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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란소설.....ㅡㅅㅡ

kinoson kinoson
2002년 05월 19일 13시 29분 29초 5729 8
출처 : 나우누리 (ID) 김쎄이님


넘이랑 알게된 건 중학교때..

넘의 아버지는 해군 장성으로 상당히 무섭고 남자 중에 남자..
딱 보면 "남자답다"란 말의 정의를 알 수있는 아자씨다.

군인이라서 그러신 건지 그러셔서 군인이 된건지 구분이 안간다. 닭이 먼전지 계란이 먼전지..

그 집에 전화걸어서 친구 영삼이(가명)를 찾다가 아부지께서 받으시면

"(무지 큰소리로)어~ 자기 소개!!"
"예엣? 에~ 이름은 짬뽕에 같은 학교 같은 반 친굽니다."
"잠시 기다리라. 김영삼, 전화!"

이렇게 시작된다.
암튼 처음엔 적응안되서 너무 무서워서 몇 번 끊었다가 겨우 적응된 것이다.

어쨌거나..

근데 이 영삼이란 넘의 중학교 때 취미가 있었으니..
다름아닌 본인이 손수 음란 만화, 음란 소설 제작후 4~500원을 받고 파는 것이었다.

제작을 거듭할 수록 작품성도 뛰어나고 글의 전개도 매끄러워져 넘의 명성은 학교에 자자했고 다음 회가 나오길 슬램덩크 그 다음 단행본 출시일처럼 기다리곤 했다.

그러던 어느날...
학교가 끝나고 집에 갔댄다.
웬일로 호랭이 아부지가 일찍 댁에 계셨댄다.

"아~ 국방부 파견이라셨지?"
하고 잠깐 인사드리고 지 방에 들어가려했댄다.

근데 분위기가 이상했댄다.
엄마가 보자마자 그냥 안방으로 들어가시고..

호랑이 아부진 피우시던 담배를 비벼끄시면서
"김영삼, 따라와" 한마디만 하셨단다.
넘은 순간 '뭔가 큰 게 터졌구나' 해서 움찔했댄다.

아니나 다를까..

호랭이 아부지답게 별 말이 없으시더니 골프채를 살포시 움켜쥐시더랜다.

"엎드려"

"엣?"

"엎드려 이 새-_-끼야.. 내가 진해에(주석:해군 본거지란다, 경남진해) 떨어져 있어도 니 새-_-끼 착실하다고 믿었다. 넌 오늘 끝이다, 엎드려"

"아,아빠.. 왜 그러세요? 이유나 알고 맞을께여.."

"이유는 맞고들어, 이 새꺄!"

하시고 골프채 장타용으로 사정없이 조지셨단다.

영삼이 말로는 형이 군대갈 때 '아부지, 힘좀 쓰셔서 쉬운데로 빼달라'는 말했다가 쳐맞은 이후로 그렇게 맞았단다.

군대 안가겠다는 말도 아니었는데..

암튼 더 우울한 건 그 전날 반에서 단체 기합으로 이미 담탱이한테 빳다를 맞아서 안티푸라민 발라서 아물랑 말랑한 상태라 환장하게 아플 때 맞은 거란다.

몇 대 견디다가 그대로 칵 죽어버리면 차라리 좋을 정도로 넘넘 아팠댄다.

도저히 죽을 거같아서 뒹굴뒹굴 구르면서 곧 죽을 것같이 숨을 껄떡거리면 때리던 아부지가 어딘가 잘못 맞아서 그런 줄 알고
"헉! 영삼아, 정신차려.. 영사마!!!" 하고 쪼시겠지..했댄다. 잔머리다.. -_-

그 폭풍우 같이 쏟아지는 골프채를 몸으로 다 막아내는 급박한 중에도 마음 한편엔

"정신아 잃어져라.. 잃어지고 기절좀 하자.." 이랬댄다.

근데 아닌게 아니라 하도 아파서 정신도 좀 알딸딸해지고 몽롱해진 기분도 들동말동 했댄다.

