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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분들을 위한 포럼 게시판입니다.
어떤 얘기만 해야 한다는건 없습니다. 연기자들을 위한 전용 자유게시판 정도로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가장 자주 나오는 페이문제나 처우개선등에 대한 논의도 이곳에서'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학생영화에 출연하시는 배우분과 학생 연출자분들께...

bekgu
2006년 02월 19일 02시 05분 45초 4559 4
지난 몇 번의 글을 보니 학생영화에 출연하시는 분들의 고충을 많이 보게 되었는데
그 중, 페이문제 때문에 때로는 울분을 토하는 듯한 글도 꽤 보게 된 것 같습니다.
어렵죠...페이문제...배우분들 그 긴 시간 수고하면서 댓가를 받지 못한다는 점 부터 모순이 있는것이겠죠.
학생 연출자분들...딱 2가지입니다.

학생 작품에 출연하는 배우를 우습게 알고 촬영 끝나면 잊어버리거나
혹은 자신의 초라한 작품촬영에 임해주셔서 감사히 생각하거나...
학생이라 배우에 대한 페이는 된다 안된다가 문제라기 보다는
학생이기 때문에 당연히 안해도 된다라는 생각을 전달 받으실 때가
가장 실망감이 크실 것 같다고 생각이 되는데 어떠신지...

그러나 그렇지 않은 학생들은 몇 푼 안되는 할인가격에 장비를 빌려서 좋은 영화 찍겠다고
식비...진행비...모두 개인돈 툭툭 털어서 짜냅니다.
한 사람..한 사람에게 장비가 다 제 시간에 돌아간다면 좋겠지만
거의 그럴 경우는 없고 기초장비 외에 다른 장비를 빌려야 한다면 금액은 엄청 납니다.
학교나 사설학교에서 지급되는 보조금은 자신이 원하는 장면을 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고
조금 더 나은 부분을 보충하려면 주머니 속 먼지가루를 돈으로 착각할 정도로 털어봐야하고...
물론, 집안 사정이 넉넉한 사람은 형편이 낫겠지만 그렇지 못한 학생들이 더 많은 것이 사실이구요.

이런 상황에서 자신이 찾고자 하는 배우들 섭외하려면 전화할 때부터 마음이 쿵~! 합니다.
혹시 페이 물어보지 않을까...당연히 물어 볼테고 당연히 내가 얘기 해 줘야하는 부분인데...
아~ 어떻게 설명을 해야할까...어떻게 설명을 하든 마지막에 줄 수 있는 대답은 학생이라는 변명 뿐인데...
...정말 돈이 없어서 그러는 건데...돈 없는데 영화는 어떻게 찍냐고 물어보면
정말 영화 찍을 돈 밖에 없다고 사실대로 말하면 믿을까?
비상금이라도 갖고 있어야 촬영할 때 눈치봐서 스텝이나 배우들 식사라도 제대로 보상할텐데...
다들, 장비대여하고 필름사고 그런 돈만 들어가는 줄 알겠지만...
사실, 알게 모르게 촬영을 위해 들어가는 돈이 너무 많이 지출되는데...계산해보니 딱 식비만 떨어지네...
차비라도 드려야할 텐데 없는 돈에서 택시비만 드리면 오히려 받는 사람 참 기분 나쁘지 않을까?
하는 오만가지 걱정이 머리 속에서 맴돕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어렵사리 배우분들께 전화해도 거절당하는 건수가 많습니다.

촬영장소 섭외하러 가서 학생이라고 매달려도 할인 안 해주고...
뜻 밖의 상황에(자주일어나는 현상) 촬영이 지연되면 그 만큼 생각하지 않았던
외비용이나 식비를 혼자 조달해야하며...사이사이...간식도 챙겨야 하겠죠.
혹시나 아는 사람이 음료수 통이라도 사오면 참 다행이구요.

물론, 영화라는 개념을 보면 모든 것이 정확히 책정된 후에 촬영을 시작되어야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만
학생 연출자와 학생 영화에 출연하게 되는 배우 사이에 서로 자신에게 투자하는
공통적인 영역이 존재하지 않나 싶습니다.

