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장편 두 편을 찍으니 감히 연출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해보는 이상명입니다.  작년 즈음에 청춘 3부작의 2부 'Where's the Exit?'의 글을 필름메이커스에 처음 올렸던 기억이 나네요. 이미지로선 함께하지 못했을지 몰라도 그 때 받은 메일들의 열정들 덕에 저도 한 편 더 찍을 용기가 생긴 것 같습니다!  덕분에 70분짜리 청춘 장편 멜로 영화, 하지만 현실과 극을 헤집고 아직 저도 술 먹으면 집에서 끅끅 끆끆 거리며 보는 영화가 만들어 졌습니다. 배우랑 캐릭터를 착취해서가 아니라 추억이라고 묶을 수 있는 너무 즐거웠던 영화들이라서요.

  잡설이 길었습니다. 이번 청춘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은 '혁명'입니다. 첫 3부작의 기획은 이런 생각에서 출발했습니다.  배워왔고 보아왔던 한국 독립영화의 청춘의 모습들과 다르게 그렇게 불행하지 않았는 걸. 나의 20대도 청춘영화처럼 충분히 아름다웠는 걸 (같은 소주랑). 우리는 과거 혹은 윗세대와 다르게 어떤 관계를 맺고 어떻게 사랑을 하고 어떻게 변화를 꿈꾸고 있을까. 나름의 답변이 '농담'이었고 'Where's the Exit?'였고 변화의 주제에 서서는 'Skybound'가 될 것 같습니다. 제 영화들이 늘 그랬듯 다른 영역에서 어떻게든 창작하려고 하는 멋있는 인디밴드들의 TRPP - A joke, verycoybunny - Where's The Exit? 그리고 이번에는 Kardi - Skybound의 음악과 함께합니다! 하 지긋지긋하지만 사랑스러운 독립영화판 이 3부작으로 그만할거에요!  라는 각오로 늘 하고 있습니다. 같이 재밌게 놀아요.

[시놉시스]

 사람은 무섭지만 외로운 한 친구. 혁명 수업을 들은 하교 후 신촌 바닥을 한참 돌아다니다 이름 모를 동아리를 발견하게 된다.  경계보다 호기심이 더 많은 서울. 들어간 그 동아리에서는 혁명의 연극이 펼쳐지는데. 오히려 철지난 혁명이라는 주제에 괴짜들의 뻔뻔한 확신과 신념에 서서히 마음이 가기 시작한다.  괴짜가 괴짜대로 있을 수 있는, 그런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은 연극무대에서 쫓겨나더라도 여전히 이상을 추구하면서 연극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  이들은 연극에서 했던 혁명 연습을 이번에는 실습으로 옮기는데.  혁명 이야기에 취한 그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실습을 하기 시작한다. 누구는 함께 음주 자전거를 타고 누구는 사랑을 찾으러 떠나고 누구는 오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을 기다리고 누구는 지나간 혁명의 자리를 되씹으면서. 그게 우리의 혁명이라고 믿으면서.  우리가 가진 건 아름다움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혁명을 기어코 믿으면서. 영화를 현실로, 현실을 영화로. 사랑, 혁명, 연대, 다정, 모두를 챙기고 싶은 다섯친구들의 하룻밤으로 끝나지 않을 이야기. 

+ 이번 영화는 ‘사랑은 낙엽을 타고’ 등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님의 영화들을 주로 참고했습니다. 

[배역]

A - 철지나보이는 책돌이 남자. 모든 걸 관념적으로 생각하며 중얼거린다. 자기의 관념적인 세계에서 살고 있다.  타인에게 있어서는 대부분 철지난 이야기에 무시 당하지만 가끔 상대방을 무장해제시키는 귀여움과 누구도 못하는 시대를 관통하는 문장을 내뱉곤 한다. B와 사귀는 중  (INTP스러움, aka 신촌바닥 최고의 혁명가)

B - 우리 시대의 야망꾼. 사랑도 미래도 예술도 결혼도 모두 다 잘하고 챙기고 싶다.  많은 사람들을 잘 챙기는 똑똑하고 씩씩한 (예술적 감수성에 무너지는 거 빼고) 완벽해 보이는 학생회장같은 여자.  술을 많이 먹으면 현실적인 고민들을 무너뜨려버린다.  술 먹을때는 정말로 멋있어보이는 A랑 사귀는 중. (ENFJ 스러움, aka  혁명 시대 시인과 서기장)