그렇게 숨을 껄떡거리면서 까무러치는 연기에 열중하는데 너무 오바했는지..

아부지께서 골프채를 집어던지시더니 멱살을 잡아서 일으켜세우시고 귓빵맹이를 돌리시더랜다.

"이 새-_-끼가, 어디서 쑈야.. 이거.."

어렵사리 가물가물해졌던 정신은 몇 번의 귀빵맹이 후려쌔리기에 야속하게도 화딱 돌아오고 대신 울음이 터졌댄다.

"왜 그러시는데요.. 엉어엉~ T_T"

그제서야 아부진 찢어진 종이를 바지 춤에서 꺼내시더랜다.

"너, 이 새-_-끼, 니가 인간이야? 아무리 중학생이래도.."

하시면서 던지시는데 넘의 일기장 쪼가리였다.

넘의 음란소설 제작의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으니..
일단 시범제작을 일기장에 하고 출판은 깔끔하게 다듬어서 하는 버릇이 있었던 것이다.

그 종이를 보고 넘은 "헉!" 하고 진짜 기절할 뻔했댄다.

꿈이겠지.. 설마.. 현실에서 이런 일이 어떻게 일어나?
했지만.. 그건 당근 생시..

일기장에는 옆집 누나부터 아줌마, 동네 여동생, 심지어 보험팔러 온 아줌마까지 온통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나는 오늘"로 시작해서 온동네 여자란 여자는 다 범하고 다니는 걸로 나오고..

게다가 학교 선생님까지 방과 후에 숙직실에서 또 다른 선생님은 환경미화 끝나고 혼자 남으래서 강X한(죄송) 것까지 전부 "나는 오늘.." 이래버렸으니..

읽으신 부모님은 역사에 남을 희대의 강간범이 중학생 자식 새-_-끼였다는 사실에 경악하지 않을 수없으셨다.

더군다나 아부지께서 던지신 찢겨진 일기 쪼가리에는 그 때 우리 반 얼라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근친상간] 누나의 뜨거운 유혹" 14편이었고

내용을 조금 살펴보면..

"오늘은 이미 누나와 넘지못할 선을 넘어서 더욱 화끈하게.. (어쩌구 저쩌구)... 누나를 친구와 셋이서 칼로 위협하고 묶어놓고 흐느끼는 누나를.." (이상..여기 오는 19세 미만을 고려해주자..)

암튼 엄마, 아빠랑 둘러앉아서 같이 읽으면 상당히 우울해지는 그런 부분이었단다. -_-

설상가상으로 넘이 실제로 누나도 있었기에 아부지, 어머니께선 그 날 완전히 세상 다 사신 듯한 기분에 대학생 누나한테도 삐삐쳐놓고 집으로 학교끝나면 딴 데 가지말고 잽싸게 튀어오라고 하셔서 누나도 오는 중이었댄다.

물론 그런 중에 애새-_-끼를 대체 어떻게 키웠냐고 어무니와도 대판 하신 후였던 건 말할 것도 없고..

암튼 아부지께선 넘이 학교 갔을 때 방 불심검문을 하셨고 일기장을 보신 것이다.

넘은 실은 여차저차해서 용돈벌 생각으로 내가 만든 소설이에여.. 하는 말을 하고 다들으신 아부진

"진짜야? 그럼 지금 당장 친구 한 새-_-끼 증인대"

"네.. 잠깐만여..흐흑.. 뚜뚜뚜뚜뚜뚜뚜.. 어, 짬뽕이냐? 나 영삼인데.. 울 아부지가 확인할 게 있으시댄다.. 잠깐만.."

그 때 난 집에서 여느 때와 같이 내 취미 생활인 클래식 음악을 듣고 있었다.

5시30분 테레비 시작 전 화면조정 시간에 나오는 음악을 듣고 있을 때란 게 뭔소린지 아는 인간들은 안다.. -_-

암튼..

"어, 짬뽕이냐?"

"에엣? 네.. 이름은 짬뽕, 영삼이와 같은 학교 같은.."

