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오래된 일입니다만 -06년도니까- 두 달 연습하고 한 달 공연했었습니다. 연극... 그리고 그 내내 포스터도 배우들이 직접 붙였구요...
공연은 홍보가 전혀 안 되어서 어떤 때는 2명만 객석에 있는 상태로 공연하기도 했었죠. 물론 제가 아는 사람들 불러서 그 사람들이 돈 내고 보기도 했지만요.
어쨌든 공연은 그렇게 끝이 나고 마지막날 페이 줄 테니 계좌번호 적으라고 해서 적어서 줬었어요.
저는 단원도 아니었고 수습도 아니었습니다.
객원이었죠.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그래도 저는 믿었었습니다... 당장 돈이 없어서 못 주시는 거겠지 하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연락이 없더군요. 돈은 둘째치고 미안하다 돈이 없어서 못 주겠다 이런 말이라도 연락을 기다렸었는데...
그 극단 수뇌부들이 연락을 피하더군요. 하다못해 제 상대역이었던 어떤 분은 다른사람 전화로 연락을 했었고 겨우 연락이 닿았었는데 공연이 망했는데 돈을 어떻게 주냐며 페이금액이 미리 약속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배우를 도매급으로 매도하며 돈 바라는 거면 연기 때려치우라는 소리까지 들었다고 하시더군요.
그런데 거기 오디션 공고가 떴더라구요.
그래서 화가 나서 전화를 했습니다.
옆에 대표님 계신 거 아는데 (맨처음엔 제가 지원자인 줄 알고 전화받은 사람이 대표님 자기 옆에 계시다고 했어요) 제가 제가 전화한 목적을 말하니까 안 바꿔주더군요.
그러더니 전화받은 사람이 하는 말이 공연 같이 했던 사람이면 대표님 어려운 줄을 알아야지 전화로 이게 뭐냐고 직접 찾아와서 뵙는 게 도리다 이러더군요.
생각 같아선 너 거기 있지 말고 정신 차리고 나와라 거긴 그런 이상한 극단이다 이래주고 싶었지만 참았어요.
페이를 분명 받기로 했었는데 못 주게 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죠. 하지만 최소한의 사과나 양해 정도는 구하는게 정말 도리인데...
그 도리를 저버리지 않았다면 시간이 지난 지금 돈은 받을 생각도 안 했을 겁니다. 그 공연에 참여한 모든 배우가 한 푼도 못 받았어요
그런데 지금에 와서도 그렇게 뻔뻔스럽게 떡 하니 새로운 배우를 모집하고 있으니 화도 나고 그렇습니다.
사무실 전화번호도 뒷자리 중에서 마지막에서 두번째 번호만 싹 바꿨던데
또다른 피해자가 생기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네요.
우리나라에선 돈 얘기 하면 이상하게 보는 사람이 종종 있어서 어떤 배우는 페이 알아서 주겠지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을텐데...
처음부터 안 주겠다고 했으면 말을 안 합니다. 주겠다고 했으면서 저런다면 그게 비단 그 작품에만 국한되지 않을 거 같아요. 아무것도 모르고 그런 사람들이랑 공연을 할 사람들만 불쌍해서 제가 총대를 잡기로 했습니다. 배우가 극단이랑 싸워봤자 뭐 하겠습니까만은 세달 동안의 차비조차 줄 생각이 없었던 그 팀을 제 힘 닿는데까지 반성하게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그런데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군요...
쩝...
우리는 흑퍼먹고 일하라구요...이바닥 분들 다들 아르바이트 하나씩 하고 계실껄요...물론 연극 올리기 전에..연습으로 알바도 힘들겠지만...2달3달연습해서 한달정도 무대 올리는데...
2달3달 은 뭐억고 살며...그 이후에는 어떻하라고...벼룩에 간을 내먹으시지요...
더이상 말하기도 입아프네요
어떤 얘기만 해야 한다는건 없습니다. 연기자들을 위한 전용 자유게시판 정도로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가장 자주 나오는 페이문제나 처우개선등에 대한 논의도 이곳에서'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