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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분들을 위한 포럼 게시판입니다.
어떤 얘기만 해야 한다는건 없습니다. 연기자들을 위한 전용 자유게시판 정도로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가장 자주 나오는 페이문제나 처우개선등에 대한 논의도 이곳에서'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단편영화에서의 페이문제.. 참 어려운 문제이군요.

mdmeister mdmeister
2007년 03월 13일 10시 51분 51초 4935 10
필커를 알게되고 활동한지 어언.. 몇년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좀 오래되었다는 정도..

주로 드나드는 게시판은 팀원 구인을 위해서 스탭모집쪽이랑 정보공유에 미술관련 문의글에 답글달기정도..
그리고 제일 들어오기 싫은 게시판이 이 "주제토론게시판"입니다.
주제토론게시판중에서도 단편작업에서의 페이관련 게시물들 때문에 가급적 피해다닙니다.^^

저는 미술일을 합니다.
제일 처음으로 미술을 해본 작품은 영화아카데미 졸작.. 20기쯤 될겁니다.
정말 열악하게 작업했습니다.
연출자와 촬영빼면 나머지 스탭들은 다 외부사람으로 채워집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아카데미같은 경우는 연기자들의 페이에 대해서는 아카데미측에서 직접 지급하는것 같더군요.
전 그런거 몰랐습니다.
왜냐. 보수라는게 전혀 없었으니까요.

그전까지도 영화일은 계속 했었지만, 일반적인 미술일이 아니었기에
처음 미술하는 입장에서 페이얘기를 꺼낼 배짱도 없었죠.
그저 시켜주는 것만도 고마웠습니다.
연출자분이 한번 만나보고 싶다고 해서 만나러 갔습니다.
전 무지하니 떨렸죠.
내가 경험이 없다는게 드러나면 어쩌나 애간장이 탔습니다.
연출자분과의 대화는 그냥 일상적인 이야기만 나눴던 것 같습니다.
흔쾌히 같이 작업하자고 하시더군요.
전 의아했습니다.
'저를 뭘 믿고...'
물었더니
'동년배라서...'
참 난감하더군요.
전에 워크샵작품때는 좀 나이어린 친구가 참여를 했었는데
그때 나이에서 오는 커뮤니케이션의 난감함을 말씀하시는 듯 하더군요. 하하하..
그렇게 해서 저의 첫 영화가 만들어졌고 끝이 났습니다.

두번째 단편은 모대학원생의 졸업작품이었습니다.
이때는 페이가 좀 있었습니다.
이세상을 살아가면서 돈을 안받고 일을 하기에는 좀 어렵더라구요.
그 영화도 그렇게 잘 끝냈고..

세번째 단편도 있었는데 이역시도 소정의 페이가 있었던것 같고..

네번째 단편은 이번에 졸업하는 영화아카데미 22기의 작품이었습니다.
이 작품은 페이가 없었습니다.

미술스탭으로써 제가 참여를 하는 단편의 페이기준은... 사실 없습니다.
2편은 페이가 전혀 없었고, 2편은 소정의 페이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페이가 없는 2편은 영화아카데미 졸작이었네요.
어디어디꺼는 무페이라도 한다는건 절대 아닙니다.
아카데미졸작은 처음거는 제가 처음 한 작품이라 페이를 받을수가 없었고,
네번째작 역시 아카데미인데 이때는 그돈 안받아도 일단은 버틸수 있어서 그냥 무페이였을뿐입니다.

장편영화에서 '미술감독'이라는 호칭으로 불려본 작품은 3작품입니다.
아직 개봉은 하지 않았기에 아무도 모릅니다.
저는 아직 가야할길이 멀고먼 새내기 입니다.
스스로 '미술감독'이라고 소개할만한 자신감은 없습니다.
그래서 참여하고 싶은 단편영화를 만나게 된다면 또다시 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페이가 있건.. 없건..

나름의 기준은 있습니다.
이 작품이 나를 필요로 하는가 하는 겁니다.




연출자들과 연기자들의 페이에 대한 논쟁이 끝이 없는 가운데
또 다른 한 축을 감당하는 스탭의 일원으로써 그냥 지나칠수 없어 길고긴 개인사를 늘어놓았네요.
스탭으로써 이런 논쟁을 보는 저의 입장은 이렇습니다.

연출자 분들은 연기자에게 페이를 줄 형편이 어렵다면 최대한 몸을 낮추고 인간성으로 그 성의를 표시하세요.
비굴해지라는 말이 아닙니다.
말한마디라도 예의를 갖추고, 진정으로 고마움을 느낀다는 표현을 하시면 되는겁니다.
합당한 페이를 지불할 능력이 안된다면 돈 안드는 방법은 최선을 다하셔야겠죠.