"야, 어.. 너 영삼이가 이상한 소설써서 반에 돌리고 그런 거 너도알어?"

그러셔서 난 그 긴박한 순간에도 친구를 보호해줘야한다..는 빠릿한 머리와 의리로 -_-v

"아~으~니여~ 무슨 이상한 소설이여? 영삼이 절대 그런 짓 안하는데.." 했다.

그러자마자 갑자기 전화기 저편에서

"아니라는데? 이 쒜끼 이거 거짓말까지..퍽, 퍽, 퍽, 일루 왓!! 퍽, 퍽, 퍽, 안 와? 퍽, 퍽,... 여부세요? 됐다.. 끊어라.. (딸칵)"

하고 끊기고 '퍽, 퍽' 소리 중간에 희미하게 영삼이가 '아..아빠.. 그게 아니고' 어쩌구 하는 걸 들었다.

난 뭔가 크게 잘못된 걸 직감하고 무슨 일이 터진 건지..

내가 과연 친구를 살린건지 죽인건지..

뭔 일이 어찌된게 그런 짓을 했다 그래야 넘을 살리는 건지..

마구 헷갈려서 영삼이네 가봐야하나? 하고 고민하던 중에..

다시 전화가 울렸다.

"여, 여브세여?"

"허허헉...짜..짬..짬..뽕아.. 엉엉.. 사..사실대로.. 울 아빠한테.. 허흐흑.. 말해.."(울면서 상당히 힘들게 말한거다..)

"어? 그래.."

"여부세요.. 짬뽕이냐? 영삼이 새-_-끼 그런 거 써서 돌렸어 안돌렸어?? 너 거짓말하면 너도 죽을 줄알어"

"아,예.. 영삼이가 써서 돌렸는데여.. 돈받고 팔았어여.. 아부지.. 영삼이 너무 혼내지..(딸칵)"

그렇게 끊기고 다음날 영삼이가 학교에 왔을 땐 영삼이 얼굴이 다섯 배는 커져서 절뚝거리면서 왔다. 애들한텐 깡패한테 걸려서 그랬다고 그랬다..

암튼 그렇게 되서 친구사이에도 말하기 쪽팔린 사건의 전말을 내가 다 알게 된거고

넘은 그 뒤로 한 집에서 부모님 얼굴맞대고 밥먹고 살기 쪽팔려서 가출한다는걸 니가 무슨 돈이 있어서 가출하냐고 말렸다가..

넘이 여지껏 책팔아서 모았다는 돈 3만원(당시엔 엄청 큰 돈이었다.. 중삐리한테..)을 보여주길래 그동안 넘이 참 열심히 문학활동에 전념했구나하고 감동-_- 받았다.

하지만 결국 넘은 가출하지 않았고 한 2주간 냉각기가 지난 후에 집은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하고 그러고 한 두달후에 우리집으로 영삼이 아부지께서 "요즘은 딴 짓안하냐?"고 확인전화 온 게 끝이었다.

외전)
** 그 날 호출되서 일찍 들어온 누나..
밤에 아부지께서 "너 영삼이랑 아무일 없지?"라는
뜬금없는 질문을 받고 맞고 울다 지쳐서 뻗은 영삼이 깨워서
무슨 일이냐고 묻는데 해줄 말이 없어서
그게 더 환장했다한다.
누나도 집안에 뭔가 큰일이 있어서 왔더니 아무도 말도
안해주고 궁금해 죽을라고 그랬댄다.

** 넘이 그렇게 집안을 뒤집은 후에 초판을 남기지 않고
바로 팔아 없에다가 생물 선생한테 걸려서 교무실에
2시간동안 앉아 있었다..
물론 아빠한테 걸린 게 생각나서 이건 천국이다 했다는데
그게 너무 다행이라 좋아서 실실쪼겠다가
샌님 열받게했는지
샌님이 부모님 모시고 오라고해서 차라리 당구 대로
100대를 맞겠다고 버텨서 반성문 100장쓰고 어렵게 선생님
달랬단다..
[불비불명(不蜚不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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