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란의 빛 

 

[로그라인]

집을 지키고 싶은 이도는 집을 턴다.

[장르/러닝타임]

드라마, 블랙코미디, 가족 / 20min.

[시놉시스]

이도는 매일 잠만 자는 할머니 장화평(여, 77세)과 꽃집에서 일하며 꽃을 배우는 아빠 최영화(남, 55세)를 조용 히 뒷바라지하며 살고 있다. 그러나 아빠가 집을 팔고 꽃집을 차리기 위해 모종의 계획을 실행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빠를 그대로 뒀다간 영원히 이 집에 눌러살고 싶었던 이도의 계획이 무너진다. 더군다나 바르셀로 나로 떠난 엄마는 영영 떠날 참인데, 가족이 해체되어 산산조각 나는 것을 이도는 원하지 않았다. 이도는 집을 지 키고 싶었다.

한편, 4년 전 바르셀로나로 떠난 건축학도 이선옥은 남편 최영화와 연락이 두절 된지 두 달이 넘어간다. 영화는 슬슬 불안해졌다. 길어지는 유학생활이 점점 더 자신과 아내 사이를 갈라놓는 것 같았다. 영화는 자신의 모든 것 을 바쳐서 선옥을 유학 보내 놓고, 다니던 회사를 관두고 꽃을 배웠다. 매일 선옥에게 전화를 걸어보지만, 선옥은 묵묵부답이다. 이도는 벌써 매매계약서까지 다 쓰고 시간만 가길 기다리는 아빠의 계획을 무산시키기 위해 평소 처럼 행동하지만, 조용히 계획을 실행시키고 있다.

어느 볕 좋은 날, 이도는 할머니의 인감과 등기 필증, 매매계약서 같은 서류들을 몽땅 태워버리고 집 안을 엉망으 로 만든다. 영화가 선옥에게 매일 전화하기를 두 달째. 선옥과의 연락은 성공하지만 어쩐지 영화는 축 쳐져있다. 여느 날처럼 집에 돌아온 영화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강도가 든 집을 마주하게 된다. 영화는 서둘러 범인을 찾아 나서게 되고, 변장한 이도와 마주하게 된다. 이도와 영화가 추격전을 벌이다가, 영화는 홧김에 이도의 머리를 장 도리로 내려치게 되고, 강도의 정체가 이도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도를 구하기 위해 떠난 길에서 영화는 선옥의 전화를 받게 되고, 선옥의 이별 통보를 받게 된다. 영화는 이도를 두고 멍하니 집을 청소한다. 이도는 자신을 구하러 오지 않은 아빠를 구하기 위해 집으로 터벅터벅 돌아간다. 영 화는 집으로 돌아온 이도에게 용서를 구하고, 이도는 집을 떠나기 싫다 고백한다.

[등장인물]

최이도 여 25세
잠자는 숲 속의 공주가 되어버린 할머니와 떠돌이 아빠, 커리어 우먼 엄마의 가족 구성원. 학교에 다니면서 청소

알바도 한다. 대학에 1년 늦게 들어갔는데 또 1년을 쉬었다. 그러나 이도는 이 동네에서 나고 자라서 이 집에 사 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 이도는 집을 떠나고 싶지 않다. 산산조각 직전인 가족을 지키고 싶다. 이 집을 가만히 물 려받고 싶다. 엄마가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니, 지금 남아있는 가족들이라도 지켜내고 싶다. 이도가 가 장 큰 평안을 느끼는 집을 지키고 싶다. 이도는 자신의 평안과 관성이 깨지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동네 자판기 에서 뽑아 먹는 커피, 길에서 간간이 들려오는 뽕짝 소리, 파라솔 밑에 앉아있던 할머니, 푸른 나무 같은 것들을 이도는 조용히 지키고 싶다.

최영화 남 55세
최이도의 아버지. 아내 이선옥을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유학을 보내 놓고, 그동안 염원했던 꽃을 배운다. 회사원 으로 일하며 모았던 돈은 평생 사랑했던 이선옥에게 바치고, 본인은 꽃집에서 일한다. 아무리 사랑해도 자신을 떠날 수 있는 아내가 이해되지 않았지만, 사랑하니까 기꺼이 보내주었다. 이선옥은 대한민국을 떠나서 돌아오지 않은지 4년이 다 되었고, 연락이 두절된지는 두 달이 넘어갔다. 간간이 연락되던 것도 두절되고, 두 달 전에 온 메일만 뒤적거리는 영화다. 영화는 자신이 버려질까 두려워졌다. 이곳에 있는 가족들보다 선옥을 향한 사랑과 두 려움이 더 컸다. 그래서 먼저 선수 치기로 한다. 자신이 가족들에게서 도망치기로 한다.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 며 자신의 처지를 달랜다.
 

