?라는 걸 구축해야 합니다. 실제 우리에게 어떤 작은 사건이 생겼다고 생각하고 우리의 실제 모습이 하나의 캐릭터라고 생각해보면 20년 30년 세월을 살아오면서 경험하고 발전되어온 나만의 사고, 행동양식, 성격, 말투 등이 있을겁니다. 영화나 연극의 드라마(drama: 극)에서 인물이란 강하게 응축되어져서 드라마틱한 상황에 놓여져있기에 우리의 실제 모습과는 다소 차이가 있죠. 그 드라마상에서 상징적으로 표현되어지는 성격을 위해 어떤 과정의 삶을 살면서 사고구조나 말투, 행동양식등이 만들어졌는지 단편 소설 한 편을 쓰듯이 자신의 과거를 아주 구체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입니다. 어떠 어떠한 과정을 거쳐 현재 대본의 이 상황까지 오게되었고 이런 사람이 되어 있는가? 쇼핑 하듯이 하나하나 설정해 나가야 합니다. 스텔라 에들러는 연기는 '선택의 미'라고 표현 했습니다. 쵸이스 해야할 것들이 너무나 많고 탁월한 선택을 해야 한다는 것이죠. 

 

연기는 혼사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2인 3인 그룹등 대상이 있습니다. 그 대상과 어떤 관계를 맺고 또 갈등이 있고 그렇죠. 혼자서 오디션 붙으려고 자유연기만 주구장창 한다? 혼자 준비한 연기, 플렌되어진 연기만 할 경우엔 상대배우와 호흡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을수도 있습니다. 상대배우에게 반응을 하지도 못하거나 반응을 유발 시키기도 어렵습니다. 어떤 이들은 내가 이런 감정선으로 준비를 해왔기에 상대가 어떤식으로 연기를 해주길 바랍니다. 독백연기나 자유연기등은 오디션을 위한 용도인거지 실제 씬연기와는 질적으로 차이가 납니다. 접근 방식도 다릅니다. 씬 연습을 많이 하는게 좋습니다. 준비가 부족하더라도 상대방과 호흡을 해보는게 중요합니다. 씬 연습을 하더라도 혼자만의 뭔가를 준비해와서 (대본 분석이나 어느정도의 인물이 구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상대방 연기에 전혀 반응을 하지 않고 혼자 하는 연기를 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상대와 반응하는 훈련, 씬 연습을 많이 해야합니다. 이런 일련의 훈련을 통해 연기적 감각이 생기고 난 후 오디션 전략, 준비를 하는게 좋습니다.  

 

내적동기? 여러분들이 평소 누군가와 다툼이 있던 뭔가 의사전달을 하든 우린 항상 어떤 동기와 충동에 의해 말하고 움직입니다. 현실에서 우리의  움직임과 말은 어색하지 않죠. 가만히 서 있어도 어색하지 않습니다. 내적동기나 충동이라는 매개체를 경험해보지 못한 상태에서 단지 외워서 알고 있는 대사들을 설정된 감정을 통해 내뱉게 될 경우 리얼리티는 충분하지 못할수도 있습니다. 물론 어떤 상황이나 대사들 (특히 정서적인 대사)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감정이 우러나와 정서를 경험하기도 합니다. 찐 슬픔, 분노, 울음이 동반되거나 하면 연기거 좋다고도 합니다. 틀린건 아니지만 내적상태가 잘 만들어져 있고 전사가 잘 구축되어져 있는 상황에서 어떤 정서적 반응이 나온다면 그 질감 자체가 다를수도 있습니다. 

 

모티베이션? 위의 내적동기와도 비슷합니다. 순간적인 정당성(instant justification), 내적 정당성(inner justification=subtext) 훈련을 에들러는 언급했습니다. 내가 무대위에서 어딘가로 움직이는 데는 동기가 필요합니다. 그냥 가만히 서있기 그래서, 뭔가를 해야되서 움직이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 주어진 상황안에서 이 인물은 무엇을 이루기 위해? 어떤 욕망을 위해? 존재하는지.. 이루고자 하는 그 목표가 무엇인지 발견하는 것이 내적 정당성 즉 서브텍스트를 구축하는 것이죠. 이것도 배우 스스로 초이스해야 합니다. 

 

드라마 구조의 이해.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 구조를 이해하고 캐릭터를 분석하는 능력도 필요합니다.  아마도 이 내용들은 잘 짜여진 극적 구조를 가진 희곡작품이나 영화등에 더 적합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견고한 파운데이션은 좋은 출발점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상대방과 반응하기 (마이즈너 같은 훈련도 있죠), 동기 찾기, 주어진 상황이 마치 자신에게 일어난 것 처럼 느낄수 있도록 환경을 구축하고 내적상태를 만들어 나가는 것등이 큰 축에서 보는 사실주의 연기를 하기위한 밑그림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기초적이고 중요한 요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위의 내용들은 사실 다양한 활동등으로 체계화 되어 있고 그 바탕안에서 수업을 하더라고요. 그리고 공통적인것 하나는 절대 대사부터 시작하지 않습니다. 대사는 이런 기초적인 훈련이 끝나고 난 후 아주 짧고 간단한 내용의 대본들로 시작하며 환경과 인물의 성격을 구축해나가는 과정들을 함께 이루어졌습니다. 영국 출신 교수가 하는 연기 워크샵에서도 그렇게 했었고 외국에서 공부하고 오신 코치님도 유사한 방법으로 기초연기 수업을 하셨습니다. 절대 대사를 먼저 읽고 글 자체를 분석하지 않았습니다. 안되는 부분을 고쳐나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천천히 연마해 나가는 느낌이었습니다. 연기는 쪽집게 과외를 해서 시험을 통과만 하면 되는것 처럼 접근해선 안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그렇게 해서 잘 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결국 본인의 개성, 성향을 탈피해 새로운 인물 구축에 성공하기는 매우 어려움을 느낍니다. 

 

한국에선 이런 체계적인 현대 연기술이 흔하거나 대중적이진 않는것 같습니다. 다양한 훈련도 물론 하겠지만 아직도 독백을 통한 (딕션과 화술의 연습을 기반으로- 딕션과 화술도 중요하지만 이것에만 편중된) 연기 연습이 흔한 것 같습니다.  연기적 원천이나 훈련을 떠나서 잘 하시는 분들도 굉장히 많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현대연기술에 대한 체계화된 시스템이 보편적이진 않은 것 같아요. 길고 긴 책의 내용(책 안에는 에들러가 했던 다양한 훈련법도 소개되어 있습니다)을 다 정리할 순 없어서 몇몇 중요한 포인트와 제 생각만 정리해서 써 봤는데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저 본인도 이런 과정들을 적용하지 않을때가 많더라고요.  게으름과 나태함은 모든 연기의 최고의 적인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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