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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애기, 영화미술애기 잡담2

kp9999
2005년 05월 13일 03시 28분 00초 6620 13
1년전쯤 pre를 쓰고 한달에 한번은 여기 잡담을 늘어놀까 했는데 어느새 1년..... 그 사이 소득은 없고 어영부영 세월을 가고 대출 알아보는 신세가 됬다.
삼성카드에서 마이너스카드대출을 해준다는데......... 각설하고..........
요즘들어 죽는 생각을 가끔한다. 십대이후에 십몇년만에 죽는 생각을 하다니 어려진 건가?
연애소설을 만든 이모감독님이 술자리에서 한 애기가 생각난다.
역시 한때 연출부 출신이던 감독님, 그래 데뷰한는거야, 청운의 꿈(?)을 안고 시나리오를 만지기 어언 수년, 그 사이 소득은 수해가 나서 집에 수재의연금 받은 300인가가 다였고 1년에 술먹은 자리가 손가락으로 꼽았다는 애기
내가 드디어 그 신세가 됬네... 물론 그 감독님은 그래도 200만 가까이 든 영화로 데뷰했고 다음 영화도 준비하지만 (어째 길어지고 있긴 하지만 벌써 2년인가)
시나리오를 열심히 쓰고 있다. 물론 혼자서, 아는 형이 도와는 주고 있다. 물론 정신적으로
도대체 감독이 왜 시나리오를 열라게 써야 되는가? 내가 작가인가.......
물론 조감독 시절 모셨던 감독님중 한분은 십몇고를 2년간 썼다. 한참뒤에 들어가 나는 절대 이런짓은 안해야지
그냥 마무리 각색고 두번정도로 데뷰해야지......하는 망상을 품었고 지금은 망상에서 깨어나 열심히 쓰고 있다.
어느새 초고를 지나 2고를 쓰고 있다. 기간은 어언 4개월.......
막상 쓸려고 하니 부딪치는 문제는 산더미 일단 어디서 써야 한단 말이냐......?
말아톤의 정윤철감독은 pc방에서 썼다고 한다.
홍반장을 찍은 감독은 공공도서관이랬나.....
보통은 집에서 쓴다고 한다. 어떻게 집에서 쓸까? 부모님의 눈치는 어떻게 하고....
나이 30 넘어서 집에서 어디 외출안하고 줄창 집에서..... 있으면 뭐라고 안 하나, 난 하던데......
혹자는 영화사 사무실에서 쓴다고 한다. 좋겠다. 영화사랑 애기됬나보네.... 물어보니 아니 그냥 밤에 사람 없을때 쓰는건데....... 그러는군.......
그래 어디서든 쓴다고 치자. 초고를 냈다고 치자. 아는사람 불러서 시나리오 모니터를 해봤다.
'여차저차해서 이건 이렇게 저건 저렇게......' 자신은 없어지고 드는 생각은 역시 내가 왜 써야 돼 난 감독인데....
어차피 시놉도 내가 썼고, 캐릭터도 만들었고 공간비쥬얼구성도 해 놨고 하다못해 조단역 캐스팅, 한팅까지 내 머리속에 다 돼 있는데 내가 왜 캐릭터 구축과 플롯의 짜임새, 대사의 디테일까지 다 맡아야돼.... 작가가 만들어오면 내걸로 다시 만들면 돼지.........
장편시나리오를 써본 사람은 안다.
이게 얼마나 사람 환장하게 만드는지.......
단편은 이런말하면 돌던질 사람도 있겠지만 사기칠 수 있다. 내가 모르는 애기로 구라칠 수 있다.
장편은 빌어먹을 도저히 사기칠 수 없다. 이놈의 100분이란 시간은 절대로 나와서는 안될 시간이었다.
차라리 60분이라면, 차라리 200분이라면 왜 하필 100분이란 말이냐..... 다 애기하기엔 너무 짧고 하나만 애기하기엔 너무 길다.
그리고 왜 세상에 더럽게 훌륭한 영화들은 많아 가지고, 그리고 왜 하필이면 난 그 더럽게 훌륭한 영화들은 열라 봐대가지고............
로맨틱코메디를 쓸려하면 멀리는 어젯밤에 생긴일부터 가까이엔는 노팅힐까지
미스테리를 쓸려고 하면 양들의 침묵에 노웨이아웃에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까지....
쓸때는 걸작인데 왜 자고 일어나면 파지가 되어 있는건지 이놈의 내 시나리오는..........
그러니까 맨날 그림만 생각하고 있나.....? 버스 타고 가다가 저기 좋군, 광고 보다가 저 남(여) 좋군.... 그러고 있는 내꼴은 열분이 말하는 비쥬얼만 고민하는 삼류감독..........
30대 초반에 데뷰하고 싶다.
30 이하때는 잘 모를것 같았다. 30을 꺾여서는 너무 많이 알 것 같았다. 30대 초반이 딱 좋다. 지금도 이 생각은 변함이 없다. 얼마 안 남았는데...... 조급해진다.
아버지가 세상물정 모르고 공무원 시험준비해 보라는 말로 유혹한다. 학원비 도서실비는 지원해줄테니 하면서
아버지는 내가 머리는 있으니까 할 수 있을꺼라고 한다. 공무원 줄도 있단다. 필살 마지막 한마디, 7급 준비하란다.
나이는 먹을 만큼 먹었는데 돈이 없다. 뭐가 먼저인지는 모르지만 여자도 없다. 옷도 없다. 고백하자면 열정도 없다.
재능은 잘 모르겠다. 영화는 많이 봤다. 가진 건 그것뿐이다. 정말 많이 봤다.
영웅본색을 좋아했다. 열혈남아를 좋아했다. 스카페이스를 좋아했다. 칼리토를 좋아했다. 루저들의 이야기, 루저들이 안간힘을 쓰다가 쓰다가, 결국엔 비극적으로 아니 신화적으로 끝장나버리는 이야기들을 좋아했다.
아마도 루저였나 보다. 내가 그 때 그영화들을 보던 때에....
역설적으로 루저가 성공하는 이야기는 좋아하긴 했어도 뭔가 허전했다. 그건 거짓이야라고 어렴풋이 느껴서일까?
진실은 열혈남아야, 칼리토야.... 그래서 였을까.... 그래도 인생은 그러지 않았으면 하고 항상 생각했었는데.....
시나리오를 쓰면서 가장 미칠 것 같은 순간은 내가 재능이 없다고 인정하는 순간이다.
쓰리의 이병헌은 강혜정에게 재능없는 예술가는 낫띵이라고 말한다. 동감한다.
그리고 그 말을 자신한테 되뇌여 본다. 나는? 대답할 수 없다. 아니 유보시킬랜다. 내가 작가야.... 난 감독이야....
적어도 그 대답은 데뷰작을 찍고 완성된 영화를 보면서 애기하고 싶다. 근데 그 비용이 30억이란다.
............ 이상 잡담............