자신을 위해 자신에게 하는 투자...서로 용서해줄 수 있는 관계가 성립되는 것이 학생영화가 아닐런지...
그래서 이 부분에만큼은 배우분들의 아량이 좀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몇 개의 글에서 배우븐들께서 학생영화 페이문제에 대해 거론하는 글을 보면...안타깝다는 생각 들고요.
반대로, 배우공고를 알리는 학생들의 글을 보면 성의없이...단 한 구절로 학생이기 때문에 페이는 없습니다라고
써있는 걸 보면 한 대 쥐어박아주고 싶다는 생각까지 드는 게 사실이고 배우 입장이 아닌 분들이 봐도
눈쌀을 찌뿌릴 만한 건방진 글 귀라 생각합니다.

학생 연출자와 배우분들의 서로 치고 빠지는 식의 영화가 안되는 것이 가장 큰 책임감 같습니다.
촬영할 때만 친한 척 전화하고...끝나면 무소식...먼저 전화하기도 어색한 시간들로 되어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연출자는 페이를 지불하든 못하든 소중한 시간 찾아와 촬영에 임해주는 배우분들과 스텝들을 위해
체계적인 스케줄관리와 매 끼니마다의 따듯한 식사를 대접해드리는 것, 후반작품 후 반드시
전 스텝과 배우에게 작품의 테입이나 CD를 주는 것이 정말 당연한 것 아닐까요?
자신의 작품이 곧 같이 작업한 사람에게는 정말 소중한 프로필이 되니까 말이죠.
이 것 마저도 못할 지경이라면 괴씸하다는 소리 듣지 말고 돈 좀 더 모아서 찍기를 바랍니다. ^^
한 번 괴씸 영원한 괴씸되고 무책임함이 계속 버릇처럼 따라다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도 학생 때, 사실, 배우분들께 한 푼도 못드렸습니다.
예전에 메이크 업 해주는 후배가 방송일 때문에 하루 펑크낸 적이 있었습니다.
그 날 출연해야할 분은 유명하진 않지만 TV에서 나오셨던 분인데 (무료출연. 개인적친분X)
참 미안했습니다. 촬영 당일 날에 알았으니 어떻게 손 쓸 방법도 없고...
먼~곳까지 왔는데 책임감 없다고 생각하실 까봐 정말 민망하더군요.

그런데 1시간만 시간을 달라고 하시면서 가까운 미용실 가서 손수 메이크업
하고 오시더군요. 그 때, 얼마나 감동적이었는지 모릅니다.
비록, 하찮은 작은 영화지만...내 작품에 그렇게까지 열성적이셨다는 생각...
그 책임감에서 배워지는 나의 책임감...그리고 배우라는 것에 대한 또 다른 시각을 얻게됐죠.
그 후로 TV에서 종종 조연으로 나오면 내 작품의 배우였구나라는 생각의 기쁨보다
그래~ 저 사람들은 당연히 잘 될꺼야라는 생각이 들고 더 잘 되길 빌죠.

같이 일했던 배우분들...지금 꽤 TV도 많이 나오고 영화도 출연 많이 하시고 유명해지셨어요.
현재 서로 다른 파트가 만나서 술 한잔 하거나 토킹어바웃 할 때면 그 때 추억을 얘기하곤 합니다.
그 때는 서로에게서 믿음과 신뢰 그리고 작품만 갖고 출발을 했습니다.
작품은 생각대로 잘 안 되었고 허접했습니다. ^^
그래도 정성스럽게 참여해준 배우분들 위해 나름대로...가시방석 시사회도 해 보았죠.
그런데 허접한 저의 작품에서 몇 개의 컷을 CD로 만들어 아주 큰 배역을 하시게 됐다는데...
물론, 그 몇 개의 컷 때문이겠어요? 하지만 그 말을 들으니 어찌나 고맙던지요. ^^
그러니 작품의 결과물은 배우분들에게 단지 프로필에 써내는 글이 아니라 아주 소중한 것이니
연출자분들은 5분짜리든...실습 5컷이든 반드시 배우분들에게 전해드리라는 충고를 해드리고 싶네요.

저는 학생 영화가 단지 학생이라는 이름으로 거론 되는 형식상의 영화가 아니라는 걸 좀 덧붙이고 싶습니다.
어떻게 보면 서로에게 중요한 것들이 너무나 많이 존재하는 한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일부 생각없는 학생들의 공고글을 보시고 마음 아파하지 마시고 작품을 선택하시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학생이라는...정말 말 그대로 학생이라는 명찰을 달고 있다는 사실에...
페이가 힘들다는 말에 그 사람의 능력까지...판단하지는 말아주셨으면 하는 바램이 있네요.
자신에게 맞는 중요한 사람을 먼저 보시고 결정하시는 게 어떨가 싶습니다.

