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번에 제가 가르치는 아이들(고등학생)이 단편영화를 찍는데요

배우가 자기 또래가 아니어서인지 캐스팅이 무척 어려운 것 같습니다.

아이역 1명과 아빠/엄마역 각 1명, 이렇게 3명입니다.

본인이어도 좋고 소개를 해주셔도 좋습니다.

많은 힘이 될 것입니다.

여기 시나리오(조금 더 수정될 것 같지만)를 올립니다.

꼭 배우가 아니더라도 시나리오에 대한 평이라도 남겨주시면 고맙겠습니다.
tel. 019-619-1246


숨바꼭질

S#1 (놀이터 또는 공원/ 오전11시~12시)
어두운 화면에 아이들이 가위바위보하며 웅성거리는 소리.
술래로 뽑힌 아이가 기대어 눈을 감고 "시작한다-!" 외치자 화면이 서서히 밝아진다.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술래가 노래하기 시작하자 모여있던 아이들이 각자 숨을 곳을 찾아 흩어진다.
카메라는 그 중의 한 여자아이를 따라간다.
자신이 숨을 숲을 찾아 숨어있는 여자아이.
술래는 노래를 끝내고 "다 숨었지?" 외친다.
아이들을 찾아 헤매는 술래. 그 모습은 정말 애처로워 보인다.
여자아이 풀숲에 숨어 그러한 술래의 모습을 보며 "쿡쿡" 웃는다.
이렇게 숨어있는 자신을 찾을 리 없다는 듯...
- 타이틀 올라감 [숨바꼭질]



S#2 (집/오전12시~오후1시)
삐걱삐걱 아슬아슬하게 힘겹게 돌아가는 낡은 선풍기.
"흐흐..." 웬 남자의 요상한 웃음소리.
선풍기 뒤편으로 여자의 모습이 보인다.
그녀의 옆에는 10개의 봉제인형이 놓여져 있고
그녀는 가만히 앉아 부동자세로 그것들을 꿰매고 있다.
옆으로 조금씩 움직이는 선풍기와 또다시 들려오는 웃음소리.
그것을 움직이는 것은 남자의 발.
남자는 옆으로 누워서는 만화책을 보며 담배를 피고 있다.
그의 옆에는 만화책 10권.
그는 낡은 런닝셔츠와 바지. 턱에 난 수염.
"아빠빠빠빠..."
성인 남자의 괴상한 목소리가 들린다.



S#3 (길/오후3시~4시)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유모차를 밀고 가는 그. (5년 전쯤의 행복한 모습)
"아빠빠빠빠..."
유모차의 아기가 '아빠'를 따라하자
행복하게 웃는 그녀. 마냥 행복해 보이는 세 가족.
그들의 뒤로 여자아이의 모습이 보인다.(초점)
세 가족은 지나가고 그들 위에 있던 아이가
앞으로 뛰어나가 그들 앞으로 가 그들을 본다.
하지만, 그들은 엄마도 아빠도 아니다.
잠시 생각하던 아이.
"아빠빠빠빠..." 조그맣게 웅얼거리며 무언가 생각하다가
밝게 웃으며 뛰어간다. 아이의 행복한 발걸음.