저역시도 미술팀을 꾸릴때면 하는 말이 있습니다.
"이일은 돈이 되는것도 아니고 힘은 죽도록 든다..
하지만 이일을 하면서 진정으로 힘든것은 보수가 적다든가, 노동이 빡쎈게 아니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간의 믿음과 배려가 없는게 더 힘든거다...
그렇기 때문에 너희들에게 내가 해줄수 있는것은 너희들이 즐겁게 일할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만들어주는 것이다."

리더란 일을 시키는 사람이 아닙니다.
구성원들이 각자의 역량을 최대한 이끌어낼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주는 사람입니다.
연출자도 마찬가집니다.
연기자들이 각자의 역량을 최대한 이끌어내서 연기에 전념할수 있도록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사람입니다.
이런건 일정액의 금전적 보상으로 가능한게 아닙니다.
연기자가 연기에 전념하다가 어느순간 '돈,페이'가 떠오르게 만들지 마세요.



연기자분들께는 사실 할 이야기가 없네요.
내키지 않는 오디션을 보러오라고 하면 재산이 어느정돈지 재산내역을 공개해달라고 하세요.
아울러 페이역시 꼭 요구를 하시고요.
내키지 않는 오디션 보러가서 어줍짢은 자존심 세우다가 뒤에가서 뒷말을 하는 행동은 하지 맙시다.




사실 대다수의 스탭들 역시 배우들과 마찬가지로 피고용인(?)의 입장입니다.
하지만, 그 많은 스탭들이 페이에 대해서는 침묵합니다.
왠줄 아십니까?
같이 매일 얼굴보면서 함께 고생하기 때문에 연출자(단편의 경우 대다수가 연출자가 제작비를 충당)의
경제적고충을 공감하기 때문입니다.


방송드라마 현장과 영화 현장의 가장큰 구별점은 바로 "한솥밥"문화입니다.
방송드라마는 끼니때가 되면 모두가 뿔뿔이 흩어져서 개개인의 수준에 맞게 끼니를 해결합니다.
주연은 주연끼리 비싼데 가서 먹고, 단역은 단역끼리 분식점가서 먹고.. 스탭들 역시 마찬가지고요.
하지만 영화는 대부분이 함께 식사를 합니다.
고깃집을 가서 먹건 차갑게 식은 한솥도시락을 먹건, 감독, 사장, 주연, 단역, 보조출연까지..모두가 함께
같이 먹습니다.

이 영화판의 "한솥밥문화"라는거 상당히 중요한겁니다.
일종의 공동체의식을 표현하기도 하고..

암튼..
대안도 없는 횡설수설을 끝까지 읽어주신 분이 계시다면
연락주세요.
미술비 10%할인쿠폰 보내드리겠습니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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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저 이번주 토요일에 결혼합니다.
장인어른 되실분께서 예전에 결혼이야기를 꺼내실적에
먹고살 일이 하도 걱정이 되서 기혼자들의 조언을 구하기 위해 글을 올렸던적이 있었는데..
일단 결혼부터 하고 같이 고민하기로 했습니다.

자리를 잡고 난 후에 결혼을 할까도 생각을 했었는데,
돈모아서 아파트사려는 것만큼이나 바보같은 생각같아서
놓치면 후회할 사람이어서..일단은 결혼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많이많이 축하해주세요.

영화.. 내 존재의 이유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leesanin
2007.03.13 11:10
결혼 축하드립니다. 영화판을 잘 이해하시는 배필을 만나서 좋으시겟어요.ㅋㅎ
dam2an5
2007.03.13 12:25
건강하게 행복하시길 응원하겠습니다!!! ^^
garan21
2007.03.13 12:34
결혼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행복한 가정 꾸리시길~!!
soy5040
2007.03.13 18:47
와 축하합니다. 드림픽스..? 이메일 남기세요 여기다가 드림픽스님 찾는다고 글올릴수 없자나요.
directed
2007.03.14 01:07
결혼 축하드립니다...드림픽스 이름 좋내요...현장에서 빨리 만났으면 하내요^^*
sh28ho
2007.03.14 15:14
전 배우를 하고 있는 사람이죠.
이쁘게 이쁘게 처음처럼~이란 말을 늘 새기시고 행복하게 사세요.
언제 현장에서 뵐수 있게 될지도.....ㅋ. 서로 누군지 몰라도~

행여 안좋은 일있을땐, 처음처럼이 떠오르지 않을땐 처음처럼으로 풀어버리시고
항상 행복하세요~^^
k9342104
2007.03.14 15:31
ㅎㅎㅎ 드디어 입봉하시는군요..
감축드리옵니다.
Profile
nahnnah
2007.03.15 11:53
축하합니다.^^ 그리고 올리신 글에도 공감합니다.^^
xoalsdllove
2007.03.31 23:40
결혼 축하드립니다. 행복하세요..
mspretty
2007.06.13 17:42
훌륭한 선택을 하셨네요. 꼭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축하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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