여기서 이렇게 긴 글 처음 써보는데 경험적인 생각도 파릇파릇나고
이래저래 불편한 글들을 보게되어 나름대로의 생각을 적어봅니다.
모두 뜻하는 바 이루시고 계속 앞으로~


PS) 제 아이디 그림은 백구일까요...흰 쥐 일까요?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yoojonga
2006.02.19 10:59
제가 작년에 한양대 단편에 출연했었는데 그당시 상황이 악조건이었어요..
카메라가 고장이나서 하루 웬종일 촬영한 필름을 사용못하게 되었고...그로인해 촬영을 첨부터 다시 해야 했었고...
물론 그만큼 경비지출도 많이 나가고...그리고 아역배우가 체인지되는 그런 상황도 발생하였고...촬영일수가 계획보다 며칠더 길어졌고..등등 모든조건이 안 좋은 상태여서 스텝전원 신경이 곤두서 있었지요...
그렇게 어렵사리 촬영을 마쳤는데....경비 지출이 너무 많아서 배우 페이를 조금만 깎아 달라는 말에 조금 당황했지만 흔쾌이 그렇게 했었지요..왜냐면 정말 열정을 가지고 촬영하고 간절한 그마음이 제가 느낄수있었으니까요...그래도 기분 좋았답니다..
작지만 그래도 성의로 생각하고 받았습니다...
그후...며칠전에 한양영화제에서 그 작품이 상을 받았다는 내용과....영화제에 오셨으면 합니다 라는 내용의 전화를 받았죠...
참 기분 좋았습니다...페이에 상관없이 정말 축하해주고 싶었습니다..그래서 이쁜 장미 한다발을 준비해서 영화제에 참석하고 왔습니다..물론 DVD도 받아서 왔죠...참 기억에 남는 스텝과 감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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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hj63
2006.02.19 14:30
참 공감이 가는글이군요...cd라도 받는다면 배우로선 정말좋은기회가 될 수 도 있지요...좋은경험도 되고 좋은경력도 되고 좋은인연도 되고...최소한의 성의를 보여준후 깍아달라면 어찌 안깍아줄 수가 있겠어요...우리도 대학생자녀의 부모인데요...물론 성의없이 페이지급못합니다란 공고글을 보면 성의없어보여서 외면할 수 밖에 없답니다!
다른곳에 출연하면 더 많이받고 연기력없이 시간투자만해도 일당지급이 되는 단역일이 얼마든지 많은데 무엇하러 시간을 버리고 휴식을 마다하고 귀한시간을 낭비하고 다닐까요...어렵던시절에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받는 아름다움속에 영화라는 예술이 값지고 빛나는것이 아닐런지요...배우페이를 정하지않고 얼버무리고 대충촬영들어갔다가 어렵사리 작업한 졸업작품을 끝내 열지못한 불상사를 지켜보았던 경험이 있답니다...저야 자식같으니까 하는 수 없이 협의를 보고 끝냈지만 젊고 유능한배우분이 끝내 마음문을 닫아버리더군요...그때 감독맡은학생이 사회경험도 부족하고 처음부터 대화를 끌어내지않고 시작한데다가 끝내 타협을 못보고 본인사정만 고집하다 배우분의 마음을 못산것 같아서...참으로 안타깝더군요...이글은 연출자입장의 내용이지만 참 귀감이가는내용입니다...
j130436
2006.03.09 13:02
글을읽고 많은것을 느끼게 됩니다
아이가 연기자의길을 걷고있어서 남일같이 생각이 안드는데 - 인터넷 싸이트에서
가끔 학생단편영화 글을 본적있습니다 자식을 키우는입장에서 학생들이 무슨돈이 있겠냐싶어
당연 수긍가는 말이었지만 간혹 성의없이 1~2줄 정도 페이없음 이런글귀도 본적있습니다
한 작품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정성과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를... 약간의 경험을통해서 익히알고있지만
bekgu 님의 글을 읽으며 학생들의 고충을 더 새삼느끼게 됩니다
저 입장에서는 페이가 없어도 작품성과 일에열정만 있으면 출연과 촬영에 기꺼이 임할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상업영화 출연은 경험이 있지만 학생영화 & 단편영화 등 은 아직없는지라 ~ 또 잘 모르기도했구요~
기회가 된다면 꼭 출연해보고 싶습니다
많은것을 배웠구요. 정말귀감이가는 글이었습니다
leesanin
2006.03.09 23:51
白狗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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