S#4(집/오후4시~5시)
어두운 현관에 놓여져 있는 신발 두 켤레.
아빠의 낡고 먼지까지 쌓여있는 구두는 집 쪽을 향해있고
엄마의 깨끗하게 닦여 있는 구두는 현관 문 쪽을 향해있다.
서서히 빛이 들어오며 아빠의 구두를 더욱 어둠으로 내몬다.
'다녀왔습니다.'
활기찬 여자아이의 목소리.
'헉헉'거리는 아이의 모습이 뛰어온 듯하다.
밝은 아이에 비해 무기력하고 어두운 집안.
아이가 집안을 들어서면서 둘러보다
엄마 옆에 놓여있는 여행가방을 발견한다.
"아빠빠빠빠..."
아이가 아까 아기처럼 아빠를 부르며 안기려고 하지만,
아빠는 아이를 건성으로 안아주고는 담뱃재를 떤다.
"아빠, 아빠, 우리 여행가방 안 챙겨?"
대답은 없고 만화책을 보며 담배만 피고 있는 아빠.
시무룩해진 아이, 엄마에게로 간다.
"엄마, 우리 오늘 여행가는 거 맞지? 응? 언제가?"
엄마도 침묵한다. 봉제인형 하나를 끝마치고 보니
이제 남은 봉제인형 하나.
엄마는 그것을 집어서 바느질을 하기 시작한다.
시무룩해 졌던 아이가 봉제인형이 없는 것을 발견하곤 묻는다.
"엄마, 내가 봉제인형 더 가져올까?"
"아, 아니야! 됐어!"
엄마 급하게 소리를 지른다.
놀란 아이, 잠시 고요한 집안...
다시 요상한 웃음소리가 침묵을 깬다.
엄마가 다시 바느질을 시작하고 그것을 빤히 보고있던 아이
엄마에게 할 이야기가 없을까 고민하다 좋은 생각이라도 난 듯
엄마에게 말한다.
"엄마, 나 오늘 유치원 애들이랑 숨바꼭질했는데
내가 젤루 잘 숨어서 마지막까지 남았다!
나 진짜 잘 숨어. 그래서 나만 계속 술래 안 했어
난 정말 술래하고 싶었는데..."
엄마의 떨리는 손. 마지막 바느질을 마무리한다.
바느질을 끝낸 엄마 깊게 한숨을 쉬고는 입을 연다.
"이제 여행 갈 준비해야지..."



S#5(집-부엌, 마루/오후5시)
수도꼭지에서 물이 한 방울 씩 떨어지고 있고
수도꼭지 뒤쪽으로 아빠의 가방 싸는 모습이 보인다.(초점)


S#6(안방/오후5시~6시)
엄마의 여행가방.
가방 안에 몇 개 되지도 않는 많이 쓴 화장품.
장롱을 여니 남편의 낡고 헌 양복이 가로막고 있다.
여자 잠깐 그것을 응시하나, 한쪽으로 밀어버린다.
옷을 꺼내어 넣고 통장과 도장, 돈 뭉치 등을 넣는다.
그리고는 그녀가 액자 안의 행복해 보이는 사진을 꺼내더니
넣으려고 하다... 망설이고...결국에는 찢어버린다.
세 조각 난 가족의 행복해 보이는 사진.



S#7(아이 방/오후5시~6시)
스케치북의 행복해 보이는 세 가족의 그림.
아이가 그것을 보고는 스케치북을 챙겨 가방에 넣는다.
유난히 그림을 좋아하는 아이는 가족의 행복한 모습을 또 그리고 싶어
스케치북과 크레파스를 넣는 것이다.
행복하게 가방을 싸는 아이의 모습.
그리고는 엄마가 예전에 만들어 주어서 늘 껴안고 자는 봉제인형도 넣는다.
마냥 들뜬 여자아이...



S#8
어둡다... 문이 닫히는 소리.

S#9 (안방)
탁자 위에 세 조각이 나 있던 가족 사진 중 한 조각이 없어졌다.
아이의 사진.



S#10(집/오후6시~7시)
아이가 엄마를 찾는다.
"엄마, 우리 언제가? 나 다 챙겼어. 엄마, 엄마!"
여기저기 엄마를 찾는 아이.
아빠는 늘어지게 잠을 자고 있다가 몸을 반대편으로 돌린다.
아이는 엄마를 찾다가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하더니 알겠다는 듯
벽에 몸을 기대고 눈을 감고 노래를 하기 시작한다.
"꼭꼭 숨어라 우리엄마 보일라, 꼭꼭 숨어라."
누워있는 아빠의 뒤편으로 보이는 아이의 모습. 아이는 계속 노래를 한다.
아빠는 누워 눈을 떴다가 다시 감는다. (초점)
고여있던 눈물이 한 방울 떨어진다...
다시 아이의 모습이 확실하게 잡히고.
"엄마, 너무 꼭꼭 숨으면 안 돼, 나 배고프단 말야.
그리고 우리 여행도 가야하구, 알았지?"
벽에 기대어 서있는 아이에게서 점점 멀어지는 카메라.
- 한 아이가 노래하고 아이들이 신나게 합창하는 노래가 흘러나온다.
피아노 선율이 함께 연주되고 합창하던 아이들의 목소리가 사라지며
피아노 선율은 슬프게 바뀐다. 자막이 올라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