최근에 본 한국영화들은 '그때 그 사람들' 을 제외하곤 다 후지다. 그 영화도 사실 재미는 없었다.
가장 후지게 본 영화는 (실명을 까도 되나 모르겠네) '신석기 시대' 였다.
비형남자친구, 키다리 아저씨, 등등..... 재미 없어도 인정한다. 무슨 영환지....어떤 의돈지....
신석기 시대..... 기획이 뭔지는 알겠다. 시나리오의 부분부분이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지 알겠다. 어떤 타켓을 공략하려 했는지 알겠다. 그런데 그렇게 만들면 안된다.
가짜니까, 진심이 안 보이니까..... 그냥 필름이 흘러가고 있으니까.........
무슨 큰 주제같은 건 필요없다. 코메디에도 진심은 보인다.

하지만 그래도 제작자는 애기한다. 어떤 플롯을 사람들은 좋아해, 여기는 기술적으로 이렇게 되야해. 이건 여자들이 안 좋아해..... 물론 이 다음에는 장소를 바꿔보는 건 어때, 제주도에서 인천으로..... 뭐 이런 애기를 하겠지만.....

다 써놓고 보니 주제토론 게시판의 성격과 어울리지 않는 잡담이기에 항상 느끼는 문제점에 대해서 언급을 잠깐....

서울지역 로케이션은 지랄이다.
왜 우리나라는 이모양이냐, 빨리 통일이 되어야 시대물이라도 제대로 로케이션으로 찍을 텐데....
그러니까 다들 세트찍지, 그러니까 제작비 상승하지, 물론 촬영일정은 당겨질지 몰라도........
어차피 로케이션에서 원하는 그림은 힘들다. 이제 한국영화는 방송처럼, 외부경관찍고 세트로 들어가는 시대가 얼마 남지 않았다.
그럼.... 이것은 어떤 부작용을 낳을 것이며, 한국의 영화미술은 일대 변혁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인가?
돈때문에 힘들다고 본다. 그럼 방법은? 역시 죽으나 사나 헌팅인가? 1년전에 봐둔대도 다시 가보면 이게 어디야 하는데도.........