장화평 여 60-70세
잠들어있다. 숲 속의 거대한 거인처럼, 하루 20시간을 잠에 쏟아붓는다. 다만 살아있다는 것, 바람 빠지는 숨소 리와 화장실에서 들려오는 소변 소리. 그것으로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이도네 가족과 함께 산 지는 20년이 흘렀 다. 이도에게 이 집을 주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지금은 귀찮아졌다. 가끔 골목에 파라솔을 설치하고 계 노인과 함 께 그늘 밑에서 잠을 청하기도 한다. 이도가 꾸민 짓을 다 알고 있지만 모르는 척한다. 화평은 아직 일어날 생각 이 없다. 잠들어있지만 이 가족을 지탱하는 나무처럼, 가만히 숨죽이고 있다. 화평은 푸른 나무를 쳐다보는 것이 지겹다.

[기획 의도]

거지 같은 망상과 망상 사이의 구원을 바란다. 일상을 그냥 살아내는 것이 버거울 때면 망상으로 시간을 보내곤 한다. 집에 가는 길이 무서우면 괴한에게 칼에 찔리고, 창문으로 사마귀가 넘어오는 상상을 한다. 상상은 현실이 되어도 이전에 상상해봤던 거니까, 그렇게 무섭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것이 망상의 힘일지도 모르겠다. 온전한 평안을 누리기 위해서 매일 상상한다. 상상하는 것이 현실이 되지 않도록. 그리고 그것이 설령 현실이 된다고 하 더라도, 담담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평안을 향한 마음을 더욱 크게 부풀린다. 무언가를 두려워하는 마음은 마침 내 그것에 맞설 용기를 허락한다.

 

[기획 배경]

가족을 매우 사랑하지만 매우 미워했던 시간이 있었다. 가족들 몰래 밖에서 그들을 공격했던 일이 많다. 우리 집 바로 앞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구석에 우리 집 주소를 써놓고 저주라고 써놓았다. 아빠가 화를 내면서 저주라는 글자를 지웠다. 수정액으로 야무지게 써놓은 글자는 잘 지워지지 않았다. 묘하게 고소했다. 엄마를 약 올리는 동 시에 사치를 부리기 위해 돼지 저금통도 자주 털었다. 그리고 처맞았다. 초등학교 3학년 동생이 몰래 PC방 갔던 것을 빌미 삼아 근 몇 달을 부려먹었던 적도 있다. TV를 보느라 학원을 자주 빼먹었고, 엄마를 부끄럽게 만들었 으며 그런 시간들은 잊은 것 같다가도 문득 나를 찾아왔다. 사실 가장 싫어하는 동시에 가장 사랑하는 이 마음이 나를 더 추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다 보여줘도 괜찮다고 만드는 믿음. 지금은 웃어넘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여전히 부끄러움이 내 몸 곳곳에 남아있다. 그 후로도 나는 내 꾀에 자주 넘어졌고, 나는 그것을 숨기기 위해 노 력했다. 나만 그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각자가 가진 공포와 싸우느라 너덜너덜 해져서 집으로 돌아왔다고 생각 한다.

할아버지는 언젠가부터 지팡이 없이 걸을 수 없게 되었다. 고관절 수술 이후에도 곧 죽어도 전동휠체어는 타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느라 엄마와 아빠에게 갖은 욕을 배부르게 퍼부었다. 그가 무언가와 싸우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게 된다. 막내아들인 아빠에게 야박하게 구는 할아버지가 밉지만, 하나뿐인 친손녀인 나에게 큰집 몰래 돈 을 부치고, 손을 잡는다. 아빠는 어버이날마다, 생신 때마다, 어떤 주말마다 할아버지를 찾아봰다. 사다리꼴로 이 상하게 떨어지는 논바닥도 아무 말 없이 받았다. 그렇게 꾹꾹 눌러 담은 마음이 모여서 가족이라는 이름을 지킬 수 있게 하는 것일까?

꼭꼭 숨기고 보여주지 않던 공포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까발린다면, 우리는 우리를 지킬 수 있을까? 궁금하다.

저희 [환란의 빛]에서 영화역을 맡아줄 남자 배우님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촬영 장소 
대전광역시

본 촬영 날짜
10월 7일~10월 10일
 

출연료

본촬영 1회차당 15-20 (교통비/식비 별도 제공)

촬영이 모두 끝난 후 일괄 제공 해드립니다.

지원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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