C - 고인 혁명 동아리에 몇십년만에 들어온 막내.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지만 모르는 게 많아 언니오빠들한테 꾸준히 물어본다. 사실 알고 싶은 건지 언니오빠들이랑 친하고 싶은 건지 잘 구분이 안 간다. 혁명이 뭔지는 몰라도 세상을 바꾸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보면 마음과 사랑을 내주는 편 (ISFP스러움, aka 어쩔 수 없는 어중이 떠중이)

D - 너무나도 잘 자라고 온실속에서 자라난 고결하게 보이는 여자. 겉모습이 너무 고상해서 개같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근데 사실 열심히 독립적으로 살아온 편. 그렇기때문에 사람들에 대한 완전한 냉소주의자가 되버린 상황. 주관이 확고하지 않으면 먹혀버리는 사회에서 오히려 아무도 나를 이해하지 못해도 괜찮다라는 성격을 선택했다. 하지만 나의 이야기에 무관심하는 혁명 동아리에 이상하게 정이 가는 중. 특히 이상한 호의에 가득찬 C가 눈에 밟힌다. (INTP스러움, aka 신자유주의시대 효율적인 사랑가) 

 [촬영 일정]

8월 중순 말 3~5회차 서울 (주로 연희동-신촌 근처)

[지원방법]

메일 주소:  ehs5205@gmail.com

메일 내용 : 지원하는 배역 / 지원 동기 및 같이 만들어 가고 싶은 것 / 사진 및 영상 포트폴리오.

[참고사항]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단순히 영화에 나오고 싶다보다 삶을 영화로 만들고 싶다, 영화로 세상을 바꾸고 싶다, 그게 아니더라도 영화로 세상을 보는 시선과 믿음을 바꾸고 싶다라는 사람들. 그래서 정말 영화를 좋아하고 많이 보기보다 다양한 영화를 보는 사람들. 자신의 삶으로 영화의 경계를 깨려고 그리고 경계를 넓히려는 사람들이었으면 좋겠네요. 

 촬영 들어가기전에 대본 리딩을 최대한 많이 할 생각입니다. 배역이 아니라 시나리오의 주인공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배우님들 톤과 호흡, 비언어적인 표현들에 맞게 끊임없이 시나리오를 수정할 생각입니다.

 두 번을 찍으면서 연기라는 창작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왠만하면 동등한 창작자로서 배우분들의 애드립을 사랑하고 배역이 아니라 모델이 되는,  스스로가 되는 연기를 너무나도 사랑합니다. 이전 두 작품과 다르게 아무래도 연극이라는 연출적인 실험도 있다보니까 연극을 경험하신 분이었으면 더 좋을 것 같기도 합니다.  아뇨 젊은 사람들이 경력직이 어딨겠습니까. 그냥 우리 스탭들처럼 무언갈 남기고 싶는데 거리낌 없이 던지실 수 있는 사람이었음 좋겠습니다. 

귀찮더라도 오래오래 신경을 많이써 몸으로 기억될 영화를 찍고 싶으실 분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돈은 얼마 안되겠지만 아마 의미가 있을거에요, 그건 자신있습니다. 아니  아마 길 거에요. 지겹도록 만나기도 할 거구요. 오래오래 연극 연습도 해보고 서로 술 먹고 이해도 안 가는 점에 싸우면서 그만큼 디테일로 넘치고 잊혀지지 않는 우리 영화를 만들어봐요. 현실을 영화로 균열을 내봐요, 아니 영화로 현실을 바꿔봐요 아니 현실을 영화로 바꿔봐요. 그런 상상에 다같이 술 먹고 끆끆 합시다. 

[감독 정보]

 좋아하는 걸 더 좋아하고 싶어 공부하고 글을 씁니다

@over_ight / 인스타, 네이버 블로그

+

청춘 3부작 중 1부 관계 'Joke' 

https://youtu.be/0Xhz-szv2eM

청춘 3부작 중 2부 사랑 'Where's The Exit?'

https://youtu.be/t00eI6Xlsao

더 이상 영화란 늙은 친구가 시대착오적으로 여전히 오래된 길고 지루한 이야기를 들려줄 때

멍청이같이 어둠속에서 귀 기울이고  또 바보같이 내 이야기도 들려주려는 사람들을 응원해요!

같이 하지 못하게 될진 몰라도 우리 언젠가 숏과 역숏처럼 멀어도 붙을 영화같은 순간을 기대하며

확인 후 개별 연락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