다들 건투를 빕니다.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q1010
2005.05.13 05:28
쩝.. 나두 공감
새벽에 글 보다가 한자 씁니다.
난 혼자 사는데 눈치 볼 사람은 없는데, 그건 조은데.
이것 저것 돈이 많이 드네요.
저두 마찬가지로 열정도 마니 희미해지고 시놉만 머리 속에서 생각하다가 새벽 5시 반이네..
나두 여자 없구 미래 희미하구 30이 훌쩍 넘어 버렸네..
이력서넨데가 50군데는 되는 것 같은데 연락 조차 안 오네
밤에 잠도 안 오고 아침에 깨면 왜 일어나는지.
.... 그냥 주절주절.................
yoon4020
2005.05.13 11:47
맘에 와닿네~~
간신히 들어간 영화 두번 업어지고 나이많은 연출부안뽑고... 카드연체되서 존나게 전화오고... 돈은 없고... 씨부럴 시나리오나 쓰자... 올해 마지막이다.. 올해 안돼면 이젠 빠이빠이다~~~ 그지같은 각오로... 쓰고있지만... 좋은거 생각나서 열나게 쓰고 담날 다시 일어나 읽으면 삼천포로 가있고.... 또 지우고.. 또 존나게 쓰고... 사람 미치고 팔짝뛰고 동네 세바퀴 존나게 뛰고.. 이게 사람이 할 짓인가? 생각하면.. 또 어느세 자판을 두드리고... 멍~~~~
정말 막판에 몰린듯 싶다...

이상 멍하니 모니터 앞에 앉아있는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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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0020039
2005.05.13 19:03
시나리오 적을때 pc 방 보다 도서관이 좋겠죠. 환경이 되니까..
극영화가 100분에서 120분 정도 는 지루하지않는 적당한시간이죠. 오줌을 참을수있는시간이죠. 집중하기에 좋은시간이고
눈이 피곤하기대문에. 상영시간도 신경써야되고.... 7인의 사무라이는 쓸데없이 3시간30분이고...
본인이 가장 싫어하는영화는 100분이하의 영화 은근히 7천원이 아깝더라고.예를들어서 김기덕감독영화들...
9급 아니고7급공무원 되면 좋을렬만 ..합격하기 힘들텐데.. 공무원 으로 산다고해도 미련이 남을걸요.
일단 자기가 하고싶은일 해야지 재미죠.사느맛이나죠..
누가 얘기하더구먼. 영화는 로또 라고..
촬영장면에 따라서 로케이션이 된다해도 상황에따라서 셋트 촬영도필요하죠 복병이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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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meister
2005.05.13 22:16
제나이 37.. 69년 닭띠.
저역시 가진거 개뿔도 없는 처지.
여자도 없지요 물론.
작업실 월세 내려고 가진재주 하나로 비럭질 하는 처지.

그러나, 저는 조급하지 않습니다.
언젠간 되겠지... 하는 그런 마음도 없습니다.
내일 지구가 멸망할텐데도 사과나무를 심는거는 결과를 보기 위한게 아닙니다.
곱게곱게 나무를 심어 내일아침에도 나무에 물을주며... 희망을 갖자는 이야기지요.

생년월일로 따져서 내밑으로는 다들 좌절금지.
simplemen
2005.05.14 15:10
내 좌우명
1. 가늘고 길게
2. 지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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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74
2005.05.27 20:54
내가 알고있는 kp9999...님아!!....
모니터링 해줄게!!
시나리오 줘봐라!!
filmal
2005.06.03 16:41
맘에 와닿는 글입니다. 절 아는 사람들이 보면 제가 쓴 건줄 알겠슴다.
나이도 비슷하고... 열정 식은지 오래져...
전 컴터학원 다닙니다. 하루 8시간씩 6개월...
미친척하고 다닙니다. 나이먹어서 머리도 안돕니다. 환장하져...
그래도 머라도 하면 죽겠다는 생각은 안드니...
제발 그 동안만이라도 영화하자고 암도 안꼬셨음 좋겠슴다. 제발...
이거 뭣같은 상황 분명 내 탓만은 아닌데 그렇다고 누구 탓이라고 하기도 딱히 애매하고...
한가지 위안 삼슴다. 이 판이 이꼴이니 매냥 그딴 영화나 만들어대지... 그러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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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ralsl21
2005.06.11 04:06
힘내십시오...!!!

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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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ralsl21
2005.06.11 04:07
그래도 힘들면 쏘주 한 병 사드릴께요...^^*

그럴 여유는 아직 있습니다...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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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hnnah
2005.06.13 16:18
"애기"가 아니고... "얘기"인데... ^^
시종일관 "애기"라서 한마디...
애들을 참 좋아하시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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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umurin
2005.07.28 22:04
저는 이분야를 이제막 시작하려고 하는데 제나이가 많다고 이걱정 저걱정 생각만 많았는데 저는
이런 불평하면 안되겠네염...어떤분이 니가 나이많다고 망설일때 너보다 나이많은
어떤사람은 일분일초 피땀흘리면서 노력한다고..정신차리란 말이 딱 맞네염..
저도 그만 투덜거리고 힘내고 분발해야겠어염^^ 모두 힘내시고 다시 달려봐요~달려달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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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NTON
2005.08.04 10:35
좋은 얘기 였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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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ansud
2005.